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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의 그순간' 트위터 생중계… 동네 이웃 단독 메신저 인터뷰

김신영 기자 sk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09 12:19

왜 하필 그때 정전? "美·파키스탄 정부
사전 합의, 마을전기 끊어" 주민들 수군
"신고했더라면 내 팔자는…"
땅 치는 동네 사람들 많아
최첨단 스텔스 헬기? 내가 들었던
헬기 소리 중 가장 시끄럽게 비행했는데…
내 생활 달라졌냐고? 기자들 전화에
목이 쉴 지경… 정보기관선 아무도 안찾아와
돈 받고 인터뷰하냐고?
전화 헤드셋 사느라 내돈 썼다

미 정부 내에서도 극소수의 고위 당국자들만 알고 있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제로니모'. 빈 라덴의 은신처가 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사는 IT 컨설턴트 수헤이브 아트하르(33)는 작전이 시작된 2일 오전 1시(파키스탄 현지시각)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오전 1시에 아보타바드 상공에 헬기가 날고 있네요.(아주 드문 일인데)" "헬기야, 꺼져라. 내가 파리채를 휘두르기 전에" "탈레반은 헬기가 없고 저 헬기가 파키스탄 것이 아니라면 뭔가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겠군"….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우연히 트위터로 생중계한 아트하르는 인터넷에서 순식간에 유명 인사가 됐다. "전 세계 기자들에게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목이 쉬었다"는 아트하르를 9일 'G토크(구글 메신저)'로 만났다.

―마을 분위기가 바뀌었나.

"빈 라덴 사살 소식을 듣고 은신처 부근에 갔더니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빈 라덴이 우리 동네에 살았다는 것만큼 빈 라덴이 죽었다는 것도 반신반의한다. 많은 주민이 빈 라덴의 시체 사진을 보여달라고 기자들에게 요구하는 등 동네가 시끄러웠다."

―헬기 소리가 얼마나 시끄러웠기에 즉각 트위터에 글을 남겼나.

"나중에 외신에서 확인했더니, 미군이 투입한 헬기가 소음을 줄인 최첨단 스텔스 헬기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날 밤 헬기는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어떤 헬기보다 큰 소리를 내며 비행했다. 빈 라덴의 은신처에 진입하지 않고 외곽에서 대기했다는 나머지 2대 헬기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군사 학교가 있는 아보타바드 상공에 헬기가 뜨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밤에 헬기가 출동한 것은 내가 알기엔 처음이었다."

(사진 왼쪽)그순간을 중계한 남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상황을 생중계했던 파키스탄 아보타바드 주민 아트하르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 (사진 오른쪽)빈 라덴 집에서 줬다는 토끼… 빈 라덴 집에 살던 한 남성이 이웃 어린이에게 주었다는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 아트하르가 촬영해 4일 트위터에 올렸다. /수헤이브 아트하르 트위터
―당시 상황에 대해 묘사해달라.

"내가 살던 집은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다. 교전 소리를 직접 듣지는 못했다. 빈 라덴 은신처 주변에 살던 이웃들에게 물었더니 총소리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난 후 멈췄다고 하더라. 문제의 집에 불이 붙어 파키스탄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도랑에 빠져 은신처까지 가지 못했다고 한다. 잠시 후 파키스탄 경찰이 출동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정말 빈 라덴 사살 작전에 대해 몰랐다고 생각하나.

"빈 라덴 사살 작전이 시작되기 30분 전쯤 아보타바드에 예고 없이 정전이 발생했다가 작전이 종료된 후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많은 주민은 파키스탄 정부가 미군의 작전에 협력하기 위해 전기를 끊었다고 쑥덕거리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도 작전에 대해 알았다는 것이다. 물론 추측이다."

―미국이나 파키스탄 정부가 당신을 입막음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았나.

"전혀 없었다. 정부에서 걸려온 전화도 없었고, 집에 찾아온 정보기관 관계자도 없다. 작은 커피숍을 하나 하고 있는데, 기자들만 찾아온다."

―트위터에 올린 몇 개의 글이 당신의 삶을 이렇게 뒤흔들어놓을 줄 알았나.

"트위터 팔로어(follower)가 500여명에서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팔로어가 한 명 늘어날 때마다 메일로 통보가 오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가 당신을 팔로 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일 수천 통이 와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에 능숙한 서방 기자들이 접촉을 시도해왔다. 정작 파키스탄 신문 기자는 빈 라덴이 사살된 지 5일이나 지나서 우르두어로 번역된 외신 기사를 보고서야 연락을 했더라. 내가 돈 받고 인터뷰한다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돈을 받은 적은 없다. 전화에 응하느라 휴대전화용 헤드셋을 샀으니 오히려 적자다. 내가 유명세를 타자 아보타바드 주민들이 트위터 사용법을 가르쳐달라고 난리다."

빈 라덴 이 굴속에서도 살았다? 오사마 빈 라덴이 한때 숨어지냈던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차크 샤 모하마드 마을의 굴. 파키스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빈 라덴의 다섯 번째 부인 아말 알사다는 이곳에서 2년 반 동안 살았다고 진술했다. 빈 라덴이 최후를 맞은 아보타바드 근교에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빈 라덴 같은 거물이 이런 곳에 숨어지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외신에 보도된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고 싶었다. 일단 빈 라덴의 은신처가 아보타바드에서 눈에 띄게 큰 주택은 아니다. 아보타바드에는 빈 라덴의 집보다 10배나 큰 집도 꽤 있다. 또 미 정부는 '빈 라덴의 집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태우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다'고 발표했는데, 이 동네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일은 아주 흔하다. 빈 라덴의 집이 100만달러 정도 나간다는 것도 틀렸다. 이 동네에서 그 정도 집은 24만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지금, 아보타바드의 최대 화제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빈 라덴의 집을 언제 해체할지 가장 궁금해하고 있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는 그 집이 알카에다 지지자들의 성지(聖地)가 될까 봐 이미 해체를 결정한 상태라더라."

―빈 라덴이 살던 곳을 알았다면.

"막대한 현상금을 놓쳤다고 아쉬워하는 주민들도 있고, 파키스탄 정부를 거치면 '수수료' 다 떼이고 결국 푼돈밖에 안 들어왔을 것이라고 자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빈 라덴 은 신처 앞에 있던 한 군인은 '내가 신고했으면 지금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000달러짜리 마사지를 받고 있을 텐데'라며 웃더라."

2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오사마 빈 라덴 은신처의 외벽에 있던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헬기 잔해의 모습(위 사진). 이 헬기는 미군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착륙 중 고장을 일으켰고 미국측은“고장 난 헬기를 보안상의 이유로 폭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헬기가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스텔스 헬기 같다고 했다. 스텔스헬기는 블랙호크 헬기(아래 사진)를 변형시킨 것으로 동체와 동체의 꼬리 부분, 프로펠러 등의 모양이 기존의 블랙호크 헬기와 다르게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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