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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風' 때면 괴로운 탈북자 '천안함 땐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무조건 중국이라고;

김성민 기자,이송원 기자,최연진 기자 dori2381@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1 15:18

[1] 남한에서 1년 살아보니
500만원 정착금에 17평 임대아파트 지원받고 희망을 꿈꿨는데…
남한은 내게 녹록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북한을 탈출했는데 남한 생활도 녹록지 않데요."

한국에 입국한 지 1년 남짓. 탈북자 김모(42)씨는 요즘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그는 2009년 12월 아내와 네 살 난 아들을 안고 압록강을 건넜다. 국경수비대에 걸리면 입에 털어 넣고 자살하기 위해 아편 한 뭉치를 들고 나선 길이었다. 국경을 넘어 차를 타고 꼬박 16시간을 달려 중국 선양에 도착했고 중국 대륙을 종단해 라오스 국경과 메콩강을 건너 2010년 새해를 태국 방콕에서 맞았다.

국가정보원 3개월, 하나원 3개월 그리고 내팽겨진다

방콕의 이주민수용소에 3주간 억류됐다가 한국 대사관을 통해 작년 1월 입국했다. 도착하자마자 3개월간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를 받았다. "북한에 살 때 보안원과 통·반장 이름을 대라" 같은 질문 공세를 받았다. 김씨는 "신체검사 과정에서 발가벗고 항문 검사를 받은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탈북해 중국·라오스·태국을 거쳐 작년 1월 한국으로 들어온 김모(42)씨는 입국 1년 4개월이 됐지만 마땅한 직업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씨는 “남한에만 오면 모든 일이 잘될 줄 알았는데 사는 게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국정원에서 3개월간 있었지만 실제로 조사를 받은 날은 9일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불안감 속에서 계속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었다. 가족들과도 만나지 못하게 해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국정원 조사가 끝난 뒤 탈북자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3개월간 생활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방법이나 은행 이용법, 표준어와 컴퓨터 사용법 등을 배웠다. 하나원에서도 가족과 만나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씨는 작년 8월 하나원을 나와 꿈에도 그리던 남한 생활을 시작했다. 아내와 아이 몫까지 포함해 500만원의 정착금을 받았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56㎡(17평) 임대아파트도 지원받았다. 김씨는 "그때는 빨리 정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고 했다.

현실은 달랐다.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6개월간만 나오는 월 생계비 93만원은 월세 21만원과 관리비·수도료 등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었다. 정착금 500만원은 탈북을 도와준 브로커에게 탈북비용 잔금으로 줘야 했다. 처가 식구 8명의 탈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1800여만원의 빚만 생겼다.

"남한생활 갓난아기인 첫 1년 눈물로 보냈다"

북한군 전화교환수로 일한 적이 있는 이모(여·24)씨는 작년 8월 두만강을 건너 태국을 거쳐 10월에 입국했다. 국정원은 "군대에서 어떤 일을 했느냐"를 집요하게 물었다고 했다. 하나원 생활에 대해서는 "솔직히,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어 힘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하나원을 나와 처음 지하철을 혼자 타보고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경험을 하며 신기했다"며 "마트에서 물건을 사니 '영수증 가져가세요'라고 하는데 영수증이 뭔지 몰라 당황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나 이씨처럼 대부분의 탈북자는 국정원과 하나원에서 조사와 교육을 받고 정착을 시작해야 하는 첫 1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한 탈북자는 "남한 사회에서는 갓난아기나 마찬가지인 처지라 몸도 마음도 고생스러웠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입국한 탈북자 수는 4월 말 현재 2만1294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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