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자폐가 엄마 잘못이라고? 애정결핍 때문 아닙니다”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1 15:23

세계 최초 全數조사 실시, 예일대 김영신 교수 인터뷰
유전적 요인이 주원인… 여자 유병률 기존의 두 배
CNN·NYT 등 큰 관심 "美도 숨은 환자 많을 것"

"38명 중 1명이 자폐 장애아라는 한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미국에도 제대로 진단·치료받지 못하는 자폐 아동이 엄청나게 많다는 뜻이다."(CNN)

"자폐가 얼마나 흔한 병인지 전문가들조차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할 연구결과다."(NYT)

미국 예일대 의대 소아정신과 김영신(47) 교수와 한국 루돌프어린이사회성발달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초등학생 5만여명 중 2.64%가 자폐 장애를 갖고 있다는 전수(全數) 조사결과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통상 미국 등에선 자폐 장애 유병률을 1%(100명 중 1명)로 보고 있는데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이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표본 집단에 속하는 아동을 일일이 면담 조사해 자폐 장애 유병률을 산출한 것은 세계적으로 김 교수팀이 처음이다.

미국 예일대 의대 김영신 교수는“한국 초등학생 자폐 장애가 2.64%로 나타난 것은 (과거에는 자폐로 진단되지 않았던 학생이) 이번 전수 조사에서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신 교수 제공

미국 언론들은 미(美)정신과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김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보도하면서 '숨어 있는 자폐환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데 놀라움을 표했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김 교수는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불과 10∼20년 사이에 자폐 유병률이 0.01%에서 1%까지 급증했다"면서 "갑자기 환자가 많아진 것은 아니고 자폐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자폐의 범위도 확대되고, 진단법도 발달해 환자 '발견'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2.64%라는 유병률이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1%보다 두세 배 더 많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학창 시절 한 반에 한두 명은 '이상한' 아이들이 있었죠. 눈 맞추기를 꺼리고, 농담해도 못 알아듣고, 희한하게 사소한 한 분야는 너무 잘 아는데 다른 건 잘 못하는… 그런 아이들이 자폐였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38명 중 한 명이라는 결과가 그리 놀라운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존 학설과 달리 여자 어린이에게도 자폐가 많았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발견된 자폐아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고, 남녀 유병률 비율은 2.5대1이었다. 지금까지 학계에선 알려져 온 남녀 유병률 비율은 5대1이었다.

자폐의 원인에 대해 김 교수는 "한국에선 아직도 자폐가 애정 결핍에서 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고 '엄마가 잘못 키워서 애가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면서 "자폐는 전적으로 유전자 이상에 따른 뇌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쌀쌀하고 무뚝뚝한 '냉장고 엄마'가 자폐아를 만든다는 학설이 1950년대 유행했지만 지금은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앞으로 김 교수의 목표는 자폐 장애의 유전적 요인을 밝히는 것이다. 그는 "유전 연구라면 '대대로 전해지는 집안 내력'을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유전 이상(異常)으로 인해 자폐가 나타나는 과정을 세포 수준에서 밝히는 것"이라면서 "그 과정이 밝혀지면 자폐 발생을 차단하는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

예일대와 UC버클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5년부터 예일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내에는 유병률 조사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어 미국 보건성과 민간 재단 '자폐를 말한다(Autism Speaks)'의 후원으로 6년에 걸친 이번 연구를 마쳤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총기 20정·코카인 4.5kg 압수
▲밀매업자로 의심되는 용의자의 집에서 압수한 총기류들 /VicPD빅토리아 경찰이 랭포드 지역에 있는 한 마약사범의 주거지에서 다량의 불법 마약 및 총기류를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용의자는 20대 추정 아시아계 남성
화장실 불법촬영 용의자와 써리 SFU 전경 경찰이 화장실 몰카범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4일 써리 RCMP는 4개월 전 발생한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의 용의자의...
5일부터 약 일주일간 무더위 주의
BC주 일부 해안 지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캐나다 기상청은 4일 밴쿠버 아일랜드 동부 지역과 센트럴 코스트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세 명 모두 현직 장관이자 5선 의원
나란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롭 플레밍 교통부 장관(왼쪽부터), 헤리 베인스 노동부 장관, 브루스 랄스턴 산림부 장관 / BC Government Flickr 세 명의 현직 BC주 장관들이 나란히 총선 불출마를...
연방정부, BC 전역 인프라 개선에 16억불 투자
지원금 절반은 트랜스링크로··· 재정난 해결 역부족
트랜스링크(TransLink)가 연방정부로부터 8억 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게 됐지만,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재정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션 프레이저 연방 주택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주 성분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녹색 채소와 통곡물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노년기에 인지 능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인지·사고 능력은...
신규 이민자 39% “높은 주거비에 거주지 이동”
캐네디언 드림 허상··· 앨버타 다음 정착지로
높은 주거비 부담에 저렴한 보금자리를 찾아 거주지를 옮기려는 신규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 3일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 연구소가 캐나다인 4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밴쿠버 출신 필립 김, 캐나다 대표로 브레이킹 출전
세계 정상급 브레이크댄서···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론
한인 2세 브레이크댄서 필립 김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 / Canadian Olympic Committee 한인 2세이자 캐나다를 대표하는 브레이크댄서인 필립 김(Philip Kim·27)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 4월 리치몬드 방화 2인조 일당
한 명은 바지에 불붙어 화상 가능성
리치몬드 방화 사건의 두 용의자 / Richmond RCMP 경찰이 리치몬드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의 용의자 일당을 찾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24일 오전 4시 30분쯤 리치몬드 코스코 인근...
검찰이 2013년 국내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주식투자 사기를 친 후 캐나다로 도피한 지명수배자를 지난달 현지에서 검거했다.3일 서울중앙지검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받는 A(5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A씨는 2013년 다수의...
보궐선거 충격패 후, 전현직 의원 사퇴 목소리
트뤼도 “아직 할 일 많이 남아” 사퇴론 일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 / The White House Flickr 연방 자유당 전현직 의원들이 잇따라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지난주 보궐선거 충격패의...
다이킨·아마나·굿맨 3개 브랜드 대상
캐나다에서 판매된 유명 냉난방 장치(heat pump) 브랜드 제품이 과열 위험으로 인해 리콜됐다. 캐나다 보건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다이킨(Daikin), 아마나(Amana), 굿맨(Goodman) 등 3개 브랜드의...
웨스트젯 정비사 노조 48시간 파업 여파
1000편 이상 ‘줄취소’로 연휴에 공항마비
웨스트젯 정비사 노조의 48시간 파업 여파로 지난 주말과 캐나다데이 연휴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큰 불편함을 겪었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파업은...
최소 20가구 대피··· 1번 고속도로 등 폐쇄
차량 통행 금지 풀렸지만 복구 작업 여전
▲지난달 30일 홍수가 발생한 BC주 사보나 지역의 1번 고속도로 모습. 사진 = Facebook/Ashcroft Live지난 캐나다데이 연휴 기간 BC 인테리어(Interior) 지역에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면 아이의 감정 조절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캐나다 셔브룩대,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공동 연구팀은...
[아무튼, 주말]
카지노 도시는 잊어라
미식의 천국 美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밤에면 이 거리를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호텔들이 공짜로 선보이는 쇼를 보기를 추천한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나이 지긋한 금발의 가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노련한 몸짓,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재즈 몇 곡을 연달아 불렀다. 박수가 쏟아졌다...
자진 반환 요청에도 불응··· 7월부터 법적 대응
“되돌려 받아야 할 환수액 총 95억여 달러”
부적격 대상에게 지급된 코로나19 지원금을 환수하기 위한 법적 대응이 마침내 이뤄진다. 27일 캐나다 국세청(CRA)은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지원금 부정수급자에게 법적 경고를...
단 16%만 “캐나다인으로서 자부심 더 느껴”
70% “캐나다가 망가졌다는 발언에 동의”
캐나다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캐나다 국민들이 5년 사이에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Ipsos)가 28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 16%의 응답자가...
‘벌금 강화 포함’ 9000만불 비용 절감 조치 발표
주정부 지원 내년 말 종료··· 서비스 축소 검토
기사와 관계 없는 자료사진/Getty Images Bank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트랜스링크(TransLink)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불법 무임승차범에 대한 벌금을 강화하고, 서비스 축소도 검토 중이다....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