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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말기환자, 타인의 암을 걱정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6 16:21

지머씨 가족 암협회에 1만1000달러 기부

BC주 애보츠포드에 거주하는 스콧 지머(Gmur∙ 44세)씨는 지난해 겨드랑이에 생긴 조그만 혹을 생체 검사한 결과 피부암의 일종인 급성흑색종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머씨는 10년 전에 복부에 검은 점이 생겼었고, 이것을 떼어 낸 후 흑색종이 사라졌다고 자신하며 살아왔었다.  그러나 암이 다시 발견된 지금, 마이너리그 하키스타 출신으로 복근을 자랑했던 지머씨는 급격하게 체중을 잃었다. 위장이 부었고, 두뇌에는 4개의 종양이 자리 잡고 점점 커지고 있다.

암과 싸움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겨드랑이에 종양제거수술, 두뇌와 골반 부위에 방사능 치료, 화학 치료를 거쳤고, T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면역촉진 신약 주사도 맞았다.

지머씨의 아내 엘레인씨는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을 다했다”며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팔아 미국이나 그보다 더 멀리도 갈 생각이었지만, 스콧은 BC주에서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과 싸움에 가족이 도움을 주고 있다. 엘레인씨와 10대 아들, 딸은 매일 지머씨를 돌보고 있다.
지머씨와 가족은 암과의 싸움을 더 확대했다. 그와 그의 부모와 누이 3명은 2차례 흑색종 환자 치료법을 찾기 위한 기금모금행사를 했고, 친구들은 기꺼이 모금에 동참해 1만1000달러를 모아 BC암재단에 기부했다.

자신 또는 가족 안의 암뿐만 아니라 타인의 암에 대해서도 투병을 시작한 것이다. 지머씨에게 당장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지만, 지머씨와 같은 사람이 낸 성금을 토대로 최근 BC암연구소는 생검 없이도 피부암을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하는 등 암과 싸움에서 캐나다 사회는 부분적인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유율이 높아진다.

▲가족과 함께, 사회와 함께 스콧 지머씨는 암투병을 하면서 자신의 암 뿐만 아니라 타인의 암과 싸우기로 했다. 친지에게 안겨서 가운데 손을 든 인물이 지머씨. 사진 제공= BC Cancer Foundation
 

지머씨는 “피부암은 예방할 수도 없고, 빠르게 퍼질 수 있다”며 “그러나 신약이 연구 중이기 때문에, 만약 이 약이 마련된다면 당신은 치료 받을 기회가 있다. 나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고통을 겪으면서도 남의 고통을 헤아리는 정신은 골암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암 치료 및 연구 기금을 모금한 테리 팍스(Fox∙ 1981년 23세로 사망)라는 아이콘이 등장한 이후, 캐나다 사회에 널리 퍼진 전통이 됐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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