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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요?”...'정체불명 폐질환' 산모의 쪽지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7 11:12

의료진, '인공폐' 등 첨단 의료기기 동원 총력전
筆談으로 아기 안부 물어… 4명은 아직도 중환자실에
전문의 10명 24시간 대기 "폐이식이 최선일수도"

"우리 아기는 괜찮은가요?"

지난달 서울 A병원으로 이송된 원인 미상의 급성 폐질환자 8명 가운데 4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명은 호전돼 일반병실에 입원 중이고, 한명은 지난 10일 사망, 다른 한명은 퇴원했다. 중환자실 환자들은 현재 의식을 유지하고 있어 필담(筆談)이 가능한 상태다.

4명의 중환자 가운데 3명이 최근 아이를 낳은 20~30대 산모다. 이들은 병상 머리맡에 가족사진과 아기 사진을 두고, 아기 안부를 묻는 쪽지를 매일 건넨다. 아기는 모두 건강한 상태다. 엄마 얼굴 한번 못 본 아기와 눈물로 매달리는 젊은 남편 곁으로 '엄마'를 되돌려 보내 주기 위해 의료진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A병원 중환자실은 야전 상황이나 다름없다. 전문의 10명이 24시간 대기하며 직접 환자를 돌본다. 모두 호흡기내과 전문의이고 특별히 중한 환자를 전공한 의사다. 이들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산소 부족으로 인한 장기(臟器)손상'을 막아야 한다. 이번 폐질환의 특징은 급격한 섬유화로 폐가 굳어가는 증세다. 섬유화 과정에서 기도(氣道)와 폐포(허파꽈리)를 이어주는 가느다란 폐포관이 막힌다. 폐로 들어간 산소는 폐포에 가서야 피로 녹아들 수 있는데, 폐포에 도달하는 길이 막혔으니 인공호흡기로 아무리 산소를 공급해도 소용이 없다. 피를 통해 산소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 각 장기도 망가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의료진은 첨단의료장비와 초고가 약물을 동원해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체외산화막장치(ECMO)인데, 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폐를 대신해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 폐'다. 대당 1억원이 넘고, 200만원이 넘는 핵심 부품 '산화막'을 1~3일마다 교체해야 하는 고가 장비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1회에 십수만원하는 광범위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도 투여한다. 이처럼 첨단장비와 고가 약물을 쓰는 치료를 한 달 이상 받아온 산모 환자의 치료비는 이미 1억원(본인 부담금 3000만원 내외)을 넘어섰고, 본인 부담금은 하루 100만원씩 늘고 있다.

의료진을 진두지휘하는 K교수는 "아직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현대의학이 할 수 있는 것은 환자 스스로의 치유 능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최대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며 "상태에 따라 폐 이식이 최선의 치료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병을 앓던 남성 환자(43)는 지난 13일 폐 이식을 받았고, 두 명의 산모 환자도 폐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K교수는 "환자와 가족의 의지가 강하고, 의료진도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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