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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역이 있어?”2년여째 문 걸어잠근 '유령역'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7 11:42

마곡지구 개발 늦어지며 '마곡나루역' 2년째 방치, 매년 감가상각비만 3억
신설동역 지하 3층 선로는 노선 계획 바뀌어 폐쇄… "손발 안 맞는 계획으로 예산만 낭비하는 셈"

17일 서울 김포공항으로 뻗은 공항로를 타고 지하철 5호선 마곡역 부근에 이르자 허허벌판이 눈에 들어왔다. 366만5336㎡(110만평)에 이르는 이 땅은 마곡지구 개발 예정지로 자갈과 모래 더미로 어지러운 땅 가운데 지하철 역사(驛舍)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막대 모양 표지판에는 '마곡나루역'이란 글자가 선명했다. 서울시가 2009년 7월 지하철 9호선을 개통하면서 완공했으나 마곡지구 개발이 늦어지면서 2년여째 문을 걸어 잠근 이른바 '유령역'이다. 양천향교역과 신방화역 사이에 있는 마곡나루역은 지하철이 서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는 무정차(無停車) 역이다. 어두컴컴한 역사 안에는 역무실, 개찰구, 선로, 승강장 등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주민에게 마곡나루역을 아느냐 물으니 "거기에 지하철역이 있었느냐"며 놀라워했다.

공사비만 200억원 가까이 든 역인데, 유령역 상태가 몇년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마곡지구 개발 완료가 2012년에서 2014년으로 연기되면서 적어도 6년간 '유령역'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 시설이라 미리 지어놓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언근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손발이 맞지 않는 계획으로 결국 예산을 허비한 것 아니냐"며 "지반 침하현상이 있어 안전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매년 감가상각비만 3억원가량 소모되고 있다.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황량한 부지 위에 서울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표지판과 폐쇄된 출입구만 외롭게 서 있다. 200억원을 쏟아부어 만든 마곡나루역은 마곡지구개발이 늦어지면서 2년 가까이 개통되지 못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지하철 1·2호선이 지나는 신설동역은 현재 지하 2층까지 개방하고 있지만 지하 3층에도 선로(線路)가 있다. 1974년 당시 5호선 구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지만 노선 계획이 바뀌면서 폐쇄된 '유령역'이다.

'유령역'은 부산에도 있다. 부산지하철 2호선 증산역은 2008년 1월 양산구간 개통 당시 공사가 끝났으나 아직 열차가 서지 않는다. 원래 이 부근에 LH가 주택단지를 짓기로 했다가 흐지부지되면서 이에 맞춰 지은 역사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유령역'의 폐해는 몇년간 반복되고 있지만 고질병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은 70억원을 들여 지었지만 이용객이 없다는 이유로 199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유령역'으로 존재했다.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약수역 사이 4개 역은 2000년 12월 노선 개통 이후 시공사 부도 등으로 마무리가 안 돼 2001년 3월 9일까지 전동차가 서지 않았다.

분당선 구룡역도 2003~2004년 사이 잔여 구간 공사 지연으로 비슷한 신세였고, 인천공항철도 공덕역 역시 역사는 있지만 구간 공사 지연으로 올 12월까지 '유령역' 신세를 면할 수 없다.

한국교통연구원 윤장호 연구위원은 "역 위치만 확보하면 제반 공사는 나중에 해도 큰 문제 없다"며 "무책임한 계획을 통해 '유령역'이 생기면 초기 공사비가 늘어나고 매몰비용이 발생해 예산이 낭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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