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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공세에 밴쿠버 집값 뜀박질

김남희 기자 knh@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5-18 17:26

지난해 태평양과 맞닿아 있는 캐나다 서부 도시 밴쿠버의 집값은 전 세계에서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보다도 더 비쌌다. 전 세계 영어권 도시 중 밴쿠버의 집값이 홍콩과 호주 시드니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보다 땅 넓이는 4배나 더 크고 인구는 5분의 1밖에 안 되는 비교적 한산한 도시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궁금증을 풀려면 태평양을 건너 중국 대륙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숨 막힌 중국 부자들이 두둑한 지갑을 들고 해외, 특히 밴쿠버로 부동산 쇼핑에 나섰기 때문이다.

◆ 정부 규제 못마땅한 중국 부자들 ‘가자 밴쿠버로’

지난해 베이징과 상하이의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8%, 26% 상승했다. 중국 전역의 집값은 지난해 12월까지 19개월 연속 올랐고 중국 정부가 통계를 내는 70개 주요 도시 대부분의 집값이 올해 1분기에 상승했다.

집값 상승 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아 중국 정부는 주택 보유 수를 규제하고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 규제에 지친 돈 많은 중국인은 거주를 위해, 혹은 투자를 위해 밴쿠버를 찾는다.

중국인들이 밴쿠버를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밴쿠버는 온화한 기후, 영어를 사용하는 수준 높은 교육 환경, 우호적 이민 정책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드문 도시다.

3년 전 상하이에서 밴쿠버 웨스트사이드로 이주해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는 캐시 공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학교들이 좋고 중국인도 이곳에 많이 살고 있다”며 “캐나다 동부 지역은 너무 춥기 때문에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토론토에 이어 중국인 이민자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다.

헤지펀드 투자 전문가이자 상품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도 밴쿠버가 중국인에게 매력적인 투자지역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더 부유해짐에 따라 자산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분산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며 “밴쿠버는 중국인의 투자 선호 지역 중 상위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4년 전 뉴욕에서 싱가포르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했다.

◆ 차이나 머니가 밴쿠버 집값 밀어올린다

이처럼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행렬이 이어지면서 밴쿠버의 주택 매매는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월 밴쿠버 내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 콘도미니엄(아파트) 매매는 3097건으로, 1월(1819건)보다 70% 증가했다(밴쿠버부동산협회 자료). 1년 전에 비해서도 25% 늘었다. 3월 매매 건수는 역대 최대 월간 매매 기록이 세워진 2004년(4371건)에 근접했다.

집값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밴쿠버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09년보다 14% 올랐다. 밴쿠버 내 집값이 가장 비싼 세 지역(웨스트사이드, 리치먼드, 웨스트밴쿠버)을 제외한 평균 주택 가격은 8% 상승했다.

세 지역 중 1990년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서 홍콩인들의 이민이 집중됐던 리치먼드 거주자의 60%가량이 중국 혹은 남아시아 혈통이다. 웨스트사이드는 요즘 중국 본토인들이 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지역이다. 이곳의 평균 주택 매매가는 200만캐나다달러로, 밴쿠버의 평균 주택 가격 60만2000캐나다달러(약 6억7000만원)보다 3.3배 정도 높다.

홍콩 영자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급등하는 주택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도입한 주택 구매에 대한 규제로 인해 중국 본토의 부유한 투자자들이 가까운 홍콩과 마카오를 넘어 멀리 캐나다, 미국, 멕시코, 영국으로까지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부동산 회사인 미국 오닐 그룹의 패트릭 오닐 최고경영자(CEO)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올해 초 부과한 새로운 부동산 규제 때문에 중국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외 부동산 매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 자료를 보면 중국인이 미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한 비율은 2009년 5%에서 지난해 10%로 두 배 늘었다. 중국인이 100만달러가 넘게 나가는 부동산을 구매한 비율은 전체의 15%에 달한다. 오닐 CEO는 “2011년에는 이 수치가 더 급격히 커질 것”이라며 “이 비율이 미국의 경우보다 더 높은 곳은 멕시코와 캐나다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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