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이메일을 보내오셨다. 33년 군인으로 지내셨던 분이다. 동기는 국방장관까지 했는데, 대령으로 예편(be discharged as a colonel)하셨다.
"또 그런 말씀이구나" 생각했다. 출세하지(achieve a rise) 못한 당신께서 당신 자식에게 '세상의 끈', 예컨대 지연(regionalism)·학연(school ties)·혈연(kinship), 그 끈들을 허투로 보지 말라는(look down on them) 말씀인 줄 알았다. "세상이 자존심으로만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이려니 했다. 자존심이 상했다(hurt my self-respect).
"▲매끈=공연히(for no reason) 까칠하게 굴지 말아라 ▲발끈=부당한 경우엔 가만히 있지(sit still) 말아라 ▲화끈=무슨 일이든 열정적으로(with passion) 해라 ▲질끈=누구나 실수할 수(make a mistake) 있다. 고의가 아닌 실수는 눈 감아줘라(turn a blind eye to an inadvertent error) ▲따끈=누구에게나 따스한 사람이 되라."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을 갖고 그와 똑같이 남도 배려하라는(care for other people) 말씀이었다.
미국 텍사스대학 교육철학과 조교수 크리스틴 네프 박사는 "자존심이 아니라 자기 연민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존심이란 "내가 남보다 낫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be based on the perception) 있는데, "내가 언제나 남보다 뛰어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생각 자체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비현실적이고 불안정한 것(an unrealistic and unstable way of looking at myself)"이라고 지적한다.
네프 박사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라(be kind to yourself)"고 말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으면 "언제나 나 자신을 방어해야(have to defend my ego all the time) 한다"는 피로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rid oneself of the fatigue) 조언한다. 외부 상황에 좌우될(be dependent on external circumstances) 필요 없으니 마음이 편해지고(get to feel comfortable)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자아도취에 빠져(fall into self-complacence) 어쭙잖은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은 진정한 자긍심이 아니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be not good for mental health) 한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make a lot of sense) 얘기다. 하지만 자기 연민이 자기 합리화(self-justification)가 되면 안 된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이런 자기 연민 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