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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 뜬 '독도는 한국땅', 어떻게 찍었지?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08 10:04

손상우씨 등 5명의 청년들이 우주로 카메라와 풍선을 띄워올려 찍은 사진. /손상우씨 제공
지구와 태양이 펼쳐진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한국 지도와 함께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글이 적힌 그림판의 사진을 찍은 20대 청년 5명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손상우·김현수·이효상·양대성(이상 29세)씨 등 경기 의정부시 영석고 동창생 4인방과 임청주(25)씨 등 5명.

손씨 등은 작년 12월 “고교 졸업 10주년을 맞이해 나이 30이 되기 전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을 같이한 뒤, 이번 작업을 기획했다. 우주에서 한반도 상공을 배경으로 ‘Dokdo belongs to Korea’(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촬영해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기로 한 것.

당초 계획은 ‘기상관측용 풍선에 그림판과 사진기, GPS(위성항법장치) 추적장치를 매달아 성층권 상공 11만 피트(33.5km)까지 띄워올린 뒤 한반도 상공을 배경으로 그림판의 모습을 찍는다’는 것. 이후 기압 차에 의해 풍선이 터지고 사진기가 지상으로 떨어지면 GPS 추적을 통해 사진기를 회수한다는 계획이었다.

앞줄 노란색 잠바를 입은 사람이 김현수씨, 뒷줄 왼쪽부터 손상우씨, 양대성씨, 이효상씨.

관련 분야 지식이 전무했던 손씨 등은 인터넷을 뒤지고, 도서관을 오가며 꼬박 석 달을 준비했다.

드디어 3월 5일 오전 7시, 첫 시도가 이뤄졌다. 이들이 선택한 장소는 충청남도 안면도. 편서풍을 고려할 때 서쪽에서 날려야 한반도 안에서 카메라를 회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풍선에 매달 스티로폼 상자에는 카메라와 함께 영하 60도의 온도에도 버티도록 편의점에서 산 1회용 손 난로(핫팩), 김 포장지 안에 든 제습제 등도 함께 담았다. 이 ‘우주비행 상자’의 제작에 총 50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일행의 손을 떠난 상자는 풍선에 매달려 순조롭게 하늘로 올라갔고 1분여 만에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2시간 뒤, 상자에 동봉했던 10만원짜리 미아방지용 GPS 추적 장치가 신호를 보내왔다. 상자가 지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일행은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GPS 상으로 상자는 맨 처음 경북 김천시 조마면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더니 이내 장소가 서울로 바뀌었다. 그러더니 전국 각지에서 위치를 나타내는 불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추적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

일행은 일단 김천시 조마면 인근 야산을 한나절 뒤졌지만, 상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실패였다.

이효상씨는 “석 달간 작업한 게 허무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내 실패를 분석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이들이 발견한 1차 시도의 결함은 상공의 찬 공기를 과소평가한 것. 카메라 렌즈를 노출하기 위해 상자에 뚫은 구멍 틈새로 찬 공기가 들어가 기기를 망가뜨렸다는 이들의 결론이었다. 이번에는 실리콘을 이용해 상자 둘레의 틈을 완벽하게 메웠다.

그리고 지난 4일 오전 6시 2분, 충남 논산시 성광초등학교에 이들은 다시 모였다. 풍선은 전처럼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2시간 8분 뒤, GPS 신호가 잡혔다. 경북 구미시 구평동에 착륙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신나게 차를 몰아 구미로 향했고, 한 아파트 옥상에서 카메라를 발견했다.

카메라를 집어든 김현수씨 주위로 일행이 모여들었다. 하나같이 상기된 얼굴이었고, 누구도 말이 없었다.

손씨가 떨리는 손으로 상자에서 카메라를 꺼내 ‘영상 확인’ 버튼을 눌렀다. 930장이 찍힌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을 넘기자 촬영 시간순에 따라 사진 속 지상 모습이 점점 축소되더니 이어 검은색 우주를 배경으로 둥근 지구의 형상이 나타났고, 태양도 보였다.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팻말의 글은 모든 사진에서 선명하게 보였다. 성공이었다.

손상우씨는 “비록 물체에 지나지 않는 그림판과 카메라지만, 영하 60도가 넘는 극한의 추위를 이겨내고 약 34000m 상공까지 올라가 임무를 수행해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특했다”고 말했다.

교사로 재직 중인 임청주씨는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꿈’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시켜달라고 했는데, 결과물을 보고나니 나부터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 사람들은 우리의 부실한 장비와 지식을 거론하며 실패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결국 해냈다"며 "이런 과정을 담은 영상이, 역경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전하는 후일담 하나.

“1차 시도 실패 직후 2차 시도에 나설 때 3·11 대지진이 났어요. 우리도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팻말에 쓰인 글귀를 ‘Never Give up, Japan’(절대 포기하지 마, 일본)으로 바꿨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독도 영유권 문제가 터지더군요. 그때 글도 원상복구했습니다.”

이들은 조만간 우주선 제작에서 회수까지의 전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작,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세계인들 앞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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