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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때문에”…추방 위기에 처한 캐나다 한인가족 살린 캐나다의 온정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10 08:44

“정말, 정말 아들과 몽튼에서 살고 싶습니다. (I really, really want to live in Moncton with my son)”
 
장희은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캐나다 매체 앞에 섰다. 장씨는 담담해 보였지만, 말을 하는 내내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아들 맹성주(15)군의 병을 고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그들이었다.
 
왼쪽부터 아버지 맹태식씨, 성주군, 정주씨, 어머니 장희은씨/출처=페이스북
맹군은 지난 2000년 한국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서 간질과 자폐증을 앓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들의 병이 차도를 보이지 않자 이들 부부는 한국을 떠나 지난 2003년 먼 타국인 캐나다의 작은 시골도시 뉴브런즈윅주(州) 몽튼에 왔다. 이들은 어려운 타국살이를 하면서도 아들의 병을 치료하며 희망을 키우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캐나다 정부로부터 “6월30일까지 이곳을 떠나라”는 강제추방 경고를 받았다.
 
토론토 선 등 캐나다 매체들에 따르면 이민 당국은 강제추방의 이유로 “맹군에게 들어가는 병원비가 비싸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방 정부는 건강 상태가 나빠 세금으로 운용되는 병원비 부담이 크면 이민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법적 근거로 들었다.
 
“온 가족이 너무 슬펐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맞벌이로 가게를 운영하며 영주권을 신청해 놓고 비자를 연장해 오던 부부는 절망에 빠졌다. 가족의 억울한 사정을 알리기 위해 나선 사람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큰아들 맹정주(19)씨였다. 큰아들은 “지금 사는 캐나다 몽튼시를 사랑하며 떠나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페이스북과 지역매체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들 가족에 대한 구명 운동이 시작됐다. 인터넷을 통해 맹군 가족에 대한 구명운동은 확산됐고, 페이스북에서는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족을 지지하는 청원에 동참했다. 맹군을 2년 전부터 돌봐온 에린 레이스(Leis)는 “처음 만났을 때 종잡을 수 없이 행동했었던 성주의 상태가 호전돼 레스토랑에 가거나 공원에서 산책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지난 8일 맹군 가족에게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뉴브런즈윅주의 사회발전 장관인 수 스툴츠(Stultz)의 명의로 배달된 편지에는 “맹군의 의료비를 주(州)에서 부담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지난 10일 맹군 가족 변호사의 공식 발표가 있었다.
 
“캐나다 정부에서 맹군 가족이 영주권을 획득하기까지 3년 동안 비자 만료를 유예해 주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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