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주거.매춘.도박' 복합빌딩 돼버린 도심 오피스텔

강동철 기자 charle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10 11:44

소형주택 부족 해소 위해 욕실 등 규제 풀어놨더니 성매매·불법 도박장 우르르

10일 새벽 1시쯤 대형 빌딩과 술집, 음식점 등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릉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로비. 30대 남성 3명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술 냄새가 확 풍겼다.

"여기 아가씨들은 괜찮냐. 이러다 경찰 단속 걸리는 거 아니냐."

"괜찮다니까. 내가 몇번 와 봤어. 안전해."

이들과 좀 떨어져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30대 주부는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난 뒤 다음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는 "여기 13층인가에 성매매업소가 있어요. 거기 가는 사람들인 걸 뻔히 아는데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싶겠어요"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는 사설 도박장과 성매매업소, 일반인들의 숙소가 한데 모여 있다. 경찰의 오피스텔 기습 단속에 깜짝 놀란 여성이 얼굴을 가리는 모습(왼쪽). 오피스텔 안에 버젓이 마련된 도박 테이블에서 도박을 즐기기도 한다(오른쪽). /강남경찰서 제공

이 건물은 '오피스걸(오피스텔 성매매 여성)'이 많기로 강남 일대에 소문난 오피스텔이다. 유흥가마다 뿌려지는 반나체 여성 사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 크기의 광고물에 이곳이 등장한다.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은 안마시술소가 입주하면서 매일 새벽까지 손님이 이어진다. 술 취한 남성들이 성매매 여성들과 다툼을 벌이는 일도 있다. 이 오피스텔에 사는 회사원 윤모(37)씨는 "아내를 혼자 두고 3~4일씩 지방 출장을 갈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법 도박장인 '하우스'가 들어선 오피스텔들도 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장모(36)씨 등 62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지난 4월에도 서초동 검찰청사 앞과 개포동에서 오피스텔 도박장이 적발됐다. 지난해 9월에는 경마 도박장으로 개조된 강남의 오피스텔이 적발된 일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일대의 역 근처나 유흥가 인근 오피스텔, 마포 등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의 일부 오피스텔 등은 성매매 업소가 입주해 불법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오피스텔은 주거용이 아니지만, 국토해양부가 소형주택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오피스텔에 바닥 난방과 욕실 설치를 허용하면서 오피스텔을 원룸 빌라처럼 사용하는 신혼부부나 독신자들이 늘어났다. 이들은 오피스텔에 성매매, 도박 등의 불법 업소들이 숨어들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들의 주거지가 '주거+성매매+도박'복합 빌딩으로 변한 것이다.

입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성매매 업소가 입주해 있는 강남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회사원 이모(여·26)씨는 "밤늦게 귀가할 때마다 술 취한 남자들이 나를 성매매 여성으로 생각하는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본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사를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은 "정부가 오피스텔을 부족한 소형주택 대신에 활용하려면 오피스텔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성매매업소 등 불법 시설이 입주하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포트무디 등 3곳에 이달 론칭..
모비바이크를 이을 신개념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이달 밴쿠버에 등장한다.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U-bicycle은 중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도시형 자전거 공유 플랫폼으로, 지난해 10월 빅토리아에서 처음 서비스를 론칭했다.지난 1월 밴쿠버에 북미 본사를 세우고...
아이들에 야광 테이프나 헤드 램프 부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
ICBC는 할로윈데이에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25% 증가하는 통계가 있다며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캔디와 초콜릿을 얻기 위해 많은 아이들이 이날 도로로 뛰쳐나오고 있기 때문에 보행자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평소보다 속도를...
한국이 세계 50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가 브랜드 지수(NBI)’ 조사에서 작년 대비 세 단계 올라선 27위를 기록했다. 영국의 사이먼 안홀트가 개발해 유명 시장 조사기관 GfK가 2008년부터 1~2년 주기로 조사·발표하는 국가 브랜드 지수는 조사 대상국의 수출, 정부,...
이사람- 밴쿠버 크리스챤 한인학교 이사장 반병섭 목사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아야 진정한 세계인" 개교 1주년 맞아 15일 학예회 개최 작년 9월 기독교 정신의 바탕 위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친다는 교육이념을 목표로 개교한 이래 다양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당. /조선DB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공정성과 존중의 자세가 유지된다면 남북정상회담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의의 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25일 밝혔다.김 부부장은 이날 밤 늦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소형주택 부족 해소 위해 욕실 등 규제 풀어놨더니 성매매·불법 도박장 우르르10일 새벽 1시쯤 대형 빌딩과 술집, 음식점 등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릉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
밴쿠버 웨스트 지역 한인 구두, 가방 수선 집
소중한 사람에게서 받은 선물이나 기억에 남을 만한 기념비 적인 의미를 담은 애장품이 아니라 해도, 모서리가 ‘나달나달’해 지도록 절대 버리고 싶지 않은 애착이 가는 가방이 있는 가 하면, 벗어 놓았을 때 가죽구두가 고무신처럼 말랑말랑하게 낡은 구두도...
한인 대학생 연합 단체 'KISS' 믿음직한 내일의 주역들 한인대학생간 공통분모 조성하고 지역사회에 이바지가 목적 영어교습-LPI 강연-진학상담 등 적극 활동 청소년들은 내일의 주역이라고, 코 앞에 닥친 21세기는 바로 이들의 것이다. 큰 꿈을 안고 하루하루를...
"정치한번 해보시죠?" "BC주 선거에 출마하는 한인 후보는 없습니까?" 29일 임성준 캐나다 대사는 밴쿠버 주요 한인단체장과의 간담회석상에서 이렇게 물었다. 지난해 하원의원 선거당시에도 캐나다 정계에 진출한 한인이 없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자신의 상관과 돈 문제로 다퉈… 부대 탄약고에서 무기·트럭 훔쳐 쇼핑몰에 내리자마자 기관총 난사 "서구의 증오범죄 아시아 상륙"태국에서 현직 군인이 기관총을 난사해 시민과 동료 군인 등 최소 29명이 숨지고 57명이 다쳤다. 범인은 자신의 테러 상황을...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독립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던 유관순 열사의 유언(遺言)이...
서울의 A 여고 김명자(가명) 교사는 학교 '일짱'(일진 중 싸움을 가장 잘하는 학생)인 고등학교 3학년 윤지희(가명·18)양 때문에 치를 떤다. 복장·외모 등 생활지도에서 거리낄 것이 없이 반듯하고,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학업 성적도 뛰어나다. 하지만 뒤에서는...
다운타운 이야기 / Q : 전자사전에 대해... 연수 온지 한달 조금 넘은 초보 연수생입니다.많을 돈을 들인 만큼의 효과는 아직까지는 볼 수가 없네요. 시간은 물 흐르듯 잘만 흘러가고. 암튼 저는 한국에서 전자사전을 사오질 않았는데 막상 오니깐 절실하게...
정현초박사의 건강칼럼 -건강하게 삽시다 [정현초: 영양생리학 박사/뉴라이프 자연치유원 원장)] [전화/팩스: 1-604-421-2421; www.drbiomed.com] 의사를 멀리하고 싶은가? 의사의 도움 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는가? 자연식품을 섭취하고 꾸준히 걸으라....
“병가 저축에 따른 비용 9000만달러”
메트로밴쿠버 소재 17개 지자체 소속 직원들의 병가 누적일수에 따른 비용이 9000만달러로 추산됐다고 캐나다자영업자연대(CFIB)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이에 따르면 메트로밴쿠버내 지자체 소속 직원, 즉 공무원들은 1년 안에 사용하지 않은 병가를 쌓아 두고...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전에 오른 유지니 부샤르
캐나다인들이 지니(Genie)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오는 5일 윔블던 여자단식 결승에 진출한 캐나다 선수, 유지니 부샤르(Bouchard· 20세)의 애칭이 지니다. 부샤르는 2012년 윔블던 여자...
<독자투고>장태완저 "12 12 구데타와 나"를 읽고 아! 자랑스러운 군인, 나는 몇번을 울었다반 병 섭 (시인·목사·서부캐나다재향군인회고문) 미국 수도 워싱톤에서 목회할 때(1989-1992) 나는 미재향군인회 모임에 초청을 받았던 일이 있다. 미국인 노(老)목사의...
장시간 항공 여행, 건강 위협 초래 좁은 좌석· 산소 부족 원인, 호주에서 집단 소송 제기 좁은 좌석에 끼어 앉아 장시간 동안 항공 여행을 하는 것은 승객들에게 건강 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는 승객 800명이 에어...
[아무튼, 주말]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 83세에 미국에 한식 전파
김옥길(1921~1990) 이화여대 총장과 동생 김동길(1928~2022) 박사 남매는 서울 대신동 자택으로 지인을 초청하면 꼭 냉면을 대접했다. 꾸미가 없는 ‘누드 냉면’에 편육 한 접시나 녹두부침이...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150)
문화행동당(Cultural Action Party)이란 단체가 15일 BC주 공식 정당으로 등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내년 주(州)총선에 후보를 내세울 예정이다. 그리고 그 후보는 주로 소수민족 출신 후보자를 겨냥해 난타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당선 가능성이 없는 후보는 주로...
 631  632  633  634  635  636  637  638  639  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