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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내놔라”약사들 요구에 의사들 '냉소적'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dski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17 13:50

약사회, 25㎎ 비아그라·제니칼 등 처방전 없이 판매 요구
약사들 "사후 피임약·비만약도 처방전 필요없는 일반약으로"
의사들 "비아그라 오남용 우려, 혈압·뇌졸중 환자에게 치명적"

대한약사회가 17일 비아그라(발기부전치료제) 등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약 일부를 약국에서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일반약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박카스·마데카솔·까스명수 등 일반약 44개를 수퍼 판매 약으로 지정해 일반약 매출이 줄 것으로 보이자, 판매액 규모가 큰 전문약들을 일반약으로 바꿔 수입을 벌충하겠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이날 "안전성이 확보된 전문약들을 일반약으로 충분히 바꾸지 않으면 의약외품 44개 지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비아그라·제니칼(비만치료제)·사후 피임약·벤토린(천식기도확장제)·테라마이신(눈 염증 치료제) 등을 일반약으로 바꿔달라"고 밝혔다.

비아그라의 경우 약사회는 25㎎과 50㎎, 100㎎ 등 3종류 가운데 25㎎ 용량의 제품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팔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25㎎짜리는 현재 국내에선 팔지 않는 저함량 제품이다. 65세 이상이거나 간기능 장애 환자들은 이 저함량의 25mg 비아그라를 사용한다. 1999년 9월부터 국내에 시판된 비아그라는 작년 판매액(처방받은 약 기준)이 382억원으로, 1000억원대의 국내 발기부전 치료약 시장의 38%를 차지한다. 그다음으로 시알리스(310억원), 자이데나(200억원), 엠빅스·레비트라(각 82억원) 등이 많이 팔린다. 발기부전치료제가 국내에서 지금까지 팔린 양은 3000여만 알로 국내 40세 이상 남성(1061만명)이 3알가량 먹은 셈이다. 발기부전제는 여행객들이 미국 등에서 구입해오거나 중국산이 밀수입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국내 시장 규모는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의사협회는 이런 약사회 주장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호 의사협회 의무이사는 "비아그라는 오남용 우려가 큰 약인데도 약사회가 일반약으로 바꾸라는 것은 감기약 등을 수퍼에 내놓지 않으려는 물타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 관계자는 "230만명의 발기부전 환자가 편리하게 약을 사도록 하려면 일반약으로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비아그라는 음경 근육에 있는 'PDE-5'라는 효소를 억제해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을 하는 약이다. 영국 화이자 연구소에서 협심증 치료약으로 개발했으나 발기가 되는 부작용이 있는 것을 발견해 1998년 3월 발기부전 치료제로 재탄생했다.

비아그라는 건강한 남성이 먹었을 때는 별문제가 없다. 일시적인 두통,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짐, 소화장애, 시야가 흐려지거나 빛에 예민해지는 것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복용하면 위험한 사람들이 있다. 최근 6개월 이내 심근경색·뇌졸중을 앓은 환자, 저혈압·고혈압 환자, 색소성 망막염 환자, 중증 간질환자 등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또한 니크로글리세린 성분의 협심증 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005년엔 실명(失明) 사례가 발견돼 사용 설명서에 부작용을 표시하도록 했다.

☞ 전문약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약을 말한다. 안전성이 있고 부작용 정도가 미미해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은 ‘일반약’으로 분류된다. 2009년 말 현재 전문약 2만1256개(55.2%), 일반약 1만7269개(44.8%)이다. 2000년 의약분업 전에는 39%대 61%로 일반약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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