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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영화 감상, 역사 체험을 한번에… 충남 '백제문화단지'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6-30 11:14

중,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경주, 부여 등을 간 기억이 있다. 그곳을 주로 가는 이유는 역사적 문화재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무령왕릉, 불국사 등의 문화재도 기억에 남지만 그것들을 하나하나 보기 위해 버스로 이동했던 시간도 기억에 생생하다. 제각각 떨어져 있는 문화재가 그 이유이다.

하지만 충청남도 부여에는 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놓은 곳이 있다. 그곳은 '백제문화단지'로 당시 건축법을 토대로 옛 성과 생활상을 재현해 놓았다.

사비궁의 정문인 '정양문'을 지나가는 모습

지난 주말 백제문화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중앙에 있는 사비궁이 보였다. 궁궐의 처마와 나무 기둥에는 연꽃과 용 문양으로 장식해 백제의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궁 안으로 들어가니 경복궁 근정전과 유사한 넓은 공간에 3층 건물 높이의 궁전 하나가 보였다.

이곳을 둘러보며 머릿속으로 옛 백제 시대의 신하가 좌우로 300명씩 엎드려 있고, 이 모두를 아래서 내려다보는 백제의 왕을 상상했다.

천정전에서 열리는 뮤지컬 '서동의 사랑'의 한 장면.

궁전 안에는 왕과 왕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장군 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사진 좀 멋지게 찍어줘 봐"라며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궁 안을 돌아보던 중 안내 방송이 나왔다. "'서동의 사랑' 뮤지컬이 사비궁 천정전에서 있습니다. 무료 공연이니 지금 모여주세요." 왕궁에서 직접 배우들이 등장하자 흩어져 있던 관람객들이 하나둘씩 모여 앉았다.

공연이 끝나고 리포터와 배우들이 함께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연은 백제의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사모하여 결국 왕과 왕비가 된다는 내용이다. 공연 중간마다 객석으로 달려가는 배우들의 연기에 관람객들은 깜짝 놀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약 30분 간 펼쳐진 공연에 배우들은 땀범벅이 됐다. 공연 후 관람객들은 배우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공연의 여운을 기록으로 남겼다.

다음으로 사비궁 좌측 담장 너머에 있는 목탑으로 향했다. 이곳은 백제 시대의 사찰과 함께 5층 목탑이 자리 잡은 능사다. 이 목탑은 높이 38m에 이르며 발굴된 유적의 원형을 그대로 재현했다.

정면에서 바라본 '능사'의 모습. 5층 목탑 높이는 38m에 이른다.

석탑의 투박함을 찾아볼 수 없는 목탑은 둥글둥글 유선의 자연스러움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나무를 정교하게 끼워 맞춰 이음새 빈틈이 없다는 것이 이 건축물의 특징이고 이는 시간이 지나도 잘 변형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탑의 꼭대기는 원 모양의 구조물이 기둥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금으로 도금됐다는 그곳은 햇빛에 반사돼 '번쩍'거리고 있었다.

다음으로 문화단지에서 직접 체험이 가능한 생활문화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백제 시대의 마을을 재현한 곳으로 귀족, 군관, 중인, 서민의 계층별로 주거시설과 생활 모습을 연출해 놓은 곳이다.

제향루에서 내려다본 생활체험문화마을의 모습.

이곳에서 만난 정태경(대전 선화동. 28) 씨는 "옛 유물과 유적지를 모아서 한 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게 좋아요. 특히 문화마을에서 옛 백제 사람들의 생활 모습, 의복까지 전시하고 있어 백제를 눈앞에서 본 느낌이에요."라고 말했다.

백제 시대 마을 중 귀족주택에 들어가면 투호놀이, 윷놀이, 널뛰기 등 가족과 연인끼리 즐길만한 무료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나하나 체험하다 보면 날이 저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백제역사문화관에서는 '사비의 꽃'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상시 상영 중이다. 상영관에 들어가니 검은 안경을 낀 아이들이 영화관에서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손을 뻗으며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다.

'사비의 꽃' 애니메이션은 백제시대를 배경으로 사비국과 이를 공격하는 검은 군대와의 전투를 3D 입체 영화로 실감 나게 만들었다.

영화를 관람하는 학생들은 영화 속의 꽃잎을 만지려고 손을 내밀거나, 자신한테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며 비명을 질러댔다.

이렇게 한 곳에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보고 느꼈지만, 백제의 왕릉들을 못 보고 가는 것이 아쉬워 무령왕릉과 고분이 있는 공주로 이동했다.

백제 문화단지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무령왕릉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주인공이 밝혀졌다.

무령왕릉의 외부와 아치 모형으로 재현된 내부의 모습.

왕릉의 내부는 아치형 모양으로 벽돌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연꽃 모양이 새겨진 벽돌은 왕릉의 근엄함과 백제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듯 느껴졌다.

현재는 왕릉 보존을 위해 관람객의 출입을 금하고 있어 아쉬웠다. 하지만 무령왕릉 모형관에서 옛 발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에 관람에는 문제가 없다.

무령왕릉 관람에 앞서 공주 시내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가장 백제스러운 메뉴를 찾던 중 '연잎밥상'이 눈에 들어왔다.

대표적 사찰 음식인 연잎밥.

백제 후기 도읍인 부여는 당대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이곳에서 예부터 내려오던 음식 중 하나가 '연잎밥'이다.

연잎밥을 주문하자 함께 연잎에 싸인 밥과 10여 가지의 반찬이 한 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연잎을 펼치니 잣, 밤, 대추, 호박 등 8가지 재료가 섞인 잡곡밥이 나왔다. 푸른색의 연잎이 잡곡밥의 알록달록한 색과 어우러져 더욱더 식욕을 돋웠다. 그리고 한 숟가락 떠먹었을 때 연잎의 은은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져 나갔다.

■ 백제문화단지 :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368-11
■ 무령왕릉 : 충남 공주시 웅진동 57
■ 백제의 집 (연잎밥 식당) :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불기 119-3

■ 관련 갤러리
☞ 3D 영화관람부터 역사체험까지…'백제문화단지'
■ 관련 인사이드
☞ 체험과 스토리 가득한 '충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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