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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신화 이수영, 뉴욕판사 정범진과 이혼한 사연에 대해 입 열다

백은영,김가영 여성조선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7-01 10:56

2002년 8월22일 밤 12시 55분. KBS ‘리얼토크,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을 통해 뉴욕판사 정범진 씨의 감동스토리가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수영 굿맨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방송을 보다가 “가족을 갖고 싶다”는 정씨의 말에 공감했다. 인상이 선한 그를 막연히 만나보고 싶었다. 일에 빠져 그를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술자리에서 ‘이상형이 누구냐’는 등의 질문에 시달리자 불쑥 떠오른 정 판사가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해버렸다.

이수영씨와 정범진(알렉스 정)씨

이후 ‘벤처 갑부인 이 대표가 정 판사를 이상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기사가 모 신문에 실렸고, 이 대표는 미안한 마음에 정 판사의 이메일 주소를 알아내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정 씨는 괜찮다며 뉴욕에 들르면 꼭 만나자는 답신을 보냈고, 이후 둘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감정을 키웠다.

2003년 8월 뉴욕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매달 이 대표가 일주일 정도 뉴욕에 머무르는 기간에 사랑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그해 12월, 정 판사가 이 대표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이듬해 가을, 둘은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 3월, 정씨는 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정씨는 “교제기간 전후로 이 씨의 재판이 있을 때마다 휴가를 내고 방청했다. 평소 알고 지낸 한국 검사들에게 사건 처리를 부탁하는 등 유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박종택 부장판사)는 최근 판결에서 정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결혼 후 남편을 방치하고 결혼생활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 등 혼인을 파탄에 빠뜨린 책임이 이 씨에게 있다”며 “이 씨는 결혼생활에 장애가 있는 정 씨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편의를 우선했다. 정 씨는 이 씨의 무관심과 무지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등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씨가 정 씨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

정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이대표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다소 자극적인 질문도 피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을 해주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이혼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정범진 판사가 먼저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언제부터 두 사람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했나?

“전 남편으로부터 결혼 1년 5개월 만에 일방적으로 이혼을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충격이 컸다. 통보를 받기 한 달 전에도 나는 뉴욕을 다녀왔고 판사 임명식에도 함께 갔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때처럼 지내왔고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심사를 진행 중이었고, 임신을 위해 인공수정도 했던 터였다. 그가 이혼을 요구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정 판사가 이혼소송을 시작할 당시 이유도 잘 몰랐던 상황이었나?

“이혼 통보를 받았을 때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불만이 많다는 주장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전 남편은 이유를 알고 싶다고 해도 그냥 이혼하자는 이야기만 반복했고, 잘 만나주지 않았다. 진행 중이던 배우자 영주권 초청도 중단해버렸다. 변호사를 보낼 테니 이혼에 협조하라고만 되풀이했다. 몇 달 지나 변호사를 만나고 나서야 그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상대편은 소송까지 진행하면서까지 이미지를 실추하지 말고 위자료를 지불하고 합의이혼을 하자고 요구했다. 그때서야 전 남편이 나와 맞춰 사는 것보다는 돈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이혼으로 한몫 챙기려는 생각을 했나’라는 야속한 생각까지 들었다.”

-정 판사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남편의 지위를 이용해 진행 중인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고자 했다는 시각도 있다.

“수천억원, 수백억원도 아닌 7천만원 횡령이라는 웹젠 소송사건 때문에 고의로 결혼했다는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 그런 말에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

-소송이 원만하게 해결되자 미국을 잘 찾아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 남편에게 소송을 도와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 아이러니하게 정 판사도 본인 진술서에서 내가 직접 부탁한 적이 없음에도 자신이 뭔가 도움이 된 듯 주장하고 있다. 나는 미국 검사가 한국의 소송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정말 정 판사가 도와줬다면 변호사 선임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진두지휘하고 전략을 짜주고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정 판사는 소송 내용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이혼소송에서 재산을 분할받을 만큼 자신이 소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사건의 판결과 진행기록 열람을 요청할 정도로 소송 실체도 내용도 모르고 있다. 그런데 무슨 소송을 해결해줬다고 하는지 어이가 없다. 또 정판사가 예전에 한국을 방문한 것도 소송을 위해 일부러 찾아온 것처럼 말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상견례를 위해서 방문한 것이다. 나는 약혼기간 동안에는 석 달에 한 번, 결혼기간 동안에는 석 달 반 만에 한 번씩 미국에 갔었다. 사업을 하느라 바빴지만 결혼 생활에 충실하고 싶었다.”

-전 남편이 재산을 노리고 결혼했다고 생각하나?

“처음부터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청혼하자마자 도를 넘는 금전을 요구했다. 부모님 상견례 때문에 한국에 오면서 비행기 표에서부터 체류 비용까지 모두 요구했고, 결혼할 때는 비용은 물론 결혼반지 하나 준비하지 않았다. 오히려 예물을 준비해오라고 강요했다. 또 결혼하자마자 수십억원의 집을 요구했고 전 재산을 미국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외환관리법 때문에 불법으로 큰 돈을 미국에 송금하면 문제가 생기니 합법적인 방법을 찾자고 이야기하자 미국으로 돈을 안 보내려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송금을 거부하자 결혼 후에는 아내가 아닌 고용된 간병인처럼 자신의 뜻대로 해주지 않는다면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혼 8개월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이민을 위한 배우자 초청 영주권을 신청해주고는 마땅히 배우자가 해야 할 서류작업을 하면서도 “아파트 살 돈은 송금도 안 하면서 비서일만 시킨다”고 불평했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는 영주권 신청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면서 결혼 1년 5개월 만에 이혼을 통보해왔다.”

-정 판사는 몸이 불편한 자신을 이 대표가 추운 겨울 뉴욕 길거리에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날은 연말과 이어진 신년이라서 들뜬 분위기였다. 식당에서 와인을 두 병이나 나눠 마셨다. 그런 정판사가 잘 알지도 못하는 재즈 바로 2차를 가자고 하기에 길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고 했더니, 장애인 특수차량을 운전하라고 시켰다. 그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이 운전을 시켰으니 그를 믿고 갔는데 그곳은 호텔보다 먼 곳이었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올 때처럼 운전을 시킬 줄 알았는데 지금은 음주단속을 할 때니 택시를 타고 호텔에 가 있으라고 했다. 나는 정판사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전 남편에게 영주권 발급 협조를 요구하면서 이혼을 미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이유도 없이 이혼하자며 10억을 요구했다. 이혼을 하겠다고 영주권 신청도 중단한 사람이 돈을 준다고 하니까 태도를 바꿔서 이혼을 전제로 배우자 초청을 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실망했다. 심지어는 만나주지도 않으려고 했던 사람이 대사관에 편지까지 보냈다.”

-법원에서는 혼인을 파탄에 빠뜨린 책임이 이수영 대표에게 있으니 정 판사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덩치 큰 놈은 무조건 가해자라는 편견과 온정주의가 안타깝다.”

-가장 마지막 만났을 때는 언제이며, 무슨 대화를 했나?

“돈을 건네고 받게 될 영주권을 위해 전 남편이 입국을 하라고 해서 2008년 미국에 갔다. 전 남편은 내가 착수금으로 건넨 1억8천만원을 보태 집을 샀다. 집에 갔더니 결혼 전에 내가 주문했던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나는 한 번도 누워본 적이 없는 침대에 전 남편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결혼을 했는데 정말 이혼을 해야겠느냐’고 물었더니 영주권을 도와줬으니 8억원을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영주권을 못 받아도 괜찮은데 끝까지 당신이 돈을 선택한 것이 화가 나고, 나오지도 않을 영주권으로 1년을 보낸 시간의 대가로 1억8천만원이면 충분하니 더 이상 돈을 요구하지 말고 스스로 창피한 줄 알라’고 말한 것이 마지막 대화였다.”

-언론의 주목을 받던 순애보적 사랑이 한쪽은 돈 때문에 다른 한쪽은 소송 때문이었다는 차가운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소송을 원만히 하기 위해 결혼을 하려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나의 마음이 진심이었다는 건 당사자가 더 잘 알 거다. 왜냐면 간병은 손길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500억대의 벤처여걸 이수영은 누구인가
이수영 씨는 2000년,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수백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벤처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세종대학교 무용학과(84학번)를 졸업한 이 씨가 사업가로 변신해 대성공을 거두자 사람들은 그녀를 일명 ‘IT계의 신데렐라’로 불렀다.

이듬해 웹젠의 MMORPG ‘뮤’를 성공시켜 촉망받는 게임회사로 일궈냈지만,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회사를 떠나야했다. 그 후 여성포털사이트 마이클럽 사장으로 취임했지만 또다시 소송에 휘말려 회사를 나왔다. 그 후 직접 설립한 이젠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가 되어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는 ‘아스트로레인저’의 아케이드 버전을 내놓은 굿맨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로 있다. 이 씨는 2004년 출간한 자서전 ‘나는 이기는 게임만 한다’의 서문에서 “이 책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알렉스와 윤진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알렉스는 얼마 전 이혼한 정범진 씨의 영어 이름, 윤진(17)은 사별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다.

◆전신마비 장애인 판사 정범진은 누구인가
정범진 씨는 어릴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간 재미교포 1.5세다. 조지워싱턴대 법과대학 재학 중이던 92년, 25세의 나이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걷기는커녕 어깨 아래로 잘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 자신을 보며 한때는 자살을 생각했다. 그러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정 씨는 1999년, 최연소 뉴욕 브루클린 부장검사로 임용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감동스토리는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2002년에는 ‘밥 잘 먹고 힘센 여자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의 감동스토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검사 정범진을 너무나 좋아하는 모임(cafe.daum.net/Alex)’이라는 인터넷 카페까지 개설됐다. 2004년 정 씨는 부장검사가 됐고, 이듬해인 2005년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직을 임명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인터넷 카페 이름은 ‘해피 바이러스 판사 정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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