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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서 ‘기수열외’되면 후임한테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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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1-07-06 10:28

사진은 해병대원들의 생활모습./연합뉴스
‘XX 엿같은 놈들아. 장○○(소속대 이병) XX새끼야, 기수열외 시켜봐. X새끼야 XX놈아 너 죽여 버리고 싶은데. 다음 생애는 이런 X같은데서 안 태어난다.’

지난 4일 인천 강화도 해병대 부대에서 동료에게 총격을 가한 김모(19) 상병이 쓴 글이다. ‘기수열외(期數列外)’란 해병대에서 정식 기수로 인정하지 않고 선·후임으로도 대접하지 않음으로써 따돌린다는 뜻이다. 기수열외로 찍히면 후임들한테도 반말대우를 받는다.

이번 총기 사건으로 인터넷에서 기수열외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사건 이후 김 상병이 기수열외의 피해자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 네티즌들은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쓴 글을 퍼나르고 있다.

“저는 해병대 ○○○○단 ○○중대에서 근무 중인 일병 ○○○입니다. 제가 국방부 홈페이지에 민원을 신청하게 된 이유는 부대 내 기수열외·왕따 문제 때문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이글은 지난 3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처음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소속부대로 전입한 글쓴이는 구타와 ‘기수열외된 선임에게 반말하라’는 다른 선임들의 강요 등으로 불만이 생겼고, 결국 자신도 기수열외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글에서 “후임들이 저에게 ‘야, 너 전화왔다’, ‘너 밥 먹고 전산실로 오래’ 라고 반말을 했다. 후임들은 또 관물함을 뒤지고, 담배나 간식도 멋대로 가져갔다”고 했다. 또 “잠을 잘 때 코를 곤다고 단추가 뜯어질 정도로 상의를 힘껏 당겨 깨웠다”면서, “잠에서 깨면 ‘코골면 죽여버린다. 잠 깰 때까지 밖에 나가 있어라’라는 말을 들었다. 하루에 2~4번 그렇게 당해 잠 못 자고 갈 곳이 없어 화장실에 있다가 돌아오면, 자고 있는 머리통을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기수열외를 당한 그는 단체활동·훈련·근무 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다. 그는 “전산실에 가면 후임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해 일을 할 수 없었다. 후임들은 모든 행동을 선임에게 보고했다”고 적었다. 이어 “휴가 한 번 가면 복귀하기가 싫었고, 미칠 것 같아 자해를 생각하기도 했다”면서, “부대 내 상담관과 중대장과 면담을 신청해 다른 부대로의 전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곳 선·후임들이 전출된 부대에 전화해 (제가) 똑같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필자는 “선임병들 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전 용기가 없습니다. 다른 부대에 가서 남들처럼 군 생활 잘하고 무사히 제대하고 싶습니다”라면서 글을 맺었다.

이글을 퍼나른 한 네티즌은 “우리 내무실에도 기수열외가 있었는데 선임들이 기수열외 당한 선임의 얼굴을 때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선임 명령으로 기수열외 선임의 속옷을 모두 갖다버렸는데, 그 선임이 집에 전화해 소포로 속옷을 받아 입는 것을 보니 불쌍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기수열외가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이를 악용하는 병사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관련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선임이 ‘휴가 나가서 여자와 관계한 사진을 가져오지 않으면 기수열외다’라고 말해, 돈 주고 성관계를 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편 해병대 출신 네티즌들은 기수열외 문화가 언제부터 생겼는지를 놓고 논쟁을 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해병대 800기 후반이나 900기 초반 이후 이런 문화가 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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