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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양로원 “생활에 문화적 불편함 없어야”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8-19 18:26

석세스의 첫 노인요양시설 사이먼 K.Y. 리 양로원을 가다

석세스가 지난 16일 사이먼 K.Y. 리(Simon K.Y. Lee) 양로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지역 언론인을 초청해 노인요양시설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석세스는 이날 “400만 달러의 정부 지원금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노인요양시설의 시설을 확충하고, 리치몬드에 다섯 번째 노인요양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기자에게 한 남성이 다가와 물었다.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은 어떻습니까?” 클래런스 쳉(Cheng) 석세스 재단 대표였다. “한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양로원 건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양로원 건립을 위한 기금 마련 행사도 활발히 진행 중이고…”

 

쳉 대표는 답이 끝나기도 전에 기자의 팔을 이끌며 복도로 나섰다. 그는 소개시켜줄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저희 양로원 둘러 보신적 없죠? 한번 둘러보시면서 이야기 나누죠”라며 소개에 앞서 양로원을 한번 둘러 볼 것을 권했다. 양로원 투어는 본지 기자를 포함, 5명의 중국계 언론기자와 자원봉사자가 함께했다. 설명은 석세스 공보관과 자원봉사자가 번갈아가며 했으며 중국어로 진행됐다. 본지 기자 옆에는 영어 설명을 위해 쳉 대표가 따라 나섰다.

 


<▲ 석세스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먼 K.Y. Lee 양로원 모습 / 사진=석세스 >

 

이날 둘러본 사이먼 K.Y. 리 양로원은 1991년 건립됐다. 석세스가 300만 달러의 기금을 펀드 레이징 행사 등을 통해 마련했고 주정부가 1452만달러를 지원했다. 건립 후에는 밴쿠버 해양 보건청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쳉 대표는 사이먼 K.Y. 리 양로원은 7만 평방피트 부지에 3층 높이로 지어진 양로원으로 현재 103개 침실과 의료, 놀이 시설 등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로원에 들어서니 넓은 복도가 먼저 눈에 띄었다. 사람과 휠체어가 동시에 오고 갈 수 있는 면적이었다. 복도 곳곳에는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가장 먼저 둘러 본 곳은 침실이었다. 이곳의 개인 침실의 크기는 215 평방피트. 좁지 않은 공간이다. 또한 몸을 혼자서 일으키기 힘든 입소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편의 시설의 각각의 용도는 양로원 자원 봉사자 중 최고령인 웨인 맥(Mak)씨가 직접 설명했다. 그의 나이 올해 96세. 쳉 대표는 맥씨가 “고령임에도 이곳 일을 자청해 양로원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 침실에 설치되어 있는 편의시설을 설명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웨인 맥(Mak)씨. 그는 96세의 고령에도 양로원의 자원봉사자를 자청했다.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침실을 나와 간 곳은 치과 시설. 이번 정부 지원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이다. 쳉 대표는 “노인들이 치아 치료 때문에 외출을 하는 경우가 잦아,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마련했다”고 “치과 의사가 상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또는 정기적으로 노인들의 치아 건강을 살핀다”고 설명했다.

 

치과 외에도 양로원 내부에 체육 활동실, 스파, 미용실 등의 시설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었다. 치과와 스파 시설은 이번에 받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마련됐다. 쳉 대표는 “외출을 하지 않고도 모든 생활을 양로원에서 할 수 있도록 시설을 하나씩 늘려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 십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와 스태프, 그리고 의료진이 24시간 동안 입소자들을 돌보고 있다고 했다. 30여분 동안의 투어를 마치고 쳉 대표는 다른 취재진들을 뒤로 하고 석세스 사무실로 기자를 데리고 갔다. 사무실에는 매기 입(Ip) 석세스 재단 이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 양로원 곳곳에는 입소자들이 쉴 수있는 공간, 의료 공간등이 바련되어 있었다. 치과 시설(위)과 스파 시설(아래) 모습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한인 양로원 건립 위해 뚜렷한 사업 방향부터 정해야”

매기 입 석세스 재단 이사장(사진)은 한인 사회가 양로원 건립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그녀는 한인 양로원 건립에 앞서 뚜렷한 사업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조성하는 공립 시설의 양로원을 지을 것인지,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많은 사립 시설을 지을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건립 기금 마련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녀는 “양로원 건립에 드는 비용은 적지 않다. 운영비 또한 만만찮다. 한인 사회에서 양로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면 건립 기금뿐 아니라 어떻게 운영비를 조달할 것인지도 확실히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양로원을 건립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기금 마련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석세스 역시 기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소개했다 “석세스가 매년 여름 스탠리 파크에서 개최하고 있는 ‘워크 위드 더 드래곤(Walk with the dragon)’은 이런 기금 마련을 위한 대표적인 행사다. 이밖에도 ‘갈라 디너(gala dinner), ‘기금 마련 콘서트(Gala Concert)’ 등 매년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기금 모금을 해왔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녀는 양로원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환경적인 요인을 꼽았다. 그녀는 “입소자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편안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언어와 음식이 낯설지 않아야 한다. 석세스의 모든 노인요양시설은 입소자들의 편의를 위해 중국어와 영어로 운영되며 아시아 음식이 제공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이어 “한인 양로원이 건립된다면, 양로원이 이런 언어와 문화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인들은 언어와 문화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자신이 안전한 곳에 있다는 사실과 함께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가족들 역시 자신의 부모가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고 하며 말을 맺었다.

 


<▲ 석세스의 대표적인 기금 마련 행사 '워크 위드 더 드래곤' /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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