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이중공격 받는 삼성, HP는 항복 선언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애플이 또 다시 삼성전자에 타격을 가했다. 애플이 LCD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업체인 일본 샤프에 10억 달러(약1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애플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쓰이는 LCD를 구매했다.

최근 LCD업계는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LCD 생산 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발표한 2분기 LCD 분야 실적에서 매출 7조900억원, 영업손실 2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LCD 시장의 큰 손인 애플이 ‘수입 다변화’를 명분으로 샤프에 10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삼성전자 견제용이라는 분석이다.

이 미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의 CPU 역할을 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를 대만의 TSMC에서도 구매하기로 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지금까지 애플은 삼성전자에서 AP와 메모리 반도체를 묶어 구매했다. 애플이 AP를 삼성 뿐 아니라 TSMC에서도 하겠다고 나선 이상 메모리 반도체 공급체 역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가 전자업계를 넘어 TV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Xinhua

작년 삼성전자가 애플에 공급한 반도체와 LCD 규모는 약 6조원 대로 알려졌다. 애플의 특허 소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공급처 변경이라는 애플의 또 다른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이 미 애플의 가격, 성능, 마케팅의 파상 공세에 항복한 기업도 나타났다. HP는 아이패드 대항마로 시판했던 '터치패드'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19일 밝혔다. HP는 또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웹OS의 개발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HP는 아이폰, 아이패드로 스마트 시대에 패권을 쥔 애플을 견제하려고 나섰지만, 이번 포기 결정으로 애플의 사기만 올려 준 셈이 됐다. 대신 HP는 애플이 뛰어들지 않은 데이터 분석 사업을 시작하고자 영국의 오토노미를 102억 달러(약11조원)에 인수한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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