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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山中 閑談6 그 산에 가려거든

유병옥 시인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30 16:03

그 산에 가려거든
진달래 작은 씨를 들고 가시라
산 굽이굽이 봄그림을 그릴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단풍나무 씨를 들고 가시라
하늘이 노을을 내리어 가늘 산을 그릴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솔씨 한 톨 들고 가시라
벼랑끝 절경으로 키울 것이니

그 산에 가려거든
머루 알을 모아들고 가시라
산도 그 뜻을 기리어 흐뭇해 하리니

그 산에 가려거든
소쩍새와 함께 하시라
그 울음 해를 더해 새로우리니

그 산에 가려거든
빈 마음으로 가시라
하늘 맑은 산경으로 그윽하리니

빈 산에 다가서도
빈 산이 아님을
말하지 아니해도 알게 되리니


<▲ 사진= 늘산 박병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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