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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학계 두손 든 성체 줄기세포, 한국이 해냈다

정병선 기자 bschu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8-29 09:22

5g 지방에서 2억개 줄기세포 배양 기술 개발한 라정찬 회장
혈관에 주사하면아픈부위 찾아가 고쳐美·日에도 없는 기술

 

"아무도 안 간 길을 가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고, 법적·제도적 장벽에 막혀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파킨슨 등 희귀난치병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끝까지 갈 겁니다. 이번에 받은 상도 이런 저를 격려하기 위해서 주신 것이 아닐까요?"

라정찬 회장이 알앤엘바이오 중앙연구소에 있는 줄기세포 배양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라 회장은 IT분야처럼 줄기세포 연구도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며 집념을 보였다. /채승우 기자

 

2005년 세계 최초로 '지방 줄기세포(stem cell) 계대배양(繼代培養) 공정' 기술을 개발해낸 라정찬(47) 알앤엘바이오 회장이 지난 22일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목사)에서 시상하는 학술상을 받았다. 기독교 학문연구를 통한 사회 기여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독교학술원은 2001년부터 학술과 연구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학술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수상자로는 정근모 전 과학기술부장관, 김영길 한동대총장, 이상현 프린스턴신학 대학원교수 등이 있다. 학술원이 밝힌 수상이유는 "활발한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성체줄기세포은행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성체(成體) 줄기세포 연구는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국내에서는 '황우석 스캔들'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 전반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아졌다. 라 회장은 "황 교수 스캔들 이후 우리도 피해를 당했다"며 "세계 최고 기술을 개발했는데도 인정 대신 인신공격을 당했고, 가깝게 지내던 사람과도 멀어졌다"고 말했다. 성체 줄기세포 연구는 황 교수가 연구한 배아(胚芽) 줄기세포 연구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세포를 이용한 자가 치료이기 때문에 안전성과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 의학계에도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라 회장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 기술의 핵심은 5g의 지방조직을 채취해 2억 개의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 기존 기술로는 1g에서 5만개 정도 배양이 가능했다. 미국과 일본 등 줄기세포 선진국들은 지방 50g을 가지고도 이러한 양을 배양하지 못한다. 또 미국과 일본에서는 배양한 줄기세포를 1회 사용하는 데 그치지만 그가 개발한 기술은 한번 배양하면 반영구적 보관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다. 그는 "이 줄기세포를 수술 없이 혈관에 주사하면 아픈 부위를 찾아가 치료한다"며 "이 기술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줄기세포 연구에서 한국이 승리한 것으로 평가한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도 회사를 방문해 줄기세포 연구 과정을 취재·보도했다.

라 회장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를 경험한 환자는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우리나라는 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환자들은 일본과 중국, 미국에 가서 시술을 받았다. 그중에는 유명 정치인, 경제인, 연예인 등이 포함돼 있고, 외국인 중에는 릭 페리(Perry·61) 미국 텍사스 주지사도 시술을 받았다. 페리 주지사는 최근 라 회장을 초대해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감사를 나타냈다. 또 이수성 전(前) 총리, 조용기 목사, 최필립 전 리비아대사, 연예인 김창숙, 이경규씨 등 1만3000여명이 줄기세포를 보관 중이다. 라 회장은 "이들은 위기 상황에 대비하거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다"며 "배양된 세포는 영하 196도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라 회장은 이날 '줄기세포 실크로드'를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이 태권도처럼 줄기세포 치료 종주국(宗主國)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시상식장에는 스웨덴 노벨재단 고문 한영우 박사가 축하연설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한 박사는 "라 회장의 연구는 의학계가 포기한 부분"이라며 "줄기세포 치료법은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동시에 희귀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가 성체 줄기세포 치료 실용화'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오는 9월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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