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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보다 가회동 골목 더 잘 아는 두 남자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07 00:12

[영문 가이드 'Seoul' 로버트 쾰러 편집장·벤 잭슨 기자]
한글 배우다 서울 눌러앉아… 쾰러, 구기동 '싸리집' 단골
잭슨, 황석영 '바리데기' 英譯… "한강은 서울의 축복"

 

매달 서울 명소와 공연·문화예술 정보를 영문으로 펴내는 잡지 '서울(Seoul)'.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다.

2003년부터 8년째 서울시가 서울셀렉션㈜과 함께 만드는 이 잡지에는 2명의 외국인이 활약하고 있다. 편집장 미국인 로버트 쾰러(37)와 취재기자 벤 잭슨(30).

뉴욕 토박이로 조지타운대를 나온 쾰러는 대학 때 한국인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했던 인연을 타고 1997년 한국으로 건너왔다.

영문잡지‘서울(Seoul)’의 편집장 로버트 쾰러(왼쪽)와 취재기자 벤 잭슨씨. 이들은“서울은 배울수록 근사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제공

 

당시 도시보다 전원에서 살고 싶어 그는 한국 정착지로 경상북도 문경을 택했다. 6년 동안 이곳에서 영어 강사를 하며 여유로운 시골 생활을 즐기다 전남으로 넘어가 광주대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문경에서 살 때 가까운 안동을 자주 찾았는데 유교 문화 원형이 살아 있는 안동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은퇴하면 안동으로 내려갈 생각인데 부인이 반대하는 게 문제"라며 웃었다. 그의 아내는 한국에서 만난 몽골 여성 소롱고씨다.

쾰러는 2004년부터 서울에서 터를 잡았다. 잡지 '서울'에는 2006년부터 참여했다. 시골 취향은 서울 와서도 변하지 않아 평소에도 옛 정취가 남은 가회동·삼청동·정동 등을 거니는 걸 즐긴다. "고층 빌딩이나 화려한 조명은 세계 대도시 어딜 가나 있다"며 "서울에서 가장 멋진 풍경은 근대 문화의 흔적이 살아 있는 작은 골목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살기는 이태원에서 사는데 "외국인이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별로다"는 게 그의 평가.

처음엔 무미건조한 아파트로 둘러싸인 서울에 대해 호감을 갖기 어려웠으나 "배우면 배울수록 서울은 근사한 곳"이라며 "근대화와 전통의 멋이 뒤섞여 묘한 기운을 발산한다"고 전했다.

한국 음식 중에서 못 먹는 게 없고, 가장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가 '개고기'. 종로구 구기동 '싸리집'이 단골이다. 평양냉면도 즐겨 '우래옥'을 자주 가는데 "너무 비싸다"는 게 그의 불만이다.

잭 슨은 영국 옥스퍼드시 출신이다. 쉐필드대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전공했고, 런던대 SOAS(School of Oriental and African studies)에서 1930년대 한국 농촌 계몽 문학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황석영과 고은을 좋아하고, 황석영 소설 '바리데기'를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잭슨도 고등학교 때 한국인 친구를 만나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2000년 한국에 처음 와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그 뒤 한국과 영국을 들락날락하다 2009년부터 서울에 눌러앉았다.

잭 슨이 꼽은 서울의 매력은 한강.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한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울은 축복받은 도시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강에 대해 남다른 흥미를 느껴 지방을 다니며 낙동강·영산강·금강 등도 다 돌아봤다. 잭슨은 "강은 원래 상태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데 왜 자꾸 파헤치고 깎고 그러는지 알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그 역시 "외국인들이 서울에 뭘 보러 오겠느냐"며 "그들에게 이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계동이나 가회동 같은 지역을 잘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잡 지 '서울'에는 서울 주요 관광지 안내 지도와 할인 쿠폰 등이 들어 있고, 9월호에는 새로 단장한 서울역과 도심 속 자연을 느끼는 북한산 둘레길, 등산인 엄홍길 인터뷰, 서울에서 남성화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리토 지머맨 소개 기사 등이 실렸다.

신면호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서울을 잘 아는 외국인 2명이 만들기 때문에 잡지 속에 풍부한 정보를 넣을 수 있다"며 "이 잡지가 서울을 알리는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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