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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봉사단체 설립 1만명 서명 운동 벌이는 홍순석씨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4-05-20 00:00

"한인이여 빗장을 열고 뭉칩시다"

한인봉사단체 설립 1만명 서명 운동 벌이는 홍순석씨

"한인들이 캐나다 이민생활에서 겪는 문제점들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부터 어려움을 짊어지고 캐나다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능력이 꽤나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곳에 정착하고 생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통합할 커뮤니티의 부재이다. 슬픔, 좌절이 아닌 기쁨과 희망의 삶을 추구하는 한국인 봉사단체 설립 1만명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홍순석씨의 지론이다.

전세계 약 15개국을 여행하다 아이의 교육문제를 고려하여 이곳 밴쿠버에 정착한 홍순석씨는 캐나다 이민생활 경력 1년 4개월의 이제 갓 적응기를 벗어난 이민자이다. 여러 나라를 접한 경험이 있고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캐나다에 완전히 정착하게 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일단은 밴쿠버의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그는 다른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초기 이민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주변에 지인이 한 명도 없다 보니 도움이나 조언을 구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봉사단체 석세스는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은 중국계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체죠. 한인 서비스는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한인 중심의 봉사단체의 의미'를 역설한다. 부분적인 서비스가 아닌 한인이 주가 되는 커뮤니티의 필요성을 느끼던 그에게 써리 권대욱씨 일가 동반자살 사건은 한인 정착을 위한 지원단체 설립 서명운동 추진의 기폭제가 되었다. 모두 인식은 하고 있지만 정작 나서는 교민이 없다는 것 역시 서명운동을 벌이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특별히 서명운동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선은 주변 사람들, 나아가 대중들의 관심도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가 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생각으로만 그치는 것들이 현실화되는 도화선 역할과 그에 따른 교민들의 인식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 이었고요"

서명운동과 봉사단체 설립이 쉽게 될 만한 일이 아니라 가족의 만류도 만만치 않았지만 우리의 2세와 이웃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해 몇몇 한인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고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홍 씨는 "이제 1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약 30여분이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은 가져주시는데 참여도가 아직까지는 미흡하다고 생각됩니다"고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서명운동 결과 홍씨는 격려 차원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교민들과 실제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인터넷 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서명운동 사이트에 '토론의 장' 코너를 만든 것도 관심 있게 참여하는 교민에게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토론이라고 하면 모두들 갈등과 대립을 먼저 떠올립니다. 실제로 한인을 위한 게시판 글을 올리면서 거의 대부분이 대립적인 양상으로 글이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는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서명운동 사이트의 게시판은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을 위한 공간이라고 그는 얘기한다. 타 한인 단체의 존재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에서도 그는 '화합'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존재는 하지만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서 보여지는 것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타 한인단체에 대해 비방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화합과 열린 대화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열쇠가 되겠지요."

더불어 여러 한인 웹 사이트에 매일 글을 올릴 수도 없는 현실과 홍보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커뮤니티 결성을 위한 한인 언론사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홍 씨의 목표인 모임이 결성된 이후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직접 참여해 주시는 분들과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모두 모인 후에 논의될 것입니다. 제가 직접 봉사회를 움직이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봉사단체 결성을 위한 한 명의 서포터(Supporter)에 불과합니다" 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교민들의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인터뷰 내내 잔잔하게 웃는 그의 얼굴에서 조급함 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이 운동을 마라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막 스타트를 끊은 시점에서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같은 한인 동포끼리의 행복에 있으니까요"

<김현우 명예기자 namnarilov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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