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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성폭행한 교사들 어떻게 지내나

조홍복 기자 powerbo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9-26 12:03

2004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 - 교장·행정실장 형제 등 청각장애아들에게 몹쓸 짓
"가해자 10명 넘는다" 증언 - 장애인 부모 둔 여학생, 12세부터 6년간 성폭행
고발 6명중 4명 솜방망이 처벌 - 2명 1·2년형, 2명은 집행유예… 교사 1명은 지금도 학교에
영화 '도가니'에 논란 폭발 - "재수사 하라" 서명 운동 확산, 법조계 "재수사는 불가능"

 

2004년 12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거동의 청각 장애 특수학교인 인화학교. 바람이 매섭게 부는 겨울 밤이었다. 김모(62) 교장은 이 학교 학생인 13세 소녀를 교장실에 강제로 끌고 갔다. 소녀는 손목을 뿌리치려 했지만 성인의 완력을 당해낼 수 없었다. 소녀는 청각 장애 4급 장애인. 학생을 돌봐야 할 교장은 교장실에서 학생의 옷을 강제로 벗겼다.

학교장뿐 아니라 행정실장, 기숙사 생활지도교사 등 교직원들은 2000년부터 무차별적으로 말 못하는 학생들을 성폭행했다. 피해 학생도 10여명이란 말이 돌았다. 보다 못한 한 직원이 2005년 6월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이 사실을 폭로했다. 상담소는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다.

가해 교직원 10여명이라는 증언

그해 11월 혐의가 확인된 김모(58) 행정실장과 이모(36) 생활교사만 성폭행 혐의로 구속됐다. 김 행정실장은 학교 설립자의 차남이고, 김 교장은 설립자의 장남. 형제가 학교 요직에 앉아 학생들을 성 노리개로 유린했던 것이다.

2005년 7월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가 발족,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성폭력대책위는 학교 법인 '우석'의 임원을 해임하라며 광산구청 앞에서 242일 동안 천막 농성을 벌였지만 소용없었다.

김 실장과 이 교사는 2006년 8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과 2년을 선고받은 뒤 죗값을 치렀다.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김 실장은 2000~2004년 교내에서 7~20세 청각 장애인 학생 6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지만 학생 부모를 회유해 일부 혐의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국가인권위의 조사가 시작됐다. 학교에선 가해 교직원만 10명을 초과한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학생들에게 버젓이 "한 번만 하자"며 요구한 교사까지 있었다고 한다. 당시 18세였던 여학생은 12세 때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여학생의 아버지는 청각 장애 2급, 어머니는 정신 지체 1급이었기 때문에 교직원들이 딸을 유린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4명만 솜방망이 처벌

인권위는 2006년 8월 김 교장과 박모(60) 생활재활교사를 포함, 가해 교직원 6명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미 처벌받은 행정실장과 생활교사도 포함한 것이어서 4명이 추가로 사법 처리될 상황이었다.

학생들은 교장을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2007년 5월 교내에서 학생들은 출근하는 교장에게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며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입원한 교장은 학생들을 폭력 혐의로 고소했다.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10월형을 선고받은 김 교장과 박 교사는 2008년 7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였다. 법을 모르고 지친 피해자 부모들은 상고를 포기하고 말았다.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는 "사법부가 '있는 자'의 편에 서 있어 허탈했다"고 말했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 교장은 2009년 9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인권위가 고발한 6명 중 실제 사법 처리된 사람은 4명이다. 학생들을 성추행한 행정실 직원 김모씨와 전모(45) 교사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았다. 전 교사는 2008년 1월 복직해 지금까지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김씨는 학교를 떠났다.

◆공지영씨 실화 소설, 영화로

잠시 대중의 관심에서 잊혔던 이 사건은 2009년 6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작가 공지영씨가 이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 '도가니'를 쓴 덕이다. 그리고 2년 3개월 만에 이 소설은 '도가니'란 영화로 재탄생했고, 논란은 폭발적으로 재점화됐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영화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네티즌을 중심으로 "이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도가니 공식 카페 자유게시판에는 26일 현재 네티즌 1400여명이 가해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 관련 법안'을 청원하자는 주장도 잇따랐다.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는 네이버 카페에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을 게재했다.

성폭력대책위는 지난 25일 다음 아고라에서 성폭력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틀 만에 2만2000여명이 서명했다. 성폭력대책위는 내달 20일까지 5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직원들이 청각 장애 학생들을 성폭행한‘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토대로 만든 영화‘도가니’가 흥행몰이를 하면서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영화 도가니 중의 한 장면. /CJE&M 제공

네티즌들은 '잔인한 인간들! 재수사하자''자식을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이 사회가 바로 서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죄지은 사람은 죗값을 받아야 한다'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광산구청 사회복지과에는 전국 각지에서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는 항의전화가 하루 20여통 걸려오고 있다.

◆"일사부재리" 재수사는 불가능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는 어렵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김정호 변호사는 "아무리 기대 수준 이하의 판결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한 번 판단이 내려진 사건에 대해 다시 수사할 수 없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재수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학교 법인 우석은 여전히 건재하다. 최근엔 교명을 바꾸기 위해 지난 7월 정관 변경을 시교육청에 신청하기도 했다.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 박찬동 집행위원장은 "학교명을 세탁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복직한 전 교사라도 학교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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