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늘 바빴고, 바빠야 했는지 상냥한 목소리로 사과하고 이해 도우려 전기 집필 허락
지인들과 초밥집서 작별 모임… 애플에 아이폰4S 충고도
스티브 잡스는 세상을 떠나기 몇주 전 이미 계단을 혼자 오르내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있었다고 잡스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잭슨이 밝혔다. 아이잭슨은 6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잡스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는 1층 침실에서 극심한 통증에 몸을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 주택의 침실은 대부분 2층에 있는데 잡스의 건강이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돼 2층 침실을 1층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잡스의 정신은 또렷했고 유머는 생동감 있었다"고 아이잭슨은 전했다.
잡스는 생의 마지막 시간 대부분을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고 NYT는 전했다. 잡스의 누이인 모나 심슨은 "마지막 몇주일 동안 스티브는 애플과 네 자녀 그리고 아내 생각뿐이었다"며 "자신이 이들의 곁을 떠나가야 한다는 것을 힘들어했고 이들에게 상냥하게 사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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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뒷모습…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운데)가 별세 전 아내 로렌(왼쪽), 아들 리드가 지켜보는 앞에서 승용차 옆 휠체어에 앉아 있다. 혁신·창조성의 표상인‘구루(스승)’의 굽은 어깨가 안쓰럽다. 스티브 잡스가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드러낸 모습이라고 외신이 전한 사진이다. /퍼시픽코스트뉴스
잡스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건 지난 2월이었다. 그는 아주 가까운 몇몇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이들은 또 지인 몇명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렇게 해서 잡스의 마지막 날이 가까워 온다는 것을 상당히 많은 잡스의 지인들이 알게 됐다. 그래서 잡스가 사망하기 몇주 전부터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있는 그의 집엔 그와 작별하기 위해 잠깐이라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그냥 돌아가야 했다. 잡스의 부인 로렌이 "남편이 너무 피곤하다"며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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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발의 잡스, 정원의 로맨스… 스티브 잡스와 로렌 파월 부부가 1997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팰러 앨토의 자택 마당 의자에 앉아 있다.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잡스는 아주 가까운 지인들과는 개별적으로 작별 모임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단골 식당인 팰러앨토의 초밥집 '진쇼'에 내과의사이자 예방보건 전문가인 딘 오니쉬를 초청해 함께 식사했고,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 애플 이사회 멤버인 빌 캠벨, 디즈니사의 로버트 아이거 CEO 등과도 만났다. 또 애플 경영진에 지난 4일 있었던 아이폰 4S의 제품 발표회와 관련한 충고도 했다고 한다.
한편 애플은 잡스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며칠 전 해당 지역 경찰에게 순찰을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팰러앨토시 경찰 산드라 브라운 대변인은 "이번 주 애플 대변인측이 곧 잡스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해 와 애플측과 미팅을 가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잡스가 사망할 경우 그의 집 주변에 조문객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순찰 인력을 추가로 파견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