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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2세 여아 지나친 무심한 중국

양승식 기자 yangsshi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18 07:45

중국에서 두 살배기 여아(女兒)가 길에서 두 번이나 차에 치이고 바퀴에 깔렸지만, 행인이 18명이나 못 본 척 무심히 지나쳐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여아는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고, 사건을 접한 중국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왜 중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수백만 중국 네티즌이 격론을 벌였지만, 마땅한 분석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많은 이들이 “착한 사마리아법을 도입하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신은 이런 분석에 의문을 제기했다.

좁은 시장 골목길에서 제법 빠른 속도로 지나던 흰색 승합차 한 대가 2세 여아를 치고 깔아 뭉갠 사고 장면. /출처=해당영상 캡처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있었지만, “착한 사마리아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사건이 보도된 뒤 인터넷에는 “항저우 서호(西湖)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던 여성을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이 구해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중국인 관광객은 호숫가에 서서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보다 못한 외국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것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웨이보(중국판 미니블로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렸단 말인가?”라며 “경제가 전진하고 있지만 인간성은 후퇴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런 무관심은 중국정부가 경제성장만을 추구해 왔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소수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곤경에 처한 타인을 돕는 사람을 보호하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중국에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며, 사람들이 무정하거나 손해를 안 보려 해서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가 오히려 곤경에 처한 사례는 중국에서 심심치 않게 있었다. 최근 도로에 쓰러져 있던 81세 여성을 도우려던 버스 운전사가 가해자라는 누명을 쓴 사건이 있었는데, 그를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은 도움을 받은 피해자였다.

한 중국 네티즌은 “노인이 넘어져서 도와주었는데 오히려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이번 사건에서 행인들이 그냥 지나친 이유는 여아의 부모가 문제를 제기할까 걱정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WSJ는 이에 반문을 제기했다. “선의로 도왔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가 있는 걸 알았다면, 과연 누군가가 멈춰 서 아이를 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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