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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호령하던 닌텐도, '스마트폰 열풍'에 추락하다

도쿄=차학봉 특파원 hbch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0-28 19:37

게임기로 한때 세계 석권, 올 4~9월 매출 40% 감소
천하의 닌텐도도 "아차"하는 사이…

 

미국에서만 1억대 이상 게임기를 판매했던 닌텐도(任天堂)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열풍에 밀려 적자를 냈다.

닌텐도의 지난 4~9월 반기 결산 결과에 따르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 줄어든 2157억엔(약 3조1480억원), 영업 손실은 573억엔(약 8363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결산 발표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영업적자를 내기는 처음이라고 28일 일본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1889년 화투 제조업체로 출발한 닌텐도는 완구 제조회사를 거쳐 1980년대 가정용 게임시장에 진출했다. 닌텐도는 닌텐도DS 시리즈와 가상현실게임 '닌텐도 Wii' 등 혁신적인 제품과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등 전 세계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석권했다.

닌텐도는 2000년대 연간 2000억~5000억엔(약 2조9189억~7조29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일본의 대표 우량기업이었다. 일본 젊은이들이 입사희망 1순위로 꼽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우리나라는 왜 닌텐도 같은 게임기를 만들지 못하느냐"는 발언을 했을 정도다.

판매의 80%를 해외수출에 의존하는 닌텐도는 엔고(円高)로 약 400억엔의 환차손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스마트폰 등이 보급되면서 게임기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 적자가 난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닌텐도는 지난 2월 말 스마트폰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안경 없이 입체 화면을 볼 수 있는 게임기 ‘닌텐도 3DS’를 발매했다. 연간 1600만대 판매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까지 300여만대 판매에 그쳤다. 결국 8월에는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40%(1만엔) 내렸지만 여전히 효과가 없었다.

닌텐도의 판매부진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무료게임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휴대용 게임기를 대체하고 있는 데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가 확산되면서 게임하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대대적인 반격을 선언했다. 이와타 사토루(岩田聰) 사장은 “스마트폰이 아무리 보급돼도 게임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게임기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등 연말에 신규 게임 소프트웨어를 최대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닌텐도는 과거에도 위기 때마다 새로운 제품으로 활로를 찾았다. 닌텐도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등 거대기업에 밀려 한때 고사위기를 맞았지만 2004년 11월 닌텐도DS를 출시하면서 세계 1위를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의 장기화를 예상한 듯 이와타 사장은 최근 사원들에게 “닌텐도에 버블이 끼어 있다”며 경비절감을 지시했으며 자신도 월급을 절반으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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