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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청춘…20대 빚 35% 늘었다

박유연 기자 py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1-11 18:37

생활비 대출 1년새 두 배… 2030 불안의 원천, 결국 빚이더라
20대 빚의 속도, 타세대 압도 - 全연령 평균 증가율의 5배, 高물가 직격탄 자취생·신혼 "믿을 건 마이너스 통장뿐"
30대는 자산의 22%가 빚 - 일자리 질 낮아 평균이하 소득, 지출증가율은 평균 웃돌아 "고용의 질 높이는 게 핵심"

 

한방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김유정씨(26)는 최근 처음으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200만원 정도 월급을 받는 그녀는 주변에서 '짠순이'란 얘기까지 들으며 알뜰하게 살아왔다. 문제는 월세였다. 부산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 그녀는 원룸 전세를 구하지 못해 월세로 원룸에 세들어 사는데, 지난달부터 집주인이 월세를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한 것이다. 월 100만원씩 3년 만기 적금 불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안 그래도 빠듯하게 살던 터라 처음엔 적금 통장을 깰까 고민했다. 하지만 만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 손해가 아까워 결국 마이너스통장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고 있다. 김씨는 "새로 적금에 가입할 때는 금액을 줄일 예정"이라며 "사회구조가 나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갈수록 불리해져 가는 것 같아 야속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11일 "지난 3월 말 현재 평균 가계 부채가 8289만원(부채 보유가구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3% 증가하는 동안 가구주가 20대 이하인 가구의 가계부채만 34.9%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른 연령대는 30대 9.8%, 40대 9.8%, 50대 4.2%, 60대 이상 0.5%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유독 20대의 가계부채만 증가한 것이다. 또 30대는 가계부채 비율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가구 조사라서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같이 사는 20~30대의 생활을 포착하지는 못하지만, 20~30대 1인 가구는 포함된다.

◇소득 덜 오르고 지출은 더 늘어

20ㆍ30대 가구들의 부채와 관련한 고통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것은 최근 소득-지출 흐름과 관련이 깊다. 통계청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0대 이하인 가구의 지난해 소득증가율은 3.1%를 기록했다. 전 연령층 평균 5.8%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반면 지출 증가율은 7.2%로 평균 6.7%를 상회했다. 젊은 가구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득은 덜 오르는데 지출만 더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고용 부진 영향이 크다. 황수경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층이 가고 싶어하는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근로시간, 임금 등 여러 면에서 좋지 않은 일자리만 공급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젊은층의 소득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출 부분은 젊은층의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구주가 20대 이하인 가구는 대부분 신혼부부이거나 자취를 하는 1인 가구인데 이들이 주로 생활비로 지출하는 월세·외식비 등이 다른 품목보다 많이 올랐다"며 "최근 물가구조에서 젊은이들의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상환에 74.2% 부담 느껴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은 보다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가계금융조사를 하면서 1만 가구를 선정한 뒤 지난해와 올해를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가구의 15.6%는 지난해에 올해 부채가 변화 없을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늘었고, 또 8.6%는 지난해에 올해 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는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희망과 현실을 비교해 봤지만 상황은 전망보다 안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가장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부채 있는 가구의 74.2%는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사람의 3분의 1가량은 '매우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거주형태별로 보면 빚이 있는 월세가구의 80.8%가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1년 전보다 6.7%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부담은 결국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지출을 줄이는 항목을 묻자 식품·외식비를 지목한 사람이 39.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레저·문화비(26.2%), 저축·투자(16.1%), 교육비(4.8%) 순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상황을 개선하려면 결국 해답은 고용에 있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고용의 질을 높이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는 수량 목표에만 매달리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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