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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대건 천주교회 부설 ‘대건 한국어 학교’ 이주연 교사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2-16 14:19

“긍정적 가치관 지닌 세계인으로 육성한다”

밴쿠버 성김대건 천주교회 부설 ‘대건 한국어학교’의 시작은 소박했다. 99년 뉴웨스트민스터에서 첫 학생을 받았을 때만 해도, 학교의 바람은 신자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알려주는 데 집중돼 있었다.

2년 후 성당은 써리에 새 터전을 마련했고, 학교의 색깔도 달라졌다. 비신자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이 때문인지 지금 이 학교에선 ‘종교색’은 찾아보기 어렵다. 가톨릭 산하 교육기관이지만, 학교의 주된 관심은 한국어교육이다. 2002년부터 대건 한국어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주연씨를 만났다.


 



대건 한국어학교는 그저 흔한 주말학교가 아니다. 특별활동반을 포함해 총 10개 학급이 운영되고 있으며, 교과과정도 상당히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교사 대부분이 교원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점도 학교 수업이 탄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주연씨도 한국에 있을 당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5세대 부모 한국어교육 관심 늘어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한국어가 ‘국제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어 교육의 목표는 한결 같았어요. 2세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뿌리를 잊지 않고 살게 하기 위해서였죠. 지금도 정체성 교육은 물론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요즘 부모들의 생각은 조금 달라요. 보다 실리적인 목표가 생긴 거죠. 한국어를 잘 할 줄 알면 사회진출이 보다 쉬워질 거라는 얘기에 부모들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부모들이 모국어 습득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렇진 않겠지요. 다만 한국어보다는 영어를 좀 더 빨리 가르쳐야 한다는, 어떤 조급증 같은 것은 있었다고 봐요. ESL 조기 졸업이 많은 부모들의 바람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부모들의 인식이 달라진만큼, 학교의 교육목표도 예전과는 차이가 있겠지요?

시대에 맞게 학교의 역할이나 교육 목표도 수정되어야 하겠지요. ‘긍정적 가치관을 지닌 세계인 육성’이 현재 저희 학교의 교육 목표입니다. 이중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우리 아이들이 다문화주의 국가인 캐나다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등록 학생들의 연령대는 어떤가요? 다양한가요?

학생들의 언어 수준이나 나이에 맞게 반을 구성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유아반과 유치반 아이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학년 학생들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아무래도 장기 유학생 감소가 주된 이유인 것 같아요.

주목할 점은 유아반이나 유치반 학부모 대부분이 이민 1.5세대들이라는 거예요. 젊은 부모가 자녀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지요.

-한국어교육은 몇 세부터 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4,5세부터, 그러니까 이중언어를 흡수할 수 있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이때 소리뿐 아니라 문자도 함께 배우면 교육효과가 더 큰 것 같습니다.



“현지 사정에 맞는 교재 계발해야”

-대건한국어학교는 교과과정을 만들 때 어떤 점을 가장 고려하고 있습니까?

저희 학교는 매 학년 초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요구들을 교과과정에 반영하기 위해서죠. 장구교실이나 미술반 같은 특별학급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어요. 특별활동을 보다 체계화해서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줄 수 있다면, 저희로선 매우 큰 보람이겠지요.

-주로 어떤 교재를 활용하십니까?

교재는 한국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재 내용이 이곳 사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저희뿐 아니라 전세계 한국어학교 교사 상당수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재외 한글학교 교사 초청 워크샵이 서울에서 있었는데, 이때 참석한 교사들이 교재의 내용을 두고 말들이 많았지요. 제가 볼 때는 한국 내에서 교재가 계발되고 있기 때문에, 현지의 요구를 그때그때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정부의 지원은 늘 큰 힘이 되지만, 교재는 저희가 나름대로 재구성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물론이지요. 그래서 저희 학교에서는 한국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 학습을 진행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한국역사를 보다 쳬계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어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졌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것에 맞게 한국어학교의 규모나 교육의 질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겠지요.

미국에서는 소규모 학교들이 연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규모가 탄탄해지면 소속 지역사회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공교육 분야에서 한국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수 있겠지요.

학생들에게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로서 저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본 기사는 한국언론재단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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