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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저자 김경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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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3-00 00:00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저자 김경일 교수



"21세기는 문화적 감수성과 유연성 꼭 필요"

마음속의 공자를 죽여야 새로운 미래가 온다


현재 상명대 중국어과 교수인 김경일 교수는 10살 때부터 한자와 붓글씨를 배우고 누구보다도 유교 문화에 익숙했으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문화대학 중문연구소에서 갑골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중국 전문가이다. 이러한 그가 한때 본인의 가장 아름다운 가치로 생각했던 유교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한국사회를 병들게 만든 유교의 폐해를 신랄하게 비판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99년 5월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유교의 왜곡된 권위와 도덕적 가치들이 우리를 '유교적 한국인'으로 세뇌시켜 신분사회, 가부장의식, 위선의 군자논리, 혈연적 폐쇄성과 분열, 여성차별, 권위주의에 따른 창의성 말살 등으로 어떻게 우리를 옥죄고 있는지 날카롭게 비판한다.

아직도 많은 한국인의 생활과 뇌리 속에 스며들어 있는 유교적인 관습과 공자의 도덕을 완전히 쓸어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자는 이 책이 유림계의 엄청난 저항과 학계와 보수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독설이라고 불릴 만큼 강한 어조로 공자를 비판한 글에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겸손하고 온화한 모습의 김교수를 만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메시지와 문화적 반성에 대해 들었다.

*밴쿠버에는 처음 오셨는데 느낌은 어떠십니까?

이번에 밴쿠버 반석교회에서 1월 27일, 28일 양일간 집회를 가졌습니다. 밴쿠버는 화교문화권에 포함시켜도 될 정도로 중국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복합문화 도시입니다. 차이나타운을 속속들이 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 살면 밴쿠버 중국인과의 교류를 통해 아시아와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의 중국과 한국 커뮤니티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교류증진을 위한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합니다. 밴쿠버 한국 커뮤니티가 먼저 중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글짓기 대회 등을 열어 장학금을 수여하면서, 이곳의 2세와 3세들간의 교류를 장려한다면 중국 문화권에서도 적극적인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어를 가르치시는데 중국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일단 언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순서로 배워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같은 단어를 이틀 간격으로 보통 4~5번 정도 반복하면 자연히 그 단어를 외우게 됩니다. 중국어를 배울 때도 먼저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반복 시청해 귀를 훈련하고, 한자 자체를 외우는 것보다 알파벳으로 표현되어 있는 말소리를 먼저 배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한자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필수한자를 시간이 걸려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교육을 강조하시는데 특별히 중요한 점을 몇 가지 지적하신다면?

21세기는 한국인들끼리 도토리키재기 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계의 모두와 경쟁하는 글로벌 시대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경쟁력을 갖추려면 영어는 기본이고, 가능하다면 일어나 중국어를 포함한 3개 언어를 사회에 나가기 전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인의 자녀들이 공자의 폐쇄적인 사상과 사회구조에서 벗어나 문화적 감수성과 유연성을 기른다면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 세계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사회적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유교의 권위와 위선, 변질된 도덕적 가치에 대한 비판과 토론의 목소리가 사회전반에 메아리쳤습니다. 생각보다 유림계의 항의와 반발이 심했습니다. 물론 사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되지는 않는다는 제 책에 대한 비판도 있었고, 유림의 사람들이 학교로 몰려와 강의실과 총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공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유림계는 현재 소송을 걸었습니다.

*공자를 둘러싼 논의가 어떤 결과들을 이끌었습니까?

일단 논의조차 불가능했던 유교의 가르침에 대한 금기가 깨진 후 우리사회를 갑갑하게 만드는 유교식 제도에 대한 많은 토의가 촉발되었습니다. 이러한 토론의 결과로 제례 문화 개혁, 여성을 옥죄는 명절문화 개선운동 등이 매스컴에 의해 일어날 정도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의미는 공자를 부정하면서 또다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유교적 문제점에 대한 토론의 시작을 하자는 데 있지요. 그래서 유림계의 소송에 맞고소를 하지 않고 조용하게 법의 공정한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자 사상의 가치를 완전히 부정하십니까?

저의 기본적인 생각은 '남는 것만 남기면 된다'입니다. 유교의 씨앗은 쿠데타로 왕권을 뺏은 조갑이라는 자의 정치적 탐욕을 감추려는 목적아래 심어졌습니다. 그 후 공자에 의해 전해진 유교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남성, 어른, 기득권자를 위한 도덕이 돼버렸습니다. 이러한 유교문화는 결국 정치적 기만과 위선, 남성우월, 젊음과 창의성의 말살, 주검숭배의 우울함으로 가득 차게 됐습니다. 저는 새로운 시대인 21세기에 유교가 주는 피해를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순 없으니, 나쁜 것은 드러내고 토론해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자는 것입니다. 유교가 사회에 주는 순기능은 물론 존중하지요.

*앞으로의 계획은?

작년에 우리민족이 빠르고 강한 생존전략을 가져야 한다는 대안적 목표를 제시한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를 출판했고, 금년 3월에 '중국인은 화가 날수록 웃는다'의 출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지난 10년간 중국 곳곳을 배낭여행하고 여러 자료를 모아 준비한 '중국인'이라는 책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한국의 IT 업계와 기업, 학교 등지에서 강연 요청이 많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김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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