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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한인 노인회 신갑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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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5-06 00:00

밴쿠버 한인 노인회 신갑순 회장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어야죠"

이번 주말 '비빔밥 바자회' 개최… 한인회에 관심 가져주었으면


신갑순 노인회 회장<사진>을 만나러 헤이스팅스에 있는 노인회관에 찾아간 날, 회관 부엌에서는 앞치마를 두른 할머니들이 분주하게 배추와 무를 다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속이 노랗게 익은 배추를 쩍쩍 갈라 소금에 절이는 준비가 한창이고 다른 한 쪽에는 전날 정갈하게 서걱서걱 잘라 손질한 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번 주말 열리는 노인회 기금 마련 비빔밥 행사에 쓸 물김치를 담그는 중이라고 했다. 신갑순 회장은 "할머니 회원들이 이렇게 정성으로 준비하는데 많이들 와 주면 좋겠네." 했다. 덧붙여 "노인들이 비빔밥 만들어서 이렇게 행사를 벌이는 일은 한국에도 없고, 미국에도 없고, 캐나다 다른 어느 곳에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제 27대 노인회 회장이 된 신 회장을 만나 이번 비빔밥 행사와 노인회의 요즘 돌아가는 얘기들을 들어봤다.

*비빔밥 행사 준비 때문에 오늘 회관이 분주하네요?

매일 할머니들이 20명 이상 나와서 장화 챙겨 신고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회원들이 적극 나와서 일해주고 서로 도와주니까 이런 큰 행사도 할 수 있지요. 노인회에 따로 돈이 없기 때문에 이런 행사를 안 하면 운영되기가 어렵죠. 노인회 생긴 이래 해마다 거르지 않고 해온 전통 있는 행사이기도 하구요. 이번 주말 4일과 5일 이틀 동안 열리니까 한인들이 많이 오셨으면 합니다.

*노인회 회원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한 350명 정도 됩니다. 밴쿠버에 한인 노인들이 많다고 하지만 멀리 계신 분들은 나오고 싶어도 차편이 없어서 자주 못 나오는 분들이 많아요. 여기 이민온 지 오래되고 버스 타고 다니는 일에 익숙한 분들은 그래도 자주 나오시죠.

*올해 회장을 맡으셨는데 ?

노인회 활동은 처음 이민 왔을 때(1979년)부터 계속 참가해왔죠. 내 나이가 올해 팔순이 넘었는데 회장 할 사람이 없어서 결국 맡게 됐지요. 사실 노인회 회장 일이 참 고통이 많은 직책입니다. 일요일도 없이 1년 365일 매일 회관에 나와서 아침 9시면 문 열고나서 저녁에 회원들이 다 돌아갈 때까지 열어놓고 있어야 하니까요. 먼 데 사는 회원이 여기까지 왔다가 문이 잠겨 있으면 얼마나 실망이 크겠습니까.

*올해 비빔밥 바자회 외에 또 어떤 행사가 있습니까?

7월에 야유회가 있고 8월에는 일일관광을 갑니다. 또 9월에는 추석 잔치를 열고 12월에는 송년잔치와 윷놀이 행사를 할 계획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일 관광 행사는 버스 대여섯 대가 동원될 만큼 많은 노인들이 참가하는 연중 가장 큰 행사죠.

*한인 노인분은 이민 생활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좋은 점이 많지요. 의료 서비스도 좋고, 무료로 버스표도 나눠주고 연금도 주니까. 사실 한국에서는 병원 한번 가려고 해도 얼마나 돈이 많이 듭니까. 그렇지만 남의 나라 사니까 불편한 점도 더러 있어요. 첫째는 언어죠. 영어를 못해서 불편한 노인들이 많은데 우리 노인회 최시돈 총무가 열심으로 통역도 해주고 전화도 대신 해주고 아주 애 많이 쓰고 있습니다. 둘째는 교통 문젭니다. 자손들이 여기까지 차로 태워다 주고 데려가지 않으면 나오고 싶어도 못 나와요. 그런데 젊은 자손들도 다 벌어먹고 살기 바쁜데 노부모까지 여기 나오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이민 온지 오래 되서 연금도 받고 자기 돈이 있는 사람은 버스도 타고 마음대로 나다니지만 자손에게 돈을 얻어 쓰는 사람은 그것도 불편스러워서 자주 못나옵니다. 병원 다니는 일도 그래요. 자손 도움 없으면 영 불편하죠. 노인회가 그런 분들을 다 도와주고 싶지만 그러기도 어려워요. 얼마 전에 랭리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흔 넘은 노인이 노인회 간다고 나가서 돌아오지를 않는다는 거예요. 치매에 걸린 그 노인을 결국 경찰이 찾아 집으로 데려왔다고 하더군요. 딱하고 어려운 노인들도 사실 많아요.

*한인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의 나라 살면서 다들 힘든 데 노인회 일에 관심 가져주고 도와주는 많은 한인 여러분들에게 감사할 뿐이죠. 남의 나라에 와서 다들 어렵게 사는데 늙은이들이 젊은이들을 괴롭히면 안되죠. 생계 위해 바쁜 자식들 도움 받지 말고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또 한인들이 우리 밴쿠버 한인회에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밴쿠버에 한인이 4만 명이다, 5만 명이다 하는데 한인회 위상이 지금 같아서야 되겠습니까?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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