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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미스터리

안용현 기자 ahnyh@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2-20 10:12

사망 시점·장소 불투명 - 김정일 평소 낮12시에 일어나, 특히 심장질환은 추위에 약해
"외부활동 힘들었을 것" 관측… 평양 자택서 죽었을 가능성도
북한 조작했다면 왜 - 北주민 김정일 존경심 낮아 "인민 위해 일하다 죽었다"
상황 윤색할 필요 있었던 듯… 일부선 "조작은 得보다 失 커"
"(김정일이) 달리는 야전 열차 안에서 심근경색으로 17일 오전 8시 30분 서거했다." 19일 나온 북한의 김정일 사망 공식 발표다. 그러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생활 습관 등에 비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에선 "북한이 말 못 할 속사정 때문에 김정일의 사망 장소나 시각을 조작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할 정도다. 관련 의문점을 정리해 본다.

① '야행성' 김정일, 영하 12도 아침에 열차를 탔나?

군 관계자는 "지난 17일 아침 평양 기온이 섭씨 영하 12도였다"며 "심근경색은 외부 기온에 민감한데 김정일 의료진이 정상이라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김정일의 외부 활동을 말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김정일은 주로 밤에 활동하고 낮 12시쯤에야 일어나는 '야행성'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영하 12도의 아침에 열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는 북한 발표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세훈 국정원장도 20일 국회에 출석, "17일 김정일이 어디로 가려고 했느냐"는 의원들 질문에 "(김정일) 차량(열차)이 움직인 흔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② 수백명이 타는 전용 열차에서 비밀 유지가 됐나?

우리 정보 당국은 김정일 사망 사실을 그의 극소수 측근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정일은 현지 지도를 나갈 때 20량 정도의 전용 열차에 의료진·호위병사 등 수행원 수백명을 데리고 다닌다.

특히 20량 중 4량은 '병원 열차'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일이 열차에서 사망했다면 의료진이 총동원됐을 것이고, 갑자기 열차를 돌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목격한 눈이 수백 개인데 50시간 넘게 비밀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냐"고 했다. 김정일이 탄 열차 이동에 앞서 경호 요원이 탄 선행 열차가 선로 안전 등을 점검하는 게 관행이다.

사진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8월 21일 러시아 아무르를 방문해 특별 열차에 오르는 모습. /포털 아무르
 
③ 집에서 자다가 죽었나?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일의 마지막 동선(動線)은 지난 15일 평양 대형마트였다. 이후 열차를 타고 평양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김정일은 평양 관저나 집무실 등에서 휴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이달에만 공개 활동을 9차례나 했기 때문에 피로가 쌓였을 수 있다.

한 소식통은 "김정일이 침실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비서들이 심장 쇼크 사실을 몰랐거나 늦게 파악했을 수 있다"고 했다. 원세훈 원장은 이날 "평양 자택에서 죽은 거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첩보 수준의 얘기이고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④ 북한은 왜?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당국으로선 김정일이 북한 주민을 위해 마지막까지 열심히 일하다가 죽었다는 것을 홍보하는 데 '열차 안 사망'만큼 좋은 소재도 없을 것"이라며 "그냥 집 안에서 편안하게 죽었다는 것과 일하다가 죽었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했다.

한 탈북자는 "김일성 때와 달리 김정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존경심은 바닥 수준"이라며 "북한 정권 입장에선 김정일 사망 상황을 윤색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책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만약 열차에서 사망한 게 아닌 것으로 드러날 때는 북한 당국이 감수해야 하는 신뢰 추락도 상당하다"며 "북한이 사망 장소나 시각 등을 조작해서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큰 거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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