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연평도 때도 엇갈리더니… 국정원·軍당국 또 정보 충돌

최경운 기자 code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2-20 10:19

김정일이 달리는 기차에서 사망했는지를 놓고, 국가정보원과 군 당국이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하고 있어 관련 부처 간 정보 혼란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장과 국방장관 엇갈린 국회 보고

북한은 19일 낮 김정일 사망을 발표하면서 "17일 8시 30분 현지 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다가 달리는 야전 열차에서 서거하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김정일 전용 열차는 '평양용성 1호역'에서 움직인 적이 없다"며 "북한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원 원장의 이런 발언이 보도되자 군(軍) 당국자는 전혀 다른 증언을 했다. "16일부터 18일 사이에 김정일 전용 열차는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김정일 전용 열차 안에 김정일이 타고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분명히 전용 열차는 평양역에서 어디론가 움직였다. 그건 분명하다"고 했다.

반면 같은 시각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에서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원 원장과는 다른 뉘앙스의 답변을 하고 있었다. 김 장관도 역시 "우리 정보 당국은 김정일의 동선(動線)도 파악 못 하느냐"는 추궁을 받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김정일이가 어느 열차에 타고서 어떻게 갔다고 하는 것도 여러 가지 추정하는 첩보의 일환이지 정확하지는 않은 것"이라며 "군사 정보와 군사 외(外) 정보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아직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는 말인 셈이다.

과거에도 번번이 두 기관의 정보 충돌

국정원과 군이 다른 정보를 내놓거나 다르게 분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12월 1일 원세훈 원장은 국회 정보위에서 연평도 포격을 사전에 알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8월에 감청을 통해 (북한의) 서해 5도 공격 계획을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분석을 했다"며 "정보를 입수해서 청와대와 군에 다 전했다"고 답했다. 다음 날인 2일 청와대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언제 그런 정보 분석을 했고 보고를 했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아마도 정기적인 서면 보고서 어딘가에 한 줄 넣었던 모양인데 그걸 보고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 숙소에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침입해 소동이 난 것도 국정원과 군 정보기관 측이 정보 신경전을 벌이다 벌어진 일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국정원과 군 당국은 지난 3월부터 정기 군사 정보 평가 회의를 열고 있다. 4월에는 국정원 3차장에 현역 육군 소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미 정찰위성 등 정보를 많이 받아보는 군과 '인간 정보'에 강한 국정원 간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처럼 중대한 사안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 판단조차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군 "국정원은 미군 정보 직접 못 봐"

군 당국과 국정원은 정보원도 상당히 다르다. 군 관계자는 "군은 미군과 위성·항공기의 사진 영상 자료를 주고받는다"며 "반면 국정원은 이와 별도의 개별 정보 자산을 가지고 파악할 뿐 국정원이 미군의 정보 자산을 직접 이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군과 국정원이 각기 다른 정보를 근거로 판단하기 때문에 이날처럼 결론에서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30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 국민은 캐나다의 6·25 참전에 대해 고마움을...
새누리당 비박(非朴) 진영이 최근 일제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운영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박 위원장이 당을 자기 1인만을 위한 정당으로 사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비판은 대선 경선룰 변경 논의에 소극적인 박 위원장의 리더십을 폐쇄적이라고...
한나라당은 2일 새 당명(黨名)을 '새누리당'으로 정했다. 이로써 1997년 11월 21일 대선 직전 이회창 후보의 신한국당과 조순 후보의 '꼬마 민주당'이 합당하면서 탄생한 '한나라당'이...
김정일이 달리는 기차에서 사망했는지를 놓고, 국가정보원과 군 당국이 전혀 다른 사실을 말하고 있어 관련 부처 간 정보 혼란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국정원장과 국방장관 엇갈린 국회 보고북한은 19일 낮 김정일 사망을 발표하면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