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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화(異文化) 전문가 박준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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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12-20 00:00

만나봅시다-이문화(異文化) 전문가 박준형씨


"개인이 변해야 국제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異)문화 훈련과 변화관리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시티즌 양성

저술가 겸 컨설턴트로 한국 내 최고의 이문화 전문가로 인정 받고 있는 박준형(닉네임 볼프강)씨는 삼성물산의 해외 비즈니스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독일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해 현지에 파견돼 유럽문화를 체험한 후 삼성국제경영연구소 및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국제화와 이문화 교육을 담당했다. 박씨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생소한 이문화 적응훈련, 변화 관리 등을 한국 내 대기업, 관공서, 서울대, 카이스트, 선교기관 등에서 강의를 해 왔으며 2000년 미국으로 건너가 SIT(School for International Training)에서 이문화 관계학(Intercultural Relations)을 공부한 후 금년 가을 캐나다로 이주했다.
현재 'Culture Compass'를 운영하며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박씨는
저서로 '볼프강의 글로벌 비즈니스 1, 2 편'(김영사, 2000), '나는 매일 매너를 입는다' (한올출판사, 2002), 번역서로 '펭귄나라로 간 공작새'(진명출판사, 2002)등을 가지고 있다.

이(異)문화 전문가가 된 배경은?
독일과 유럽 등에서 국제경험을 쌓은 후 삼성국제경영 연구소에서 삼성 사원을 대상으로 한 이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시키면서 문화 상호간(Intercultural)에 대한 공부를 더 깊이 하게 됐습니다. 폭넓은 지식을 얻기 위해 30여 개국 이상을 여행했으며 외국인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생각과 문화습관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저서의 인세를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쓰게 된 이유는?
첫 번째 책('볼프강의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을 내면서 국제화 전문가로서 사회에 어떻게 환원하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다가 한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담한 실태를 보고 이들을 도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제인이 되려면 외국에 나가서 만나는 사람만이 아니라 한국 내에 있는 외국인들까지 인정하고 돌아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유국제화 시대의 글로벌 시티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한마디로 3 H로 축약해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H는 'Head'로 일에 대한 전문능력 및 그를 근간으로 한 외국어 구사능력 또는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활용능력을 말하고, 두 번째 H는 'Heart'로 세계를 단일시장 또는 단일세계로 보는 글로벌 마인드를 말하며, 마지막 세 번째 H는 'Hand'로 세계화 시민의 'Attitude', 즉 태도인 글로벌 에티켓을 말합니다.
이 중, 글로벌 에티켓은 변화무쌍한 21세기의 이문화간 적응력을 고양하는데 선행되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고 사고가 진취적, 개방적이라 할지라도 에티켓이나 매너가 상대방 중심의 사고와 태도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 지역사회의 일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타 문화를 접할 때 요구되는 자세는?
일단 단순히 문화를 논할 때는 이문화라 하지 않고 자문화 또는 타문화라고 합니다. 저의 직함을 'Interculturalist'라고 붙인 것은 Intercultural(문화간)의 한국적인 의미가 매끄럽지 않아 부득불 붙인 것입니다. 타문화를 접할 때의 자세를 크게 다섯 가지만 말씀 드리면, 첫째 공감(Empathy)하라, 둘째 '존경(Respect)하라', 셋째 '관심(Concern)'을 가져라, 넷째 '유연성/개방성(Openness/Flexibility)을 가져라', 다섯째는 애매모호함을 참아라(Tolerating Ambiguity)입니다.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타 문화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더불어 그 차이점을 문화적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인들이 비즈니스 할 때 잘 실수 하는 것은?
일단 언어에서부터 막힙니다. 해외 무역을 담당하는 대기업 중견과장의 영어 점수가 토익 840점 수준(2급)이지만 회화수준은 아직도 형편없는 실정입니다. 물건을 사고 팔아야 하고 싸우기도 해야 하고 화해하기도 해야 하는 비즈니스 영어는 일반 회화하고는 다릅니다. 계약서를 영어가 아닌 현지어로 작성해 의미 해석의 차이를 두고 법정공방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상대방의 문화를 고려하지 못한 선물로 실수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나 에티켓에 대한 선입견 중 대표적으로 잘못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문화적인 면을 살펴보면, 아프리카 사람들은 더럽다; 아마존 사람들은 사람을 먹곤 한다; 독일 사람들의 말은 딱딱하다; 태국사람은 전부 에이즈 감염자다; 호주에 가면 캥거루가 많다; 캐나다 사람들은 젠틀하다; 미국사람들은 건방지다; 일본 사람들은 간사하다; 중국 사람들은 만만디(느림)다 등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과 선진 외국의 기업문화 중 가장 차별되는 점은?
한국의 기업문화는 여전히 권위과 전체성을 강조합니다. 아직도 신입사원을 교육할 때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구호를 외치며 외형 또한 동일함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교육으로 전체성은 확립되나 창의성이나 자율정신은 뒤쳐지게 됩니다. 반면 미국의 존경 받는 기업인 'Edward Jones', 'Container Store', 'SAS Institute' 등은 신뢰와 존경 그리고 공정을 바탕으로 수직적인 조직이 아닌 수평적인 조직임을 강조합니다. 각 종업원들은 자발적으로 건의하고 일하며 자신들의 창의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화 충격을 최소화 하고 성공적인 정착을 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사실 문화 충격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아무리 외국을 많이 돌아다녔다 해도 새로 타 문화를 접하면 충격이 따르기 마련인데, 불확실성과 불안감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현지 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현지의 전문가에서 조언을 구하고 현지 주민들의 말을 들고 현지문화에 대한 책들을 보아야 합니다. 밴쿠버 문화에 잘 적응하려면 이곳의 음식을 즐겨 먹어보고 가족끼리 여행을 하며, 다양한 현지인을 만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로서 이곳 사회에 기여(philanthropy) 할 수 있는 몇 가지 예는?
조기유학으로 왔건, 이민자로 왔건, 방문자로 왔건 땅을 밟고 있는 곳이 우리의 고향이라는 생각을 해야 하며 사회공헌은 거주자의 의무입니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의무가 곧 필랜쓰로피(Philanthropy) 입니다.
이곳에서 환영 받는 한국인 되기 위해서, 우리의 자녀들이 현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우선 지역사회를 위한 자원활동 및 비영리 활동에 솔선수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아니 한 달에 한번 이라도 돈 버는 것을 조금 뒷전으로 하고 아이의 손을 잡고 커뮤니티 봉사 활동을 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의 경우 최소한 반년에 한번은 무료급식을 하고 일년에 한번은 양로원에 찾아가 노인들을 위로하십시오. 우리의 아이들이 보고 배울 것입니다. 또한 이곳의 한국 교회도 교회 수입의 십일조를 현지 지역발전이나 구제에 사용하여 동네교회에서 벗어나 세계교회로 거듭나기를 희망합니다.

본인은 어떤 식으로 이곳 사회에 참여하고 있나?
저는 노스밴쿠버 린벨리(Lynn Valley) 지역에 사는데 제가 속한 지역의 'Community Services Advisory Committee'에 가입했습니다. 이곳 시장에게 지역 서비스에 대해 자문하기 위한 모임입니다. 내년에는 'Diversity Committee'가 생기니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이런 지역활동을 통해 봉사는 물론이거니와 현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공헌해야 하며 나누어야 합니다. 이러한 나눔 없이는 우리 자녀들이 이사회에서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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