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개그맨 김제동씨에게 "방송보다 실물이 잘생겼다"고 한 뒤 "저도 실물이 낫죠?"라며 농담을 했다. 박 위원장은 다른 출연진에게 "(내) 별명을 지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진행자들은 "일을 많이 하시니깐 '야근혜' 어떠냐"고 했다.

박 위원장은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국회의원을 풍자한 개그맨 최효종씨를 고소했던 것에 대해선 "반성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텐데…. 나는 패러디에 워낙 많이 당해서 면역이 됐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스피드 퀴즈 게임에서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하고자 하는 일의 목록)란 단어가 출제되자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진행자들이 '무엇이냐'고 묻자 "짐작하실 텐데"라며 그게 대통령임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박 위원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으신 교수 한 분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원장의 높은 인기 비결을 "젊은이 하고 소통과 공감을 잘하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있다. 주로 기사를 통해 봤는데 문제도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가 암살당했을 때의 심정도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심장이 다 없어진 것 같은, 너무 허전해가지고 어떻게 마음을 붙일 수가 없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힐링캠프'의 녹화를 마쳤다고 한다. 한 측근은 "한나라당의 불통(不通) 이미지를 누그러뜨리고 비대위 출범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능 프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작년 12월 19일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함으로써 4년여 만에 정치 전면에 나섰다. 박 위원장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시점이었고 이런 상황은 박 위원장 주변을 바꿔놓았다. 친박들은 박 위원장 체제가 들어섬과 동시에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지난 4년간 박 위원장을 '보좌'했던 핵심 친박들은 요즘 의식적으로 박 위원장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최근 주요 당직 인사를 하면서 비서실장을 공석(空席)으로 했다. 친박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지금이 비서실장을 둘 정상적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