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 주도한 통일 필연이나, 중국의 입장은…”

베이징=최유식 특파원 finder@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03 16:31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역사적 선택은 끝났다. 역사는 북한이 아니라 한국을 선택했다. 중국 입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통일 과정에서 한국이 중국의 안보 이익을 얼마나 존중해줄 것이냐에 있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지난달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은 주변국에 통일 이후 동북아의 안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일 사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사회주의국가 최고 지도자의 사망은 큰 변혁을 부른 경우가 많았다"면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의 핵 포기와 개혁·개방을 위해 제2의 제네바 협정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중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인사로, 중국 최고위층의 대외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센터 부소장이다.

―중국은 한반도 통일을 반대한다는 시각이 많다.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이미 토론이 필요 없는 주제이다. 그에 관한 역사적 선택은 끝났다. 중국 전문가 시각으로 보면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한국이 중국의 안보 우려를 감안해 서로 협력하면서 통일의 길로 갈 것이냐이다. 중국의 이익이 존중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전략적 이익이 될 수 있나?
  
"최소한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이익이 있다. 다만 통일 이후 한·중 관계에 관해서는 (통일된 한국을)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통일 이후 한국의 규모는 여전히 중국에 비해 작다. 개인적으로는 위협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려하는 부분은 있다. (한국의) 민족주의 정서가 과도해져 간도(間島) 등에 관한 영토 분쟁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일 이후 미군 주둔 문제는 어떻게 보나.

"주한미군은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한국전 시대와 다르다. 첨단 무기가 동원되는 현대전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을 증가시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미국이 왜 호주 북부 다윈에 군사기지를 만드나? 통일 이후 압록강변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과 가까운) 한반도 주둔 미군은 유사시 중국으로부터 궤멸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 국민들이 통일 이후 한미동맹 강화를 우려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통일 이후 동북아 안보와 주변국 관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통일 당시 영국프랑스에 '통일 이후에도 유럽연합(EU) 내에 남아 평화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증했다. 중국민들은 한국이 왜 통일을 하려는 것인지, 통일 이후 동북아 안보는 어떻게 될 것인지 잘 모르고 있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중 사이의 완충지대로서 중국에 전략적 의미가 있으며, 중국이 북한 난민의 유입을 막기 위해 북한의 절대 안정을 원한다고 보고 있다. 또 한미동맹에 대항해 북중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많은 부분이 맞다. 중국은 정말 북한 붕괴와 난민 문제를 걱정하고,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현상 유지라는 보수적 태도를 견지한다. 다만 한국은 북한 문제를 보는 중국 지도부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나라이고, 이런 나라의 붕괴는 사회주의 진영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한반도에 외국 군대가 주둔했을 때 늘 중국 안보가 불안했던 기억도 남아 있다. 이런 우려는 사실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관념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관념이 심리 상태로 변하고,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중국 지도부의 이런 복잡한 심리 상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김정일 사후를 어떻게 전망하나.

"여러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할 것이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에서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 큰 변화가 따랐다.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중국은 개혁·개방을 선택했다. 1994년 김일성 사후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제네바협정이 체결됐다. 중국의 방안은 북한의 개혁·개방과 핵 포기를 동시에 실현하자는 것이다. 6자회담 당사국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 역사적 기회를 살려야 한다. 제2의 제네바협정이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북중 관계는 과거보다 더 긴밀해졌는데.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은 냉전이 막 끝난 시점으로 중국은 고립돼 있었다. 김정일도 정말 중국을 싫어했다. 1993년 북핵 위기 당시 미국이 북한 타격을 고려할 때도 중국은 '미국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강대해졌고 북한을 관리할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우리의 이익(변경지대의 안정)에 부합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이것은 곧바로 미·중 간 신냉전시대로 이어진다. 하지만 붕괴 역시 중국의 국익에 어긋난다. 북한을 깡패국가, 미친 국가라고 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이 미·중과 함께 냉정하게 북한 문제에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비슷한 지역서 연이어 발생··· 더 큰 지진 전조?
특이 사항은 없어··· 매년 300건 지진 중 일부
5일 오전 5.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지역 / Earthquake Canada 밴쿠버 아일랜드 동쪽 해역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더 큰 지진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책 사각지대’··· 임대료 연간 최대 24% 올라
시니어 지원청 “노인 입소자 보호 강화해달라”
BC주 양로시설(retirement home)에 입소하여 거주하는 많은 어르신들이 불법적인 임대료 인상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C정부 산하 시니어 지원청의 댄 레빗(Levitt) 시니어 대변인은...
실업률 6.4%··· 청년층 여름 취업 ‘하늘의 별 따기’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강세··· 중앙은행 고심 깊어져
캐나다의 실업률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고용시장의 냉각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5일 연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캐나다의 일자리 수는 전달 대비 1400개(-0...
땅콩 성분 미표기··· 닭육수 맛·돼지뼈 육수맛
중국 4대 라면 브랜드 중 하나인 바이샹(Baixiang) 라면 제품이 알레르기 위험 가능성으로 전량 리콜됐다. 4일 캐나다 식품 검사국(CFIA)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땅콩의 함유 사실을 포장...
총기 20정·코카인 4.5kg 압수
▲밀매업자로 의심되는 용의자의 집에서 압수한 총기류들 /VicPD빅토리아 경찰이 랭포드 지역에 있는 한 마약사범의 주거지에서 다량의 불법 마약 및 총기류를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용의자는 20대 추정 아시아계 남성
화장실 불법촬영 용의자와 써리 SFU 전경 경찰이 화장실 몰카범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4일 써리 RCMP는 4개월 전 발생한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의 용의자의...
5일부터 약 일주일간 무더위 주의
BC주 일부 해안 지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캐나다 기상청은 4일 밴쿠버 아일랜드 동부 지역과 센트럴 코스트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세 명 모두 현직 장관이자 5선 의원
나란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롭 플레밍 교통부 장관(왼쪽부터), 헤리 베인스 노동부 장관, 브루스 랄스턴 산림부 장관 / BC Government Flickr 세 명의 현직 BC주 장관들이 나란히 총선 불출마를...
연방정부, BC 전역 인프라 개선에 16억불 투자
지원금 절반은 트랜스링크로··· 재정난 해결 역부족
트랜스링크(TransLink)가 연방정부로부터 8억 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게 됐지만,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재정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션 프레이저 연방 주택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노보노디스크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주 성분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녹색 채소와 통곡물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노년기에 인지 능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인지·사고 능력은...
신규 이민자 39% “높은 주거비에 거주지 이동”
캐네디언 드림 허상··· 앨버타 다음 정착지로
높은 주거비 부담에 저렴한 보금자리를 찾아 거주지를 옮기려는 신규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 3일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 연구소가 캐나다인 4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밴쿠버 출신 필립 김, 캐나다 대표로 브레이킹 출전
세계 정상급 브레이크댄서··· 금메달 유력 후보로 거론
한인 2세 브레이크댄서 필립 김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다 / Canadian Olympic Committee 한인 2세이자 캐나다를 대표하는 브레이크댄서인 필립 김(Philip Kim·27)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 4월 리치몬드 방화 2인조 일당
한 명은 바지에 불붙어 화상 가능성
리치몬드 방화 사건의 두 용의자 / Richmond RCMP 경찰이 리치몬드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의 용의자 일당을 찾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24일 오전 4시 30분쯤 리치몬드 코스코 인근...
검찰이 2013년 국내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주식투자 사기를 친 후 캐나다로 도피한 지명수배자를 지난달 현지에서 검거했다.3일 서울중앙지검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를 받는 A(5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A씨는 2013년 다수의...
보궐선거 충격패 후, 전현직 의원 사퇴 목소리
트뤼도 “아직 할 일 많이 남아” 사퇴론 일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 / The White House Flickr 연방 자유당 전현직 의원들이 잇따라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지난주 보궐선거 충격패의...
다이킨·아마나·굿맨 3개 브랜드 대상
캐나다에서 판매된 유명 냉난방 장치(heat pump) 브랜드 제품이 과열 위험으로 인해 리콜됐다. 캐나다 보건부는 웹사이트를 통해 다이킨(Daikin), 아마나(Amana), 굿맨(Goodman) 등 3개 브랜드의...
웨스트젯 정비사 노조 48시간 파업 여파
1000편 이상 ‘줄취소’로 연휴에 공항마비
웨스트젯 정비사 노조의 48시간 파업 여파로 지난 주말과 캐나다데이 연휴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큰 불편함을 겪었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파업은...
최소 20가구 대피··· 1번 고속도로 등 폐쇄
차량 통행 금지 풀렸지만 복구 작업 여전
▲지난달 30일 홍수가 발생한 BC주 사보나 지역의 1번 고속도로 모습. 사진 = Facebook/Ashcroft Live지난 캐나다데이 연휴 기간 BC 인테리어(Interior) 지역에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면 아이의 감정 조절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캐나다 셔브룩대,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 공동 연구팀은...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