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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웃음꽃 피는 도자기 만들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3-19 00:00

"도자기 빚는 재미? 며느리도 몰라!"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웃음꽃 피는 도자기 만들기

우리 옛말에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봄볕이 더 따갑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한 시어머니가 딸을 더 아낀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이 같은 고부(姑婦)간의 갈등을 묘사한 속담으로는 '정승(운수) 궂은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아흔 아홉'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쯤하면 고부간의 관계도 막하자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갈등의 골이 얼마나 깊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은 어느 한 사람이 죽어야 끝이 난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하지만 이곳 밴쿠버에서 칠순(七旬)의 시부모를 모시고 있는 맏며느리 장 안젤라(44)씨의 경우를 보면 고부간의 관계가 부모의 관계로 발전될 때 고부간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도자기를 만들면서 마치 친딸과 어머니처럼 지내고 있는 이들에게 '사이 좋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보기 힘들다'는 것은 잘못된 고정 관념의 하나에 불과했다. 도자기 빚는 재미로 연신 웃음꽃을 피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코퀴틀람의 도자기 공방 'Kim's pottery'에서 만났다.

도자기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하셨습니까?

"평소에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젊어서도 좀 만들어 보긴 했지만 소일 삼아 다시 시작했지요. 처음엔 저 혼자 배우려다 며느리를 수업시간 내내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하고 해서 같이 하고 있어요. 하루는 내가 배우고 하루는 며느리가 배울 수 있었으면 했는데 선생님(도암 김정홍)이 같이 배우는 게 좋겠다고 해서…(웃음)" (시어머니 김 아네스씨)

도자기 만들기의 장점이 있다면?

"일단 정신을 집중하게 하고 잡념이 없어지는 것 같아 좋습니다. 큰 재능이 없어도 자꾸 하다 보면 늘어나는 재미도 보통이 아니지요. 또 생활에 필요한 그릇 같은 것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 수 있어 한편으로 뿌듯해요. 만들어 지는 과정도 재미있고… 지금 제가 만들고 있는 것은 우리 바깥 양반이 난(蘭)을 좋아해서 난분을 만들고 있어요. 며느리는 쟁반 그릇을 만들고. 서로 필요한 것을 만들지만 가족들에게 우리도 뭔가 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지요." (시어머니 김 아네스씨)

고부간의 관계는 갈등의 연속이라는데?

"글쎄 그렇다고 들 하는데.. 연속극을 봐도 고부간에 문제없는 경우는 없더군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며느리가 부모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데다 생활도 검소해 아주 흡족합니다. 며느리를 친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때는 저희 부부도 늙어서 짐이 될까 봐서 따로 사는 것을 생각했는데 이제는 바깥 양반도 극구 반대해요."(시어머니 김 아네스씨)

"시어머님이 저를 자랑하시지만 전 오히려 어머님을 잘 만났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도암 선생이 중간에 '글쎄 이렇다니까'하고 끼어 들자 서로 박장대소 했다) 어머님은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저희를 대해 주시기 때문에 모시기가 편했습니다. 그 동안 시부모를 모시는 맏며느리라고 딱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며느리 장 안젤라씨)

이땅의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에게 한 말씀?

"가정사에는 정석(定石)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각 가정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환경이 틀리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세태의 흐름에 따라 맞게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더욱이 남자들이 바깥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려면 안 살림을 맡고 있는 고부간의 사이가 좋아야 합니다." (시어머니 김 아네스씨)

자신들의 이야기는 얘기거리도 못 된다며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끝까지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여성으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며 함께하는 연대의식으로 갈등의 여지를 원천봉쇄 해왔다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이분들의 경우 적어도 '며느리 시어머니 된다'는 속담은 더 이상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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