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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서승 교수 "전쟁은 억울한 피해자를 낳습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3-25 00:00

인권운동가 서승 교수
"전쟁은 억울한 피해자를 낳습니다"

재일교포 3세로 한국에서 19년간 수감 후 양심수로 사면복권
출소후 인권운동과 일본내 재일교포의 지위향상에 전력

해방되던 해인 1945년 일본에서 출생한 서승 교수는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 왔다. 현재 교토의 신흥명문으로 손꼽히는 리치메이칸 대학에서 인권법을 가르치고 있는 서교수는 동북아의 인권문제와 양심수 문제에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시각을 가지고 있다.
재일교포 3세로 동경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을 배우고 싶어 서울대 대학원으로 진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한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몰아친 북풍으로 영문도 모른채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19년 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다.
서교수는 1990년 출소한 직후부터 인권운동협회 등에 초청되며 인권운동과 동아시아 평화인권 국제 심포지움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1999년 한국 정부에 의해 완전히 사면복권 됐다.
일제의 인권유린에 대한 증인으로 '아시아 태평양 전쟁 피해 컨퍼런스' 참가한 그를 어렵게 만났다.

19년 간이나 양심수로 복역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재일교포로서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간첩죄, 반공법 위반, 외환관리법 위반, 통신법 위반 등 갖가지 죄목을 뒤집어썼다. 그 당시 군사 독재 재판을 통해 200여명의 재일교포가 징역살이를 했었는데 나역시 누구에게 호소할 길이 없었던 재일교포 신분이라 무혐의로 풀려난 다른 학교 친구들과 달리 중형을 선고 받았다.

체포 후 어떤 인권유린을 당했나?
있지도 않은 간첩단 조직도를 자백하라며 고문을 심하게 받았다. 진술서를 쓰고 같이 연행된 친구들과의 관계를 자백하라며 심한 고통을 당하면서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사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석유곤로를 몸에 뒤집어 쓰고 자살을 감행했는데 목숨이 질겨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으나 살아 남았다.

투옥생활 중 어떤 일을 했나?
19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는 동안 나와 같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양심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1978년 BBC 방송을 통해 세계 10대 양심수로 선정되기도 했고, 감옥에서 중국어와 영어를 공부해 4개 국어를 읽고 쓸 줄 알게 됐다.

출소 후 어떤 일을 주로 했나?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인권운동협회의 초청으로 미국의 여러 학교를 방문했으며 인권관련 NGO 활동을 해왔다. 동아시아 평화인권 국제 심포지움을 6차례 했으며, 해방후 한국에서 자행된 제주, 여주, 고창 등의 집단학살과 5.18 민주항쟁 등에 대한 진상회복과 보상운동 등을 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참여목적은?
재일동포의 관점에서 본 식민지 지배시절 일제의 만행과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문제에 대해 증언하게 된다. 또한 전쟁을 통해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밝힐 것이다.

일본내 한인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 일본에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시인, 북핵 문제 등으로 조총련계에 대한 박해가 심해졌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에 대한 멸시가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다. 박해 받는 일본내의 재일동포를 한국정부가 돌아보지 않는다면 한국민에 대한 일본의 멸시와 차별행위는 시정되지 않을 것이다.

재일동포에 대한 인권은?
아직도 많은 차별적인 정책 속에서 재일동포들이 고통 받고 있다. 최근 영어권 국제학교의 일본내 교과과정이 인정됐는데 한국, 중국 등 다른 나라 학교의 교과과정은 아직도 정규과정으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 국적을 취득하려면 한국성을 버리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

경계해야 할 일본의 움직임이 있다면?
최근 불거진 북한핵 문제를 일본의 군사화에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대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군사력을 증강시키려 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유지와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아직도 식민지 시대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의식을 바꿔야 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자주적 외교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
일본과 아시아의 분단을 극복해야 북미, 유럽, 아시아가 서로 경쟁하고 견제하는 세계 신3국시대가 열어질 수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일본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 가는가가 중요하며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정부의 노력과 일본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 일을 위해 민간 차원의 인권운동과 국제심포지움을 계속 해 나갈 것이며, 지금 재직하고 있는 리치메이칸 대학에 동북아 연구학과를 개설하려고 한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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