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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아가는 사람들 - 박병준.박금자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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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6-19 00:00

자연을 닮아가는 사람들 - 박병준.박금자 부부

"세상 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한 여류시인은 '산에 가서 산을 밟는 일 부끄럽다'고 노래했다. 모든 것을 다 내어 주고 품어 주는 대자연 앞에서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겸허해 진다는 뜻이다. 이곳 캐나다에서 태고의 자연을 직접 목격하고 그 장엄함에 전율해본 사람들이라면 다른 어떤 이들보다 고개를 크게 끄덕일 법도 하다.

캐나다 곳곳의 숨은 비경을 찾아서 수도 없이 많은 트레일(등산로)을 걸었던 박병준.금자씨 부부(사진)의 경우는 외려 산 밟고 다니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의 이 부부는 돌아온 다음날부터 바로 '자연이 또 어떤 모습을 내게 보여줄까?' 궁금해 하며 다시 떠날 차비를 하는 진솔한 산사람들이다.

박병준씨의 경우는 한국 '코리아 타코마'의 기계기술전문가로 일하다 1975년 캐나다로 이민 온 후 평생을 앞만 보고 살아온 그에게 새로운 삶의 전기(轉機)가 자연과 벗하면서 찾아왔다. 3대독자로 자란 집안분위기 탓에 다소 심약했던 자신에게 담력은 물론 호연지기(浩然之氣)까지 키워준 것이 바로 산이었다.

그는 산에 대한 단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산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지만 그 오름은 우리의 선택. 그 선택은 우리의 욕심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량에 따라야 하는 것이니 같은 산이라 할지라도 그 산을 대하는 사람에 따라 다가오는 크기가 다를 것이다."

서부캐나다 일대는 안가 본 곳이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못 가본 곳이 아직은 더 많다는 박병준(66)씨의 아호는 늘산(山). 9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조기 은퇴하면서 서부캐나다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동안 잡지 '아름다운 서부캐나다'와 '월간 산'을 통해 신비를 간직한 캐나다의 아름다움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밴쿠버 한인 산우회'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낚시 동호회' 출범의 산파역을 맡기도 하는 등 말 그대로 '밴쿠버 아웃도어(OUTDOOR)계의 대부'. 본지의 인터넷 홈페이지 아웃 도어란을 담당하는 방지기의 한 사람으로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컴퓨터 실력에다 직접 찍으며 터득한 사진 실력은 은 거의 프로급.

서부 캐나다를 스스로 여행 할 수 있도록 슬라이드와 함께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 세미나도 열고 있는 늘산은 "깨끗한 자연을 즐기는 기쁨 외에도 자연의 그 아름다움을 순간 포착해 사진으로 담아 내는 성취감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록키 산행이후 7통에 걸쳐 담은 사진을 카메라와 함께 통째로 잃어 버렸을 때는 밤마다 '아이고 내 카메라'하는 생각으로 몇일 밤을 잠 못 이루기도 했다"고 웃었다.

현재 광역밴쿠버 써리시에서 팔순의 노모를 정성으로 모시며 살고 있는 효자이기도 한 그는 "본인의 칠순잔치에는 그 동안 써왔던 글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책으로 묶었으면 한다"며 "돈이 많아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돈은 없어도 마음은 부자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찾아 갈 때 마다 다른 모습으로 반겨주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바로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늘산이 '이 친구'라고 부르며 항상 동행하는 부인 박금자(64)씨는 "자연에 반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면 세상사의 시름은 모두 잊게 된다"면서 "산속에 든 또 다른 산을 만나기 위해 지금은 오히려 내가 먼저 가자고 조르는 형국"이라고 했다.

슬라이드와 비디오로 늘산이 담아낸 캐나다의 자연을 보면서 백번 보느니 한번 가 보는 것이 낫겠다 싶은 탄성도 잠시, 우리가 절대 빼놓지 않고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자연이 펼치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스쳐 지났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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