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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밴쿠버 한인노인회 회장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13 15:16

“노인문제 ‘소통’으로 푼다”

노인회는 한인회와 더불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주요 단체 중 하나다. 그만큼 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노인회가 주최하는 행사도 여럿 되지만, 한인사회의 각종 모임에서 노인회 회원들을 만나는 것 역시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인들의 행사 참여가 젊은 층에 비해 적극적인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령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게이트볼 친교를 돕는 특급 도우미”

바로 고령화 문제가 이용훈 노인회장의 주된 고민거리다. 지난 3년간 노인회를 이끌어 오면서 그는 자신의 문제이기도 한 ‘노인들의 삶의 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왔다.

“우선 노인들의 한인사회 참여를 많이 독려해 왔어요.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괜히 움추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한인사회 행사에 참여하다 보면 인간관계도 넓어지고, 그것을 통해 삶도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인사회 차원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젊은 세대들의 모습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물론 그들을 탓할 수는 없겠지요. 살아가는 일이 예전에 비해 더욱 팍팍해지지 않았습니까? 취직을 위해, 또 자기 사업을 위해 애쓰다 보니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가 쉽지만은 않겠지요.”

다시 노인들만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이 회장이 사람들간의 교류 혹은 소통 이외에 신경쓰는 일은 바로 ‘배움’이다. 배움은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 의미에서 노인회가 운영하고 있는 노인학교는 나름의 가치를 갖는다.

“노인학교는 일주일에 네 차례 수업이 있습니다. ESL, 음악, 고전무용, 컴퓨터, 게이트볼 탁구 이렇게 여섯 개의 과목이 있지요. 노인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학생은 150여 명 정도 되는데, 이들에게 매주 월요일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지요.”

이 회장은 특히 컴퓨터 교육에 관심이 높다.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알면 보다 넓은 세상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엔 컴퓨터 10대로 시작했는데, 이곳저곳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제는 컴퓨터 수가 40대로 늘었지요. 다음 학기부터는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으실 수 있도록, 컴퓨터를 계속해서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노인학교가 요즘 중점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바로 게이트볼이다. 지난 해 가을 한인사회에 게이트볼을 처음 소개했는데, 노인들의 관심은 이미 뜨겁다.

“게이트볼은 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그리고 매우 재미있는 운동입니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운동을 적극 추천합니다. 타 커뮤니티 노인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게이트볼팀이 활동해 왔어요. 이에 비해 우리 한인노인회는 게이트볼을 들여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두 개팀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용훈 회장은 지난 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게이트볼 대회’를 참관했다. 이 행사 참여를 통해 그는 게이트볼이 단순한 취미생활을 넘어 밴쿠버 한인 노인들의 인맥을 넓히는 데도 상당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팀을 꾸리게 되면 각종 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겠지요. 한인 노인회에 게이트볼팀이 있다고 하니까 벌써부터 타 커뮤니티, 특히 일본 노인회에서 시합을 하자고 제안해 오고 있습니다. 게이트볼이 타 커뮤티와의 교류 확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지요.”

게이트볼팀 운영 등 여러 사업을 하다보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이 돈이다. 노인회 살림은 회원들의 회비(연간 30달러)와 몇몇 사람들의 후원으로 꾸려진다. 이 회장이 안타까워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참 아쉽습니다. 다른 커뮤니티 시니어센터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거겠지요.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지는 않겠습니다. 여러 가지를 보완해서 계속해서 지원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요?”

이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매주 월요일 노인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특히 이때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돕고, 또 이렇게 정을 나누다 보면 한인사회의 화합도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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