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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몇 살부터라고 생각하십니까” 물어보니…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dski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17 16:06

전철 무료·양로원은 65세, 공공근로 64세까지만 가능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사는 이모(64)씨는 얼마 전 양로원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유는 '연령 미달'이었다. 이씨는 "노인복지관이나 노인교실은 60세부터 노인으로 인정해서 이용하게 해주는데 왜 양로원은 65세부터 기준을 적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모(66)씨는 최근 풀 뽑기 같은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려고 구청에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64세 이하만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반면 지하철 안내원 같은 노인 일자리 사업은 65세 이상이어야 받아준다.

노인(老人)은 과연 몇 세부터일까. 고령화 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노인복지법을 비롯한 현행 법령 어디에도 노인의 연령을 몇 세로 할지 규정한 법령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노인을 상대로 시행되는 각종 제도가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서 혼선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상당수 노인 제도는 65세 이상이어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은 총 542만명. 이들은 무료로 전철을 이용하고, 고궁이나 국공립박물관 입장도 공짜다. 기초노령연금이나 노인요양보험 등도 이때부터 대상자가 된다. 하지만 치매 조기 검진 사업이나 결식노인에 대한 무료급식,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근로 능력이 없는 사람의 기준은 60세부터이다.

보건복지부가 17일 공개한 '저출산·고령화 국민인식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인으로 간주하는 나이는 66.7세였다. 60세나 65세 기준을 적용하는 현행 제도와는 1.7~6.7세 차이가 나는 셈이다.

노인 연령을 60세나 65세로 규정하는 것은 평균 수명이 50세를 채 넘지 못하던 독일 비스마르크 시절(19세기)의 유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수명이 환갑을 넘기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평균 수명이 80.8세로 환갑을 넘기고도 20년을 더 산다. 더욱이 2050년에는 기대수명이 남자 85.1세, 여자 89.3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는 사회적·생물학적 근거 없이 행정적인 잣대로만 만들어진 노인 규정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외국 국가들도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노인 연령을 65세를 기준으로 삼는다. UN은 65세 이상을 고령인구로 구분하고, 일본도 대부분 노인 복지제도가 65세부터 시작된다. 의학기술 발달 등으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나라마다 노령연금제도를 손질해 현재 대부분 국가가 연금수령 연령 시기를 65세로 올린 상태다. 덴마크·노르웨이는 67세까지로 올렸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65세로 통용되는 노인 연령 기준을 올리자는 의견이 나온다. 김일순 연세대 명예교수는 "정신적·육체적·의학적 건강 상태에 비춰 노인으로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노인으로 분류해 취업 제한 등 부작용이 큰 만큼 노인 연령을 지금보다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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