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거리소년에서 상원의원이 되기까지”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2-21 13:22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부의장 꿈을 이야기하다

“세상은 여러분께 열려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확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지난 18일 한카 나눔의 재단(회장 채승기)이 개최한 초청 강연이 열린 써리 그레이스 한인교회.
단상에 선 신호범(77·사진) 미국 워싱턴주 상원부의장은 그가 걸어온 인생의 길을 이야기했다. 생계 유지만을 위해 살아왔던 유년시절에서 미국에 와서 꿈이라는 땅을 일구기까지. 그의 77년 삶 속에 꿈을 쫓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저는 여덟 살 때부터 거리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낮에는 구걸을 하고 저녁에는 구걸한 음식을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었습니다. 그런 던 중 6·25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때부터는 미군 트럭 주변을 돌며 음식을 구걸하고, 구두를 닦았죠. 하우스 보이라는 말 아세요? 미군의 빨래 해주고, 설거지해주는 잔심부름을 하는 아이를 말합니다. 그런 하우스 보이가 당시 제 모습이었습니다.”

하우스 보이로 지내던 그에게 처음 손을 내민 것은 한 백인 남성이었다. 당시 군의관이었던 레이 폴 박사는 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어 폴 박사는 그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아버지가 된 폴 박사를 따라 처음 미국 땅을 밟게 된다. 1953년. 그의 나이 18살 때였다.

“미국 땅을 처음 밟았을 때 하고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공부였습니다.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했던 저 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초등학교에 갔죠. 그랬더니 나이가 너무 많다며 거절을 했습니다. 이번엔 중학교에 갔습니다. 역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입학을 받지 못하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엔 고등학교에 갔죠. 그러니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입학시킬 수 있겠냐’며 입학을 거절 당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엔 GED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검정고시 같은 것이죠. 그것을 준비하기로 마음 먹고 독학을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매일 새벽 잠까지 줄여가며 공부에 매달렸다. 모자란 부분은 가족들이 나서서 그를 도왔다. 그런 그의 노력 끝에 첫 꿈의 결실이 1년 반 만에 나타났다. 그가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이다. 그는 이어 작은 일 들을 하나 둘 이뤄가기 시작했다. 대학에 진학했고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공부를 이어갔다. 그리고 대학 교수가 되기까지 그는 쉴새 없이 달렸다.

“제가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캔 두(Can Do)’ 우리말로 ‘할 수 있다’라고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꿈이 되겠지요. 한국을 떠나온 것이 벌써 58년이 지났습니다. 저는 그 시간 동안 ‘캔 두’ 이두 단어를 마음에 담아두고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이루며 살아왔습니다.”

한인 최초로 미국 정계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1992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또한 1998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워싱턴 주의 동양인 최초 상원의원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이후 그는 2010년까지 4번에 걸쳐 재선에 성공했다. 그렇게 꿈을 계속 실현해 온 그는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3년 전 이맘때로 기억합니다. 연아 마틴이 제 사무실에 찾아왔습니다. 정계 입문 전에 제게 조언을 얻기 위해 들렸다고 했죠. 이날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자랑스러운 정치인으로 캐나다 주류사회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제 꿈은요. 여기 있는 젊은 친구들. 그리고 1.5세~2세들이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여러 분야뿐 아니라 정치계에서도 말이죠.”

글·사진=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英 고교생 3명, 터키 거쳐 IS 근거지 시리아 입국
지난 17일 오전, 방학을 맞은 영국 런던의 같은 학교 여고생 샤미마 베검(15)과 카디자 술타나(16), 아미라 아바스(15)는 “외출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 밤 늦도록 아이들이...
[풀어쓰는 뉴스] 통합소비세 환급 더해져
BC주정부는 캐나다 국세청을 통해 BC주 통합소비세환급(BCHSTC)을 BC주 저소득층 가정과 개인에게 6일 일제히 발송했다. BC주 거주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 내는 12%세율 통합소비세(HST)의 일부를 돌려주는 것이다. BC주 HST도입에 따른 BC주 저소득층의 부담을...
한진택배 밴쿠버 총대리점
한진택배 서부캐나다 총대리점(사장 김성훈)은 한국전문 항공 특송회사로 밴쿠버 전역 34개 취급점에서 모은 화물을 접수 받은 다음날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발송하고 있다. 김성훈 사장은 한진택배의 장점으로 가격, 속도, 고객인지도와 신뢰도를 들었다. 김...
文대통령 "3차 북·미 회담 열리면 비핵화 새 질서 만들어질 것"트럼프 "北 핵실험 오랫동안 없었다…앞으로 많은 일 할 수 있어"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조만간 제3차...
캐나다 정부가 석방 대가로 돈 지급했다는 설은 부인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 9일 ‘병 보석’으로 석방돼 캐나다로 돌아온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가 25일 주류 방송인 C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생활에 대해 털어놨다. 한국 출생인 임 목사는 자신의 국적이 한국인이었다면 북한에서 죽었을 것이지만 캐나다...
벌금 167달러에서 368달러로, 벌점도 대폭 강화
BC주정부가 9일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6월 1일부터 기본벌금은 기존 167달러에서 368달러로 2배이상 인상되고 적발될때마다 적용되던 벌점...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용사들의 감동실화...한국 흥행 돌풍
한국에서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연평해전이 밴쿠버에서 개봉한다.<▲영화 연평해전의 한 장면>연평해전의 북미 배급사인 웰고 USA(Well Go USA)는 17일 밴쿠버를 비롯해...
수령자 90%가 공항 검색요원
외국에 나갈 때 세관에 미리 신고하지 않고 미화 1만달러(1044만원) 이상의 현금을 소지하면 불법입니다. 외국환거래법 위반이죠. 작년 한 해 동안 1727명이 688억원에 해당하는 돈을 몰래...
사회공헌 프로그램 '현대하키헬퍼' 성공적 운영
현대 자동차 캐나다 법인은 지난 18일 자사가 운영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 '현대하키헬퍼(HHH)'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유소년 2721명을 후원했다고 밝혔다.‘현대하키헬퍼’는 현대차가...
요식업체 대상 도매업체가 보급사업추진
버블티 도매업체가 한국 소매업체에 프로포즈를 하고 있다. 버블티닷시에이(bubbletea.ca)사는 타이완 야시장에서 개발된 버블티를 북미주에 총판하고 있는 회사다. 버블티사 디렉터 그렉 투씨는 “북미주에 버블티가 상륙한지 이제 15년이 됐다”며 “최근 한국 식당...
새로운 다이어트 흐름 반영 대형 그로서리들 잇달아 출시
2018년 식료품점 선반에는 더 많은 건강식품들이 진열될 것으로 예측된다.캐나다 전역의 식료품 생산업체들은 최근의 식품 트렌드인 소위 ‘글루텐 프리’와 같은 다양한 “첨가물들이 없는” 제품을 시장에 쏟아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컨설턴트들은...
“빌리 그래함 전도 집회, 3월 3일부터 5일까지 밴쿠버에서”
빌리 그래함(Graham) 전도 집회가 내달 3일(금)부터 5일까지 사흘간 밴쿠버 다운타운에 위치한 로저스아레나(Rogers Arena)에서 열린다.이번 행사의 내셔널 디렉터인 데이비드 인그램(Ingram)씨는...
한국계 배씨는 시드니 공대생, 중국계 첸도 대학 재학 중
15일 오후 5시쯤(현지 시각) 이란계 무장 괴한 만 해론 모니스(50)가 인질극을 벌이던 호주 시드니 시내 린트(Lindt) 카페. 경찰이 삼엄하게 에워싼 가운데 앞치마를 두른 두 명의 동양계 여성...
“전국적으로 도소매 일자리 4만2000개 급감”
11월 BC주 실업률이 전달 대비 0.3%P 줄어든 5.8%로 집계됐다. 구직자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일자리 또한 전일제와 시간제 모두 각각 1000개와 3300개 증가하며, 실업률을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한편 전국 실업률은 6.6%로, 2008년 11월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특집: 시니어의 생활(1)
대부분 스마트폰에는 위치추적 앱이 있다. 이 앱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악용하면 사생활 침해지만, 동의 하에 사용하면 만약의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친지를 찾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캐나다 여자축구가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캐나다는 9일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프랑스와의 3·4위 결정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두며 동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날 캐나다와...
제임스에게 물어 보세요 세금줄이면서 투자하기 문: 저는 더 이상 소득이 없기때문에 RRSP역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세금을 절약하기 위한 다른 대체 투자방법이 없을까요? 답: 소득이란 봉급을 비롯해서 비즈니스 순이익, 임대소득, 로열티등을 말합니다....
BC 보건당국은 6일 성명을 통해, 지난 하루 사이 BC에서는 216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다고 발표했다.   신규 사망자 수는 아직 집계가 안 돼 다음 날 발표될 예정이다.  ...
어른·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 열려
BC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지구의 날 행사가 오는 23일 써리시청 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하며 무료입장이다. 올해 지구의 날 행사에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캐나다 이민부 발표… 기존 이민자에 도움될지는 불투명
캐나다 이민부는 9일 난민 정착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번 기회에 재정착지원제도(Resettlement Assistance Program· RAP)에 따른 지원단체에 대한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민부는 360만달러 지원금을 마련 지원단체의 예산을 올해 25% 늘리기로 했다. 이어...
 611  612  613  614  615  616  617  618  619  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