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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중국인은 메트로 밴쿠버를 사들이고 있는가?”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3-16 12:36

웨스트 밴쿠버 리/맥스 마스터리얼티에서 근무하는 에디스 챈(Chan) 부동산 중개사는 요즘 일정이 매우 바쁘다고 한다. 집을 보려는 중국인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첸 중개사는 “요즘 집을 팔려고 내놓으면 99%는 중국인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로웨메인랜드 전역의 중국계 부동산 중개사들에게 유사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자녀 교육과 밴쿠버의 소문난 삶의 질을 즐기러, 혹은 부동산을 구매를 위해 중국 본토에서 이주해오는 풍경은 흔하다. 이들이 유입되면서 길 하나의 인구 구성이 바뀌기도 했다.

버지스 콜리 설리번 앤 어소시에이트사의 재산세 전문가 폴 설리번(Sullivan)씨는 부동산 중개사의 이런 모습을 전했다.  “영어구사를 못 하는 중개사가 리치몬드의 작은 사무실에서 나와 밴쿠버 국제공항으로 간다. 이들은 공항에서 잠재적인 구매자를 만나 300만, 400만, 500만달러 집들을 보여준다. 구매자는 이렇게 본 집 중 몇 채를 산다.”

종종 이렇게 집을 산 사람들은 집문서를 중국으로 가지고 가서 친구에게 되팔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밴쿠버 부동산 시장의 한 단면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기이한 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실체를 숫자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지역별로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의 차이가 매우 크다. BC주 지역별로 전체 매매건수에서 외국인 구매자가 참여한 비율을 보면 최저 1% 미만부터 곳에 따라  75%까지 올라가는 곳이 있다. 일부 중개사는 특정 지역 부동산 매매의 95%가 외국인에 의해 이뤄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수치의 불명확성은 여러 전문가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밴쿠버의 유명 콘도 마케터 밥 레니(Rennie)대표가 도심개발연구소(UDI)에서 지난봄에 행한 설명회에서 확인된다. 레니 대표는 밴쿠버시 서부에 200만달러 이상 주택을 분양했을 때 구매자의 90%는 중국 본토 출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설명회에서, 레니 대표는 매트로 밴쿠버 전역을 놓고 볼 때 외국인 구매자가 단독주택에 매매에 차지하는 비중은 단 0.09%, 콘도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캐나다주택보험공사(CMHC) 로빈 애드맥(Adamache) 선임시장분석관은 밴쿠버부동산협회(REBGV) 자료를 인용해 2011년 한 해동안 외국인의 메트로밴쿠버 시장 참여율은 9%라고 밝혔다.
동시에 애드맥 분석관은 랜드코 데이터사 자료를 인용해 밴쿠버시와 리치몬드시에 외국인 시장 참여율은 7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외국인 참여율 통계를 내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 애드맥 분석관은 보통 매입자의 이름을 토대로 중국인 이름 같으면 중국인 통계에 넣는 방식으로 참여율을 계산한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계같은 이름을 가진 구매자가 밴쿠버 거주자인지, 새 이민자인지 아니면 외국에 거주하는 사람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 이런 방식으로 산출하는 이상 한인도 중국계에 마구잡이로 포함될 수 있다.

애드맥 분석관은 “실제로 정확하게 측정할만한 통계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마그넘 프로젝트사 조지 웡(Wong)대표는 “외국인이라면 캐나다 국외에 주소를 두고, 캐나다에 소득세신고를 하지 않으며, 캐나다 거주자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겠지만, 실제로는 외국인 통계에 이런 사람뿐만 아니라 이민자들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웡 대표는 리치먼드 시내 퀸테트(Quintet)와 리버그린(River Green) 분양 당시 중국계 구매자가 99%와 90% 였는데, 이들은 대부분 중국계 이민자였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유입되는 자금의 원천을 토대로 외국인의 시장 참여 지분을 아는 일도 불가능하다. 캐나다는 1만달러 이상 자금을 들여올 때 신고하게 돼 있지만, 그 자금이 어디에 쓰일 것인가를 신고받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금원이 투명하고, 범죄 관련성이 없으면 송금 대상자가 어디 사는지는 거의 추적하지 않는다. 당장 업계도 파악하기 어렵다. 웡 대표는 서비스업에 속하는 부동산 중개사들이 “돈이 어디서 나서 집을 사느냐?”라고 묻는 것 자체가 금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구매자의 신원이야 어찌 됐든 제프 핸쿡(Hancock) MPC인텔리전스사 시장분석가가 말한 바로는 중국에서 돈이 들어와 메트로밴쿠버의 부동산 매매를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의 매매바람은 중국정부의 투자제한 정책과 캐나다 정부의 관광진흥정책에 의해 더 힘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09년 부터 외국 부동산 소유권한을 한 가구에 1채로 제한했다. 그 결과는 아이러니하게도 밴쿠버로 중국인이 몰리는 현상을 일으켰다.

중국인은 캐나다의 안정적인 금융제도와 정치를 높게 보아 일종의 랜드뱅킹에 적합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국인의 캐나다 관광비자 승인율이 80%로 높아지면서 관광 와서 부동산을 사는 형태까지 등장했다. 중국인 입국에 아직 까다로운 미국에 비해 캐나다는 여러가지로 조건이 좋은 곳인 셈이다.

외국자본 유입이나 살기 좋은 곳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을 막을 현실적인 방법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지역 주민도 구입할 수 있는 적정가 부동산 공급과 수요조절은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자료원= 비즈니스인밴쿠버(BIV)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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