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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명문대생, 동대문시장 식당 아줌마를 보더니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4-02 09:25

"머리에 무거운 쟁반을 이고 달리는 식당 아줌마들, 정말 신기해요. 이 아줌마들을 '동대문 맛의 움직이는 허브'로 디자인하면 어떨까?"(밀리 스미스)

"누구보다 동대문시장 사정에 빠삭한 오토바이 배달 아저씨를 동대문시장의 관광 가이드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이현민)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구 평화시장의 한 골목. 이곳에 영국 런던과 대전에서 날아온 젊은 디자인 학도들이 모였다. 디자인 명문인 영국왕립예술학교(RCA) 디자인 전공 대학원생 팀 부르클리(25)·밀리 스미스(25)·김미은(29)씨와 대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인 이현민(25)·우은지(21)씨였다. 학생들은 실제 상인들의 오토바이를 빌려 타보거나 공터 플라스틱 박스 위에 간이탁자를 얹고 식사 주문이 가능한지 체크하는 등 진지한 얼굴이었다.

이들은 RCA와 카이스트가 공동 진행하는 '고 글로벌(Go Global) 2012―서울 소셜 시티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서울이란 도시, 그중에서도 동대문시장의 '소프트웨어'를 디자인하기 위해 한국과 영국의 학생 80명(RCA 37명, 카이스트 43명)이 지난달 18일부터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뜨거운 아이디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디자인을 통한 도시 혁신 프로젝트'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영국 왕립예술학교 학생들과 카이스트 학생들이 시장을 활성화할 디자인 방안을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밀리 스미스, 김미은, 팀 부르클리(이상 왕립예술학교), 이현민, 우은지(이상 카이스트)씨.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프로그램을 이끄는 남택진(44) 카이스트 교수는 "'고 글로벌' 프로젝트는 RCA가 몇 년 전부터 해외를 돌며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해온 프로젝트로, 올해는 한국이 IT 기술이 앞서가고 디자인에 대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있어 대상국으로 정해진 걸로 안다"며 "국내에서 학술교류 관계를 맺은 카이스트가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주제는 '동대문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디자인'. "서울의 고유한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인 데다 2013년 완공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대문시장 상인들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는 85개 정도다. 디자인의 대상이 제품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많다. '동대문대학 패션디자인학과, 평화시장 생태찌개학과를 만들자' '수타 짜장면집처럼 동대문시장 옷가게에도 옷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게 하는 투명창을 만들자' 등이다.

팀 부르클리씨는 "동대문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배달 아저씨·아줌마 같은 독특한 사람들이었고, 단점은 시장의 구심점이 되는 식당이 없다는 것과 구성이 너무 복잡해 어디서 뭘 사야 할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양국의 디자인 학도들은 오는 6일 서울 종로의 서울디자인재단에서 그간 모은 동대문시장 살리기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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