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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실패로 버려질 뻔한 신장, 다른 생명 구했다

이송원 기자 lssw@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4-26 13:37

이식된 신장을 환자가 살아있을 때 떼어내 다른 환자에게 재이식하는 데 성공해, 한번 이식됐던 신장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미국 일리노이주(州)에 사는 로이 피어링(27)은 지난해 6월 여동생 세라(21)가 떼준 신장을 이식받았다. 하지만 이식받은 신장을 2주 만에 떼어내야 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특이신장염을 앓았다. 그런데 이식된 장기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고, 복부에 피가 차는 등 위험한 상태가 됐다. 로이가 앓던 병은 신장을 이식받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50%라고 했다. 의료진은 결국 로이의 신장 이식 수술이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보통 한 번 이식됐던 장기는 적응에 실패하면 폐기된다. 하지만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의료진은 피어링 남매의 동의를 얻어 로이가 이식받은 신장을 떼어내 다른 신부전 환자인 어윈 고메즈(67)에게 재이식했다. 의료진은 고메즈에게 이식된 신장이 현재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의사 로렌조 겔론은 이 같은 수술 결과를 최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릴레이 신장 이식의 주인공들. 오른쪽부터 신장을 처음 기증한 세라 피어링과 세라의 신장을 이식받은 오빠 로이 피어링, 그리고 그 신장을 다시 이식받은 어윈 고메즈. /CNN

이식된 신장을 살아 있는 환자의 몸에서 떼어내 재사용한 이번 수술은 의료 사상 최초라고 A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가 사망한 후 이식됐던 장기를 떼어내 다른 환자에게 옮긴 경우는 있었지만, 장기 수혜자가 살아 있는 동안 이식받은 장기를 떼어내 다른 사람에게 재이식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 번 이식된 신장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주변에 다른 조직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제거 수술이 까다로운데, 다른 사람에게 다시 이식하는 것까지 성공한 것은 의학적으로 큰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겔론 박사는 "이번 수술은 장기 이식은 한 번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을 바꾸게 했다"며 "혈관을 잘 재봉합하는 기술만 있다면 이식된 신장을 재활용해 장기 기증자가 나타나길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세라 남매와 고메즈는 25일 서로 콩팥을 주고받은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로이는 "이식받은 신장을 다시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처음엔 크게 절망했다. 하지만 여동생이 내게 선물로 준 콩팥을 나도 다른 사람에게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혈액 투석을 시작했고 다른 신장 기증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고메즈는 신장을 나눠준 남매에게 "평생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살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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