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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해경 또 도끼 내리친 중국 선원

조홍복 기자 powerbo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4-30 16:18

30일 오전 2시 30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방 72㎞ 해상에서 불법 어획물을 중국으로 나르던 중국 어선 어부들이 단속하던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대원들에게 도끼 등 흉기를 휘둘러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단속에 나선 대원들이 중국 절강성 200t급 어선(절옥어운 581호)에 승선했을 때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12월 인천해경 이청호 경사가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 도중 어부들의 흉기에 찔려 숨진 뒤 중국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까지 나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후 주석은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때 "한국이 이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관심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어민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고, 한·중 당국 간 협력 체제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사정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흉기 휘두르고 도망간 中어선… 해경, 한밤 나포작전… 중국 어선의 흉포함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30일 오전 전남 신안군 홍도 북서쪽 45마일 해상에서 불법 어획물을 운반하던 200t급 중국 어선 선원들이 단속하던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에게 중경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목포해양경찰서 3009함 특공대원들이 이 어선을 추격, 나포하고 있다. /목포해경 제공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 그들은 우리를 살해할 생각이었다."

당시 절옥어운 581호에 승선해 단속하던 김정수(44) 대원은 '퍽' 소리와 함께 그대로 갑판에 고꾸라졌다. 갑판엔 피가 흥건하게 흘렀다. 몸싸움 중 헬멧이 벗겨진 김 대원의 뒤통수를 겨냥해 중국 선원이 도끼를 휘두른 것이다.

김 대원은 "순간 머리가 '윙' 하면서 주위가 조용해졌다. 이대로 죽는 걸로 생각했다"고 했다. 길이 70㎝의 손도끼와 낫을 양손에 든 이 중국 선원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 대원의 오른쪽 옆구리를 향해 두번째로 도끼질을 했다.

김 대원은 "그들의 눈빛은 우릴 위협하자는 게 아니었다. 작정하고 우리를 죽일 기세였다"고 했다. 김 대원은 머리가 5㎝가량 찢어지고 늑골을 크게 다쳐 입원 중이다.

중국 어부들은 이전보다 더 흉포하게 날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약속한 자국 어민 교육 강화 등의 대책은 아무런 소용도 없는 양상이다.

농림부 소속 서해어업관리단 1000t급 무궁화 2호가 중국 어획물 불법 운반선을 발견한 것은 이날 오전 1시 20분쯤이었다. 관리단 대원 6명이 최고 시속 72㎞ 고속단정에 탑승해 1시간가량 운반선을 추격해 승선했다. 운전 요원 1명을 제외한 5명이 구명조끼·헬멧·삼단봉을 갖추고 배를 멈추기 위해 2층 조타실 장악에 나섰다. 중국 배는 추격을 피할 생각으로 모든 조명을 끄고 있었기에 사방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대형 셰퍼드가 으르렁대며 대원들을 위협했다. 대원들은 개가 없는 쪽의 조타실 창문을 깨고 진압을 시도했다.

 

단속 과정에서 도끼에 머리를 맞은 서해어업관리단원 김정수(붕대를 머리에 감은)씨와 팔과 배 부상을 당한 화정우씨가 목포 한국병원 응급실에 나란히 누워 치료를 받고 있다. /김영근 기자 kyg@chosun.com

 

그 순간 어른 주먹보다 큰 돌덩이 10여개가 대원들에게 날아왔다. 대원 3명이 머리에 맞아 충격으로 비틀거렸다. 조타실에 숨은 중국 어부들은 기세를 살려 미리 준비한 화염탄 10여개를 던지며 극렬 저항했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대원들은 1층 갑판으로 후퇴해 전열을 정비했다. 대원들은 어업관리단 소속이어서 해경과 달리 총기 등의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화정우(32) 대원은 배를 멈추기 위해 기관실로 이동해 동력 전원을 끊었다. 배가 멈추자 중국 어민 16명 중 4~5명이 손도끼와 낫, 갈퀴를 양손에 들고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대원 중에서 가장 젊은 화 대원이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갈퀴에 오른손 팔목을 다친 화 대원은 동시에 뒤쪽에서 낫으로 공격하는 중국 어부를 피하려다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다른 대원들이 화 대원의 추락 사실을 몰랐을 만큼 상황은 급박했다. 그는 파도에 밀려 배와 멀어졌고, 20여분간을 망망대해에 떠 있었다.

화 대원은 "암담했다. 주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수용 휴대용 조명을 계속 흔들며 구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본선으로 돌아가 지원 병력 5명을 추가로 싣고 중국 어선으로 다시 돌아가던 고속단정이 다행히 불빛을 발견, 화 대원을 구조했다. 동료 대원들은 "망망대해에서 화 대원을 찾은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30여분간 중국 배에 고립돼 사투를 벌인 대원들은 본선이 보낸 5명의 추가 병력에 의해 구조됐다. 고속단정 운전을 맡은 단정장과 구조된 화 대원을 포함한 총 11명의 대원은 고속단정으로 일단 물러났다.

무궁화호는 곧바로 이날 오전 3시 인근 해역에서 경비 중이던 목포해경 3009함에 이 중국 어선에 대한 추격을 요청했고, 오전 4시 15분쯤 해경이 출동해 나포에 성공했다. 총기와 유탄발사기, 전자충격기 등으로 무장한 해경이 나타나자 중국 어부들은 저항을 포기하고 투항했다. 해경은 16명의 어부 중 폭력에 적극 가담한 9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긴급 체포해 목포항으로 연행했다.

서해어업관리단이 올해 4월 30일 현재까지 나포한 중국어선만 110척에 달해 2010년 1년간의 60척보다도 훨씬 많다. 지난해 1년간 기록한 172척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서해관리단 한 단속대원은 "중국 어부들은 우리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조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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