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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박수 치며… 소름 끼치는 北 광경이 한국 정당서 버젓이

배성규 기자 vega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5-07 09:47

통합진보당이 그동안 당 운영 및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 처리 과정에서 보인 말과 행동은 상당 부분 일반인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

민주적 절차보다는 당파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고방식과 1980~90년대 운동권 주사파의 용어, 우리 정당에선 보기 힘든 생소한 이름표 들기 투표와 집단 박수·울음 등의 행태들을 보였다.

최근 드러난 진보당의 말과 행동, 사고방식은 우리 국민에게는 너무도 낯설고 이질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원증 들기 투표와 집단 박수

4~5일 국회에서 열린 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선 운영위원들이 발언 신청을 하거나 투표를 할 때 말없이 이름이 크게 적힌 운영위원증을 높이 들어 올렸다. 개표도 현장 진행요원이 위원증을 일일이 세어 집계하는 방식이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노동당이나 중국 공산당이 주요 회의에서 거수 대신 당원증을 들어 의사표시를 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날 당권파 핵심 인사들이 발언할 때마다 지지 당원들은 마치 약속한 듯 팔을 높이 들어 열정적으로 집단 박수를 쳤는데 그 모양새가 북한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자주 쓰는 '동지' '통일전선' '노선' '혁명' '척탄병' '세작질' 등은 주사파들이 즐겨 쓰던 용어다.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는 "정당노선이야말로 가장 혁명적인 노선"이라고 했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당 운영위원들이 이름표를 들어 안건 표결을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진보당 주요 인사들의 발언 내용도 비(非)민주적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4~5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선 "다수의 의견은 중요치 않다" "진보정치를 위해 수십년을 바쳤는데, 겨우 (부정선거 같은) 이딴 걸로 물러나라 하느냐"는 말이 나왔다.

진보당은 옛 민주노동당이 1월 유시민 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과 합쳐 새로 만든 정당이다. 그러나 진보당은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남북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 종속적 한미동맹 해체 등은 1980년대 주사파 운동권이 주장한 내용이다. 또 국민이라는 말 대신 '민중의 (의사결정) 참여 확대'라는 말을 쓰고 있다.

◇애국가 안 부르는 정당

진보당은 지난 1월 창당대회 때 국기에 대한 경례만 했을 뿐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다. 대신 운동가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4일 전국운영위원회의에선 국민의례를 아예 생략했다.

진보당은 2000년 민노당 창당 이후 국민의례 대신 운동권 인사(선배열사)들에 대한 묵념과 운동가를 부르는 민중의례를 해왔다. 지난 1월 창당 과정에서 국민참여당 측이 "정권을 잡겠다는 정당이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 겨우 국기에 대한 경례만 수용했다.

국민참여당 출신의 한 핵심 인사는 "당을 장악한 당권파는 국가가 민중을 탄압하는 도구라거나 남한 정부를 합법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과거의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으로 비례대표 사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석기 당선자가 뒤로 빠진 채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1980년대식 운동권 문화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비주류 측은 "이 당선자 대신 대리인인 이정희 대표와 비례대표 3번인 김재연 당선자를 내세워 몸통을 보호하려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보당 주류는 과거 독재정권과 싸울 때 각종 비합법·비민주적 수단을 써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는데, 지금도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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