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정치폭력의 싹' 키우는 진보당

배성규 기자 vega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5-15 10:19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단상에 뛰어오르고 당대표의 뒷덜미와 머리채를 낚아채는 등의 폭력사태 전위(前衛)에는 젊은 학생과 청년들이 있었다. 여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뒤에서 끌어당겼다. 사실상의 행동대원이었다. 비당권파인 진보당 노회찬 당선자는 이들을 1980년대의 정치 깡패 '용팔이'에 비유했다.

◇진보당 대학생 당원 2000~3000명

이날 폭력을 휘두른 100~200명의 학생·청년들 중 상당수는 진보당 전국학생의 소속이며, 이들은 동시에 대표적 대학생 운동권 단체인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 관계자 등이 말한 바로는 단상에서 공동대표단을 폭행한 사람 중에는 김종민 전 진보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이 포함돼 있었고, 단상 주변에는 박자은 진보당 전국학생위원장과 정수현 진보당 서울시당 학생위원장(숙명여대 약학대)이 있었다. 진보당 관계자는 "조준호 대표의 머리채를 잡고 흔든 여성도 20대 초반의 여대생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자은 위원장은 한대련 의장을 지냈고 이번에 진보당 청년비례대표 선거 프로젝트인 '위대한 진출' 대변인이었다. 김종민 전 위원장도 한대련 출신이다. 한대련 현 정용필 의장과 집행위원장 등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도 함께 있었다.

당대표 머리채 잡은 여대생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이 조준호 공동대표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비당권파 진보당 관계자는 "그 젊은이들은 진보당 학생·청년위원회 소속인 동시에 한대련 소속"이라고 했다. 두 조직은 외관상으론 별개의 조직이지만 실제로는 뿌리가 같은 동일 운동권 조직이라는 것이다.

진보당 학생위원회는 시·도별로 광역위원회를 두고 그 산하에 대학별 학생위원회 조직을 두고 있다. 진보당 관계자는 "2003년 출범한 학생위원회에는 2000~3000명의 대학생 당원이 매달 5000원의 당비를 내면서 진성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2002년 대학에 진보 전위조직 결성

대학생들과 진보당 당권파의 결합은 2002년 이후 진보당 전신인 민노당이 대학생 조직을 만들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은 당시 진보정당의 전위 조직을 대학에 만들기위해 학생위원회 준비조직을 만들었고 1년간의 준비 끝에 대학별로 학생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들 중 상당수는 당시 전국단위 학생운동 조직인 한총련 등 운동권 학생들이었다.

그러나 진보당 전위 조직의 본격적 시작은 2005년 한대련의 출범에서 시작된다. 한대련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학생운동 조직'을 표방하며 출범했다. 한대련은 현재 전국 228개 대학 중 22곳, 서울 지역 43개 대학 중 9곳 총학생회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대련은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판결나면서 점차 힘을 잃어가자 한총련 내에서 대안으로 만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 학생위원회 소속으로 보이는 당원들이 의장단 단상 앞으로 몰려나와 “심상정, 유시민 대표는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비당권파에서는 이들 상당수가 한대련 소속의 학생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이석기 CNP와 한대련의 공생관계?

한대련이 진보당 당권파와 밀접한 관련을 맺은 것은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가 경영하는 홍보회사인 CNP전략그룹과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CNP그룹은 당시 민노당의 선거·홍보업무를 도맡다시피 하면서 성장을 했지만 또 다른 성장 축은 대학 동아리축제 및 선거 기획이었다. 특히 총선 등 선거가 없는 해에는 대학 관련 사업이 주된 수입원이었다고 한다.

CNP는 지난 6년간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와 경희대 국제캠퍼스 등 30여개 대학 총학생회와 거래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거래액이 컸던 곳은 외대 용인캠퍼스와 경희대 국제캠퍼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CNP의 법인 사업 목적에 '자판기 운영 및 소매 등'이 적혀 있는데, CNP와 대학 총학생회가 이 사업으로 얽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석기 당선자가 운영하는 CNP전략그룹이 한대련 소속 총학생회의 선거 등을 지휘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김재연 당선자 등 진보당 핵심 인사들이 한대련 등 대학생 조직을 지원해온 것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연 당선자는 트위터를 통해 '반값 등록금' 문제를 이슈화해왔고, 수배·구속 대학생에 대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이런 정황들 때문에 이번 폭행사건의 전면에 나선 대학생들에 대해 '이석기 키즈(kids·아이들)'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새해부터 주택 거래시 부과되는 취득세 세율이 현행 1~3%에서 2~4%로 올라간다. 지난 9월 정부의 부동산 시장 대책으로 시행된 취득세 인하 조치가 12월31일 종료됐지만 그 일부만 연장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여야는 31일 국회에서 1주택자의 9억원 이하 주택만...
박근혜·문재인·안철수, 교육정책 대변화 예고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법적 규제도 만들 방침학력평가, 朴 "초교만 폐지"… 文·安 "모두 폐지" .par:after{display:block; clear:both; content:"";}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고교 무상교육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0월 들어 고착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추석 이전엔 박 후보의 '과거사 발언'과 안 후보의 출마 선언 등으로 지지율이 출렁거렸지만, 점차 지지층이 고정되면서 3자 분할...
대선 민심의 1차 분수령으로 꼽히던 추석이 지나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후보 단일화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에 대해 언급...
조선일보는 28일 대선 후보 정책 평가 교수 모임인 '정책과 리더십 포럼'의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팀과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문과 무소속...
회견 장소 등 물색 나서… 19일쯤 대선 출마 선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르면 19일 국민 보고회 형식의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안 원장은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이후 출마 결심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6일 새누리당의 불출마 종용 의혹을 제기한 것은 앞으로 쏟아질 검증 공세를 사전 봉쇄하고 선제공격을 통해 대선 출마의 명분과 주도권을 잡으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안 원장은 특히 자신에 대한 정치권의 공격...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사실상 대선 참여의 길로 들어선 것을 놓고 민주통합당 내부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겉으론 일제히 "환영한다"고 했지만, 각 대선주자 진영과 당 지도부는 후보 경선 흥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18일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는 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발언 파문이 확산되자 일제히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그동안 이 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계 의원들의 종북(從北)...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단상에 뛰어오르고 당대표의 뒷덜미와 머리채를 낚아채는 등의 폭력사태 전위(前衛)에는 젊은 학생과 청년들이 있었다. 여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의가 열린 경기도 고양 킨텍스 행사장 현장에선, 교복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채 당권파의 단상 점거에 가세한 앳된 얼굴의 남녀 10여명이 목격됐다.10대...
통합진보당이 그동안 당 운영 및 비례대표 부정선거 문제 처리 과정에서 보인 말과 행동은 상당 부분 일반인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민주적 절차보다는 당파의 이익을 우선하는 사고방식과 1980~90년대 운동권 주사파의 용어, 우리 정당에선 보기 힘든 생소한 이름표...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서 속이 타는 듯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휴식없이 2시간반 선 채 질문 받아 12일 국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