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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유행지났다” 부자들 달라진 취향

윤예나 기자 yen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6-07 09:42

명품 핸드백, 고급 자동차 등 각종 사치품을 사들이던 전 세계 부유층의 소비행태가 바뀌고 있다. 고급 스파, 와인 테이스팅처럼 경험적인 소비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부자들이 사치품을 사들이기보다는 ‘경험적인 소비(experiential spending)’에 돈을 더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금융시장이 불안을 겪는 중에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2개국에서 사치품·서비스를 소비하는 데에 사용된 돈은 1조4000억달러(약 1639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전체의 절반이 넘는 55%의 돈은 고급 리조트 여행이나 와인 테이스팅 등 ‘최상위 경험(high-end experiences)’을 쌓는 데에 쓰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사치생활에 쓰인 돈 중 경험적 소비에 쓰인 돈의 비중은 2009~2011년 사이 유럽에서는 6% 증가했고, 미국은 9%, 중국은 26%씩 각각 늘었다. 반면 핸드백이나 명품 장신구 등 개인 사치품을 사들이는 데에 쓴 돈은 같은 기간 유럽에선 4%, 미국에선 6%, 중국에선 22%씩 증가했다. 경험적 소비에 쓰인 돈의 증가 폭이 사치품 소비 증가 폭보다 큰 것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경험적 소비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가장 큰 이유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부자가 되어 은퇴기를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사치 물품을 사들이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탐닉하는 데에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발 빠른 명품 브랜드들은 이런 추세를 읽어내고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루이비통, 마크 제이콥스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LVMH 그룹은 최근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와인 브랜드의 이름을 딴 ‘슈발 블랑(Cheval Blanc)’ 호텔을 늘려가고 있다. 이 호텔은 프랑스의 스키 리조트 타운인 쿠쉬빌에 문을 열었고, 몰디브와 파리, 오만 등에서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다만 중국 소비자는 서양 소비자보다 사치품 소비에 더 치중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소비자가 경험적 소비에 쓰는 돈의 비중은 전체의 40%였고, 유럽은 61%, 미국은 51%씩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부유층이 최근에야 급증해 사치품 소비에 여전히 열광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국에서도 고급 저녁식사나 사치스런 여행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의 부·지위를 내보이기 위해 훌륭한 저녁식사에 사람들을 초대하며 돈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인은 최상위층을 위한 ‘슈퍼 리치(super rich)’ 전용 투어를 통해 몰려다니면서 부동산을 구경하거나 자식을 교육 시킬 사립학교를 구경 다니곤 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 백만장자들은 평균 9명의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며, 85%는 자식들을 해외에서 교육하길 바라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또 설문에 응한 사람의 3분의 1은 이미 해외에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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