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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선 왕따살인 학생에 무기징역·20년刑도”

심현정 기자 hereia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6-21 09:36

이혜진(35)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5년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떠났다. 경북 문경의 한 중학교에서 1~2학년 때 당한 집단 따돌림의 상처가 곪아 우울증에 걸렸고, 자신을 아프게 한 한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졌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그는 돌아왔다. 자기처럼 아픔을 겪는 한국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2010년에는 '얼라이브(ALIVE)'라는 봉사 단체도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학교 폭력 사례와 해결책을 조사·연구하고, 지난해 가을부터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 가해·피해학생, 무기력한 학생 등 110명의 심리 치료를 도와왔다.

그는 "지금도 내가 왜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했는지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당시 중1 땐 반에서, 이듬해에는 전교생 모두에게 소외당했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다고 했다. "뒤에서 쑥덕거리고, 말을 걸어주지 않았어요. 영문도 모른 채 투명인간이 돼 결국 서울로 전학했죠."

학교를 옮겨도 상처는 그대로였다. 자신감을 잃은 이씨는 마음의 문을 닫았다. 부모님께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다. 자살 시도도 했다. 손목도 그어보고, 수면제도 먹어봤다.

이씨는 "11년 만에 돌아온 한국 학교 현실은 내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악화돼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으로 상담하러 찾아온 학생들은 20년 전의 이씨처럼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문제는 학생 말을 무시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죠. '학교 다니기 힘들어요'라는 한마디가 '나는 죽을 것 같아요'인데, '힘들긴 뭐가 힘들어. 누구나 다 겪는 일이야'라는 대답이 나오니까요."

이씨는 "캐나다에서 11년간 살면서 한국은 학교 폭력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혈기 넘치는 30~40명의 학생을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면 싸움이 날 수밖에 없죠. 캐나다는 과목마다 반이 바뀌기 때문에 학교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작아집니다."

그는 1997년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州)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사건을 이야기했다. 백인 학생 6명이 인도 학생 1명을 때려 사망시킨 사건이다. 15~17세 청소년임에도 '2급 살인죄'가 적용돼 1명은 무기징역, 일부는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았다. 이씨는 "한국은 학생 간 잔혹한 폭력이 발생해도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청소년이 살인을 저지르면 10년 이상 소년원 생활을 하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 학부모의 안이한 태도도 학교 폭력을 키우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초등학교까지 부모가 아이를 데려다 주고 데려오면서 담임교사를 하루 두 번 만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즉시 면담을 통해 해결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부모는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내 아이는 그럴 리 없다' '학교 책임이다'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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