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모기지 대출 문 좁혔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모기지 상환 만기 30년에서 25년 축소
주택 재융자 한도 85%에서 80%로 축소
소득에서 채무 한도 44%에서 39%로 축소

캐나다 정부는 21일 모기지 상환 만기(amortization)를 현행 최대 30년에서 25년으로 축소하는 등 일련의 모기지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짐 플래허티(Flaherty) 캐나다 재무장관을 통해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7월 9일부터 신규 모기지에 적용되는 일련의 조치는 가계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발표대로 캐나다 전체 가계 채무는 감소할 수 있지만, 대신 집을 사거나, 대출을 통해 여유 자금을 마련하려는 이들은 제약을 받게 된다.

모기지를 얻는 소비자로서는 만기가 단축되면서 월별 또는 격주간별로 상환할 금액이 늘어나게 된다.

금리 5%에 35만달러를 빌려서 현행 30년을 갚아나갈 때 매월 내야 하는 금액은 약 1868달러이지만 다음 달 9일부터 25년으로 줄면 2036달러가 된다. 월 부담에서 168달러 차이가 난다. 대신 만기를 단축하면 이자비용 6만1765달러를 절감하는 장점은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제어하는 방법으로 경제파급효과가 더 큰 금리를 올리는 대신, 부동산 시장에 여파가 집중되는 모기지 만기 기준을 바꾼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2008년에 모기지 만기를 35년으로 정한 후, 지난해에는 30년으로 다시 축소했다.

주택 재융자(refinance) 한도도 주택 가치의 85%에서 80%로 줄였다. 캐나다인이 주택 재융자를 하는 이유는 집을 팔지 않고도 빚이긴 하지만 여윳돈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여윳돈을 사업자금이나 주택수리, 차량 구매에 활용한다. 

구매 후에 금리가 떨어졌으면 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재융자를 할 때도 있다.  주택 재융자 한도가 줄었다는 의미는 가치가 35만달러인 주택이 있을 때 재융자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29만7500달러(85%)에서 28만달러(80%)로 줄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주택재융자 한도를 줄이면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나 가처분 소득이 많지 않은 이들이 제약을 받게 된다.

정부는 최대 채무 한도율(Maximum Total Dept Service Ratio)도 44%에서 39%로 낮췄다. 한 가계가  부담하는 빚 부담의 총합이 총수입(gross income)의 39%를 넘으면 추가로 빚을 얻을 수 없다는 의미다. 최대 채무 한도율을 계산할 때는 주택 모기지 뿐만 아니라 자동차 할부금과 신용카드 이용잔고 등이 채무에 포함된다.

추가로 정부는 모기지 론 보험(mortgage loan insurance)에 가입하고 구매할 수 있는 주택가격의 한도를 100만달러 미만으로 정했다. 모기지론 가입 대상자는 주택가격의 20% 이하, 주거주용 주택에 최소 5% 다운페이먼트를 할 수있는 이들이다.

캐나다 부동산협회(CREA) 웨인 모엔(Moen) 회장은 “오늘 정부 발표는 정부가 자주 우려를 표시했던 가계채무 수준과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며 “정부에 밝혔듯이 부동산 재판매 시장은 200억달러 규모의 자금회전과 16만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모엔 회장은 “협회가 관측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 전국 주택 시장은 균형장세에 있다”며 “오늘 발표한 조치는 반드시 상세한 관찰이 따라야 하며, 파급효과나 경기 둔화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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