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대용량 탄창, 영화 관람객 수십명 살려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lmhcool@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70명의 사상자를 낸 콜로라도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 도중 범인이 갖고 있던 반자동소총의 대용량 탄창이 '먹통'이 됐던 것으로 22일(현지시각) 알려졌다. 만약 탄창이 제대로 작동을 했다면 최소 수십명의 사상자가 추가로 나왔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CNN 등은 사건 당시 범인인 제임스 홈스(24)가 레밍턴 엽총→AR-15 반자동 소총→40구경 글록 권총 순으로 총기를 바꿔가며 영화관 관람객들을 향해 난사했다고 경찰 수사 내용을 인용해 전했다. 그런데 홈스가 엽총으로 총격한 뒤 AR-15 반자동소총을 발사하려고 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100발이 들어가는 대용량 탄창이 먹통이 돼 총탄이 제대로 장전이 되지 않은 것이다. 홈스는 몇 번 시도하다 계속 발사가 되지 않자 반자동소총을 버리고 권총을 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서 사용하는 M-16소총에서 연발기능을 삭제한 모델인 AR-15 반자동 소총은 홈스가 소유했던 총기 중 가장 살상력이 큰 공격용 총기다. 1분에 50~60발 발사가 가능한 이 소총이 제대로 작동을 했다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용량 탄창을 꽉 채우면 탄창 내 용수철에 부담이 가 먹통이 되기 쉽다"고 했다. 당시 영화관 생존자 조시 놀란은 CNN 인터뷰에서 "만약 그의 소총이 먹통이 되지 않았으면 나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콜로라도 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부상자들을 위로한 뒤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대통령이라기보다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이들을 만났다. 참사로 희생당한 선한 사람들을 기억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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